
11월이 되면 뉴질랜드 거리 곳곳에서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 말끔히 면도하던 남성들이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하는 것이죠.
바로 ‘모벰버(Movember)’ 캠페인 — Moustache + November 의 합성어로,
“수염을 통해 남성 건강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자”는 취지의 세계적 운동입니다.
이 캠페인은 단순한 외형적 이벤트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남성들의 정신 건강, 전립선암·고환암 예방, 그리고 자살 방지라는 진지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괜찮아 보여도, 괜찮지 않을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남성 중 3명 중 1명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경험하지만, 그중 상당수가 “참는다”는 이유로 도움을 구하지 않습니다.
마치 ‘강한 남자’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침묵이, 오히려 마음의 상처를 깊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벰버는 바로 이 점을 바꾸고자 합니다.
콧수염을 기르는 단순한 행동이 대화의 시작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묻습니다.
“왜 수염을 길렀어요?”
그 순간,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남성 정신 건강과 암 예방 캠페인 때문이에요.”
그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나도 이야기해도 괜찮구나’라는 용기를 줍니다.
마음의 근육도 단련이 필요합니다
건강은 단지 근육이나 혈압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의 탄력, 즉 정신적 회복력(Resilience) 또한 우리가 지켜야 할 중요한 건강입니다.
모벰버 캠페인에서는 하루 10분의 대화, 정기 건강검진, 친구나 가족과의 신체 활동을 통해
남성들이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다.”
이 메시지는 뉴질랜드 전역에서 수많은 남성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남성 건강 캠페인의 핵심은 ‘연결’입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사는 사회 속에서 서로를 챙기고 위로하는 문화가 건강의 뿌리가 됩니다.
친구에게 안부를 묻고,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직장에서 동료의 어깨를 두드리며 “요즘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것 —
그 한마디가 우리 공동체를 더 따뜻하게 만듭니다.
11월, 수염보다 아름다운 것은 ‘관심’입니다
모벰버의 진짜 주인공은 수염이 아니라 그 수염 뒤의 마음입니다.
건강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안부를 챙기고, 작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지켜내는 것 — 그것이 11월이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미입니다.
올 11월, 콧수염을 기르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바로 모벰버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참여 방법
Movember 공식 홈페이지 : www.movember.com
개인 또는 팀으로 등록 후 모금 활동, 건강 정보 공유 가능
수염 기르기 외에도 걷기 챌린지(Move for Movember), 대화 캠페인(Host a Mo-ment) 등 다양한 참여 방식 존재
“건강은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키는 것.”
이번 11월, 당신의 작은 관심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