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전 휴가지에서 80대 남성이 ‘등유 냉장고(kerosene fridge)’를 켜던 중 폭발해 사망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한 검시관 보고서가 나왔다.
사건은 지난 2019년 1월 남섬 북부 말버러 사운드의 엔데버 인렛(Endeavour Inlet)에 있는 한 휴가용 주택에서 발생했다.
당시 안작 맥도널드(Anzac MacDonald)가 등유를 연료로 삼는 냉장고를 켜려고 했지만 잘 안 켜졌다.
그러자 그는 연료통에서 등유를 비우고 심지(wick) 길이를 조정했으며 20여 분간 연료통을 식히고 난 뒤 재점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 순간 연료가 폭발하면서 불길이 그를 덮쳤고 가족이 소화기로 불을 껐지만 부상자는 한 시간 뒤 도착한 구조 헬리콥터를 타고 헛(Hutt)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다.
이후 다시 오클랜드의 미들모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55% 이상의 전신 화상으로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다가 같은 해 3월 초에 결국 숨졌다.
등유 냉장고는 통상적으로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외딴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며 심지에 불을 붙여 흡열 반응을 일으켜 냉장고 내부에 냉각 효과를 만드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미 이런 유형의 냉장고는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많았는데, 조사 결과 이번 사고도 연료탱크에 등유와 함께 인화성이 강한 ‘메틸레이트드 스피리츠(methylated spirits)’가 혼입돼 있었고, 둘이 섞이며 인화점이 낮아져 폭발성 증기가 발생한 것으로 판명됐다.
실제로 서호주 농업 관련 저널에서는, 등유 냉장고 폭발이 최근 수년간 많은 가정에 피해를 주었으며 대부분은 적절한 유지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사고는 등유 냉장고에 인증된 등유만 사용하고 그 외 다른 물질을 혼합할 경우 인화점이 저하돼 폭발 위험이 급격히 상승하므로 연료를 혼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심지와 연료탱크, 주변의 기름 누출 여부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사용 전 연료통 주변을 청소하고 만약 연료가 흘렀다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자료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