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 당국은 올여름 뉴질랜드 북부와 동부가 ‘중립(neutral)’ 혹은 ‘라니냐(La Niña)’ 기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런 경우 대체로 강수량이 느는데, 이는 대부분의 사람에겐 탐탁지 않은 소식일지 모르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환자에게는 뜻밖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이번 세기 들어 처음으로 오클랜드 전쟁기념관 옥상에 설치한 장비를 가지고 지난 2023/24 여름, 엘니뇨 기후였던 시기에 대기 중 꽃가루 측정을 매일 했다.
이 자료를 1988/89년의 강한 라니냐 현상을 보였던 여름과 또한 라니냐도 중립도 아니었던 또 다른 여름 등 거의 40여 년 전이었던 2차례의 여름과 비교했다.
그 결과 라니냐 시기인 1988/89년 여름의 꽃가루 시즌은 약 41일로 다른 해보다 훨씬 짧았고 덜 강력했던 데 비해 엘니뇨 상태였던 2023/24년 여름은 시즌이 약 77일이나 됐다.
연구자들은 이 차이를, 라니냐 시기에는 강수량 증가하면서 잔디가 자라기는 하지만 꽃가루를 배출하거나 주변으로 퍼져나가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라니냐 시기에는 잦은 비가 대기를 떠도는 꽃가루를 씻어내고 건조하고 바람 부는 날도 상대적으로 적어 꽃가루 분출이 억제된다.
이 같은 흐름을 토대로 보면, 올여름 북부와 동부 지역에 비가 많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후 예보는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인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지구 기후변화로 뉴질랜드, 특히 오클랜드 지역이 앞으로 더 덥고 건조한 봄과 여름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미래의 상황이다.
더욱이 건조한 조건은 잔디가 자라기 쉽고 건조하고 바람 부는 날이 더 많아지면 꽃가루 배출과 확산이 활발해질 수 있어 기후변화로 건조화가 진행되면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