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첫 주택 구입자(first-home buyers)들은 전국 평균 가계소득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독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은 여전히 큰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뉴질랜드 준비은행(Reserve Bank)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첫 주택 구입자의 평균 총소득은 14만4,47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가계소득(13만5,079달러)보다 높은 수치다.
전체 첫 주택 대출 중 약 40%는 소득 대비 부채 비율(DTI)이 4~5배에 해당하는 차주에게 제공됐다.
부동산 경제 분석기관 코탈리티(Cotalit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켈빈 데이비슨(Kelvin Davidson)은 “이 수치는 주택 구입의 절대적 소득 기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높은 소득층이 주로 첫 주택을 구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 하위 절반에 속하는 이들이 은행 대출 기준을 충족하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출 중개업체 론마켓(Loan Market)의 카렌 태터슨(Karen Tatterson) 역시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첫 주택 구입자들은 평균 이상의 소득자들”이라며 “대부분 외부 부채가 거의 없거나 2만 달러 이하이며, 학생대출을 제외하면 재정적으로 매우 절제된 상태에서 대출 심사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론마켓 중개인 브루스 패튼(Bruce Patten)은 “특히 오클랜드 지역은 주택 가격이 높아 소득 부담이 가장 큰 곳이지만, 최근 금리 하락과 주택 가격 안정으로 인해 구입 여건은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소득 대비 부채비율(DTI) 규제가 여전히 구매자들의 대출 접근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링크 어드바이저리(Link Advisory)의 글렌 맥레오드(Glen McLeod)는 키위세이버(KiwiSaver)가 첫 주택 구입자들의 자금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카잉가 오라(Kainga Ora) 첫 주택 대출 제도는 연소득 합산 15만 달러 이하 부부가 85만 달러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으며, 단기 부채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부모의 지원으로 더 큰 초기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도 많으며, 이는 대출금 규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아파트나 오클랜드 외곽 지역 주택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수요자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수석 예측가 개러스 키어넌(Gareth Kiernan)은 “첫 주택 구입자는 대체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중견 근로자들이 많아 소득 수준이 평균보다 높다”며 “이는 저축 능력과 대출 상환 여력을 동시에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990년대에는 주택 가격 대비 소득 비율이 낮아 더 넓은 계층이 내 집 마련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20%의 초기 계약금 마련 자체가 큰 장벽”이라며 “다만 당시에는 금리가 훨씬 높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대출 상환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앞서 RNZ 분석에 따르면, 두 명의 성인과 두 명의 자녀, 차량 두 대를 보유한 가정이 37만5천 달러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소득 7만8,500달러가 필요하며, 100만 달러 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연소득 16만5,500달러가 필요하다고 추산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첫 주택 구입자들이 평균 이상의 소득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택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결국, 금리 안정과 정부의 주택 금융 지원이 병행되어야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 꿈이 현실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