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그동안 명확한 독립 범죄로 규정되지 않았던 ‘스토킹(stalking)’이 이번 주부터 공식적인 형사 범죄로 처벌된다.
New Zealand Parliament 를 통과한 ‘Crimes Legislation (Stalking and Harassment) Amendment Bill’이 화요일부터 시행되면서, 반복적 감시·추적·온라인 괴롭힘 등을 포함한 스토킹 행위가 최대 징역 5년형까지 가능한 범죄로 규정된다.
이번 법 개정은 수년간 이어진 피해자 단체와 여성 보호 단체들의 요구 끝에 이뤄졌다.
특히 2022년 스토커에게 살해당한 21세 법대생 Farzana Yaqubi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야쿠비는 여러 차례 경찰에 스토킹 피해를 신고했지만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했고, 이후 독립경찰감독기구(IPCA)는 경찰 대응에 여러 실패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 피해자 자문관 루스 머니(Ruth Money)는 RNZ에 “이번 법은 오랫동안 보호받지 못했던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행동이 스토킹으로 처벌되나?
새 법은 단순한 1회 행동이 아니라 “반복적 패턴”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2년 안에 최소 두 차례 이상 상대방에게 공포나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반복하면 스토킹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
법에 포함된 대표적 행위는 다음과 같다.
·특정인을 반복적으로 따라다니거나 감시하는 행위
·집·직장 주변 배회
·위치추적·촬영·녹음
·지속적 연락이나 메시지 전송
·SNS를 통한 괴롭힘
·개인정보 공개(doxing)
·반려동물이나 재산 훼손
·인간관계·직업·평판 훼손 시도
·타인을 이용한 간접 괴롭힘
특히 이번 법은 디지털 스토킹까지 폭넓게 포함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법안에는 드론, 스파이웨어, 위치추적 앱,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감시 및 괴롭힘도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온라인 스토킹”을 명확히 인정한 점을 꼽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반복 괴롭힘, 개인정보 유출, 가짜 계정 사칭 등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스 머니 자문관은 “기술 플랫폼 기업들 역시 더 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현재 SNS 기업들은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사후 조치보다 사전 예방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 법은 단순 처벌뿐 아니라 다른 법률에도 영향을 준다.
스토킹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향후 10년 동안 총기 면허를 가질 수 없게 된다.
또한 스토킹은 이제 Family Violence Act 상 ‘심리적 폭력(psychological violence)’ 범주에도 포함된다.
법원은 접근금지 명령(restraining order)과 추가 보호조치도 보다 쉽게 내릴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이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실제 효과는 경찰·법원·지원기관의 운영 방식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Aotearoa Free From Stalking 의 레오니 모리스(Leonie Morris)는 “법 자체는 진전이지만 피해자 지원 서비스 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센터와 성폭력 예방 지원 예산 축소 속에서 피해자 보호 시스템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임상심리학자 앨런 언더우드(Alan Underwood)는 “여성 5명 중 1명, 남성 10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 연인(ex-partner)에 의한 집착형 스토킹이 가장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번 법 시행과 함께 뉴질랜드 사회에서는 스토킹에 대한 인식 변화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스토킹 행동이 “집착”, “짝사랑”, “관심 표현” 정도로 가볍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명확한 범죄 행위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루스 머니 자문관은 “가장 이상적인 사회는 법이 필요 없는 사회”라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이상 행동을 그냥 넘기지 않고 제지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 시행이 단순한 처벌 강화에 그치지 않고, 뉴질랜드 사회가 ‘관계 속 폭력’과 디지털 괴롭힘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Source: 1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