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약 4분의 1의 임대주택 세입자가 소득의 30% 이상을 집세로 내고 있으며, 정부가 사회주택(소셜 하우징)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을 25%에서 30%로 올리면서 이 기준이 과연 ‘공평한 기준’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통계청(Stats NZ)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인구조사 기준, 임대주택 세입자 중 26.5%가 소득의 30% 이상을 집세로 지출하고 있다. 이는 2018년(26.0%)보다, 그리고 2013년(24.2%)보다 증가한 수치다. 이 중 18.3%는 40% 이상, 12.8%는 50% 이상을 임대료에 쓰고 있다.
정부는 11만 1,000명의 저소득 임대 세입자에게 제공하는 ‘주거 보조금(Accommodation Supplement)’을 평균 주당 15달러 늘리기로 했다. 반면, 8만 4,000명의 사회주택 세입자에게는 지불해야 하는 소득 비율을 기존 25%에서 30%로 올려주면서, 주당 약 30달러 정도 더 내게 되는 구조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의 30%를 주거비 지출 기준으로 보는 것은 ‘대략적인 기준’일 뿐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주요 경제학자 닉 브런스돈(Nick Brunsdon)은 30%는 과거 주거비 부담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는 ‘기준선’ 역할만 할 뿐,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특히 저소득 가구에게는 30% 기준이 현실적으로 매우 빡빡하다. 예를 들어 주택보조금(Jobseeker Support)을 받는 홀부모 가정(주당 521달러 소득)이 30%를 주거비로 쓴다면 약 주당 156달러가 나가고, 나머지 365달러로 식비, 교통비, 의료비, 공과금 등 모든 생활비를 감당해야 한다. 사회주택 대신 민간 임대를 쓰는 경우엔 보조금이 최대 주당 235달러까지 가능하지만, 집세 자체가 더 높고 소득과 연동되지 않아 부담은 여전히 커진다.
반대로 중·고소득 가구에게는 30%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다. 두 명 모두 정규직으로 일하는 부부(2025년 기준 8만 1,900달러, 주당 약 2,400달러 순소득) 기준으로 보면 30%는 주당 약 734달러로,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나 월세로 집 전체를 살 수 있는 수준이고, 나머지 1,712달러로 생활을 감당하기에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자산교육단체 Fincap도 2024년 재무 상담을 받은 사람들 중 임대료 비중이 중앙값으로 36.68%에 달해, 2023년(35.8%)보다 이미 상승한 상태라고 밝혔다. Fincap 대변인 제이크 릴리(Jake Lilley)는 집세가 조금만 올라도 다른 지출에서 트레이드오프가 불가피하며, 현재 복지 수준만으로도 생활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정 고민을 줄이기 위해 재무 상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연간 3,050만 달러 규모의 재정 상담 지원 예산을 늘리고, 정부가 550만 달러 이상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플리시티(Simplicity) 소속 경제학자 샴빌 이큐브(Shamubeel Eaqub)는 저소득층은 남은 소득이 주거비와 공과금 등 필수 비용으로 훨씬 더 많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30%가 ‘합리적’인지 여부는 실제 얼마의 소득을 받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지금 25% 수준에서도 과연 이들이 충분히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지가 핵심 기준”이라고 말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