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 규칙이 10월 1일부터 변경된다. 이번 개정에는 차량이 자전거 등을 추월할 때 지켜야 하는 안전거리와 어린이의 보도 자전거 이용,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이용,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대한 양보 의무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포함됐다.
크리스 비숍 교통부 장관은 올해 초 변경안을 발표하면서 이번 개정에 대해 “더 안전한 도로를 만들고 규칙을 명확하게 하며, 일상적인 이동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변경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약 6,000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추월할 때 최소 1.5m 거리 확보해야
가장 눈에 띄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차량의 추월 안전거리다.
앞으로 운전자는 같은 차로에서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자전거 이용자, 보행자, 말을 탄 사람 등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는 도로 이용자를 추월할 때 최소 1.5m의 간격을 확보해야 한다.
교통청(NZTA)은 안전하게 추월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속도를 줄여 뒤에서 기다린 뒤 안전이 확보됐을 때 추월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특히 차량이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바람으로 자전거 이용자 등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숍 장관은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추월거리를 적용하는 대신 최소 1.5m라는 하나의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운전자에게는 규칙을 더 명확하게 하고 다른 도로 이용자의 안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세 이하 어린이, 보도에서 자전거 탈 수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가족에게도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도(footpath)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으며, 함께 이동하는 부모나 보호자도 어린이와 함께 보도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다.
당초 정부안은 12세 이하 어린이에게만 보도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의견수렴 과정에서 어린이는 보도로 다닐 수 있지만 함께 자전거를 타는 부모나 보호자는 차도로 가야 한다면 실질적인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모와 보호자도 어린이와 나란히 보도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변경했다.
비숍 장관은 어린이가 자전거를 배우는 동안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상식적인 조치라며, 어린 자전거 이용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보도를 이용하는 다른 사람들의 안전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견수렴 과정에서는 보행자,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동킥보드, 자전거도로 이용 가능
전동킥보드(e-scooter)도 10월 1일부터 자전거도로(cycle lane)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전동킥보드는 보도와 일반 도로에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변경은 법적으로 자동차(motor vehicle)로 분류되지 않는 전동킥보드에만 적용된다. 전동킥보드의 사양 등에 따라 법적 분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는 자신의 기기가 해당 기준에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차량 양보 의무
버스가 정류장에서 출발할 때 다른 차량이 언제 양보해야 하는지도 명확해진다.
제한속도가 시속 60km 이하인 도로에서는 버스가 정류장이나 도로 가장자리에서 출발하거나 버스전용차로에서 일반 차로로 진입할 경우 다른 운전자가 버스에 양보해야 한다.
단, 버스 운전자는 차로로 진입하기 전에 최소 3초 동안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이는 다른 운전자에게 충분한 대응 시간을 주는 동시에 버스 운전자도 주변이 안전한지 확인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버스가 정류장에서 출발할 때 다른 차량이 반드시 양보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번 개정으로 기준이 구체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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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가장자리 주차 벌금 강화안은 철회
정부가 검토했던 모든 변경안이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당초 지방자치단체가 도로 옆 잔디 가장자리(berm)에 주차한 차량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최종적으로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비숍 장관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이 방안에 대해 강한 의견이 제기됐다며, 검토 결과 지방정부의 단속 권한을 확대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도로교통 규칙 변경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반적인 육상교통 규정 개혁의 일부다. 정부는 이와 함께 가까운 시일 내 디지털 운전면허증(digital driver licence)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10월 1일부터 달라지는 4가지 핵심 규칙
① 추월 안전거리:
자전거·보행자·승마자 등 자동차가 아닌 도로 이용자를 추월할 때 최소 1.5m 간격 확보
② 어린이 자전거: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도에서 자전거 이용 가능, 동행하는 부모·보호자도 함께 보도 이용 가능
③ 전동킥보드:
법적으로 자동차로 분류되지 않는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이용 허용
④ 버스 우선:
제한속도 60km/h 이하 도로에서 정류장 등을 출발하는 버스가 최소 3초간 방향지시등을 켠 경우 다른 차량은 양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