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도 적용되는 ‘금수저’ ‘흙수저’

뉴질랜드에도 적용되는 ‘금수저’ ‘흙수저’

0 개 10,340 JJW

부모의 직업이나 소득이 자녀의 학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천에서 용 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이른바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이 평등주의를 앞세우는 뉴질랜드에서도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db4195cfa470f4ba85b98e3f3c04134e_1548822193_3255.jpg
 

선진국 가운데서도 높은 뉴질랜드 교육격차

 

뉴질랜드 교육 체제가 사회를 평등하게 만드는 기능을 상실하고 학생들의 태어난 환경에 따라 가난과 부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8 OECD 교육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 뉴질랜드 사회ㆍ경제적 지위 지표상 하위 25% 학생 그룹 성적이 상위 25% 학생 그룹보다 101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평균 88점에 비해 높은 결과로 부모의 사회ㆍ경제적 지위에 따른 학생들의 학업 격차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에 대한 소속감도 가난한 학생들은 2003년 조사의 81%에서 2015년 66%로 떨어지면서 부유한 학생들에 비해 13%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35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격차이다.

 

또 12개국의 1985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가정에 100권 이상의 서적이 있는 그룹과 100권 미만의 서적이 있는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대상자들이 10세였던 1995년 조사에서 뉴질랜드가 두 그룹간의 수학 성적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였고 25-29세였을 때의 조사에서는 네 번째로 높은 격차를 나타냈다.

 

OECD 보고서는 모든 국가들은 올바른 교육 정책과 실천으로 사회ㆍ경제적 지위가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학생 개인에 필요한 맞춤식 교육과 가난한 학생들에 대한 교육 자원 추가 지원, 가난한 가정 부모들과의 상담 개선, 성적에 따른 우열반 폐지 등을 주문했다.

 

학년 올라갈수록 빈부간 학업격차 심화

 

한때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국가를 자부했던 뉴질랜드는 이제 태어난 집안의 사회ㆍ경제적 지위를 거의 극복하기 어려운 불평등한 OECD 회원국 8위로 전락했다. 

 

뉴질랜드 헤럴드지가 최근 교육부의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가난한 지역과 부유한 지역 학생들간의 학업성취가 학년이 높을수록 벌어지고 대학 진학률도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부유한 지역인 데실(Decile) 10 고교 학생들과 반대인 데실 1 고교 학생들간의 NCEA 합격률이 12학년의 NCEA 레벨2에서는 7%포인트 격차를 보이고 13학년의 레벨3에서는 18%포인트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한의 학점인 UE(University Entrance) 획득은 44%포인트로 벌어졌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높은 소득으로 연결되는 대학 인기학과의 2학년 학생수에서 볼 수 있다.

 

지난 5년간 6개 대학 법학과, 의학과, 엔지니어링학과 등의 약 1만6,000명 대학생들 가운데 60%가 상위 3개 데실 고교 출신이고 하위 3개 데실 고교 출신은 6%에 불과했다.

 

가장 가난한 지역인 데실 1 고교 졸업생들은 단 1%에 그쳤다.

 

오클랜드 대학 의학과 2학년 진급생 1,160명 가운데 데실 1 고교 졸업생은 12명 밖에 없었고 캔터베리 대학의 엔지니어링학과의 경우 지난 5년간 2,000명의 입학생 가운데 데실 1 고교 출신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오클랜드 대학 사회학과 알란 프랑스(Alan France) 교수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교육이 뉴질랜드에서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모든 것이 돈과 계층, 부유층의 특권과 관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교수는 뉴질랜드는 이러한 불평등 문제를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제 위험한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기회 없는 뉴질랜드 교육

 

대학들은 가난한 지역 출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학점을 따지 못하기 때문이고 특히 낮은 데실의 고교들은 학생들이 마지막 학년인 13학년까지 진급하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 입학 장학금도 높은 데실 고교가 낮은 데실 고교에 비해 4배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례로 지난 2017년 데실 10의 엡솜 걸스 그래머(Epsom Girls Grammar)는 오클랜드 대학으로부터 22만5,000달러의 장학금을 받았지만 데실 1의 망게레 컬리지(Mangere College)는 2만달러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아오리어 컬리지(Aorere College)의 메리 케리간(Mary Kerrigan) 진로상담사는 “대학 입학 장학금 선정은 학생들의 과외활동에 크게 좌우되는데 낮은 데실 학교 학생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파트타임 일 등으로 인한 시간 부족으로 많은 과외활동을 할 수 없어 불리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부유한 학생들은 입학 장학금을 받지 않아도 대학 진학에 지장이 없지만 특히 가족 중에 대학 졸업자가 없는 가난한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 장학금 무혜택은 종종 대학 진학의 꿈을 좌절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난 2016년 오타고 대학 의학과를 졸업한 애슐리 인슬리(Ashley Insley)는 오타고 대학이 마오리 학생에 주는 새로운 장학금 제도에 운좋게 선정돼 대학을 마친 드문 경우이다.

 

인슬리의 고향인 이스트 코스트(East Coast)의 작은 마을 테 카하(Te Kaha)에서는 아무도 대학에 다닐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도 14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카페에서 일하다가 다시 학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테 카하같은 작은 마을에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매우 어렵다”며“사람들은 대부분 학교를 중퇴하고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가족을 돕기 위해 일을 하고 대학 진학을 위한 동기부여나 교육이 없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배제되는 전형적인 실례는 최고 학군의 높은 부동산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오클랜드 그래머(Auckland Grammar) 학군의 높은 집값과 렌트비는 가난한 가정으로서는 언감생심이다.

 

대학 무상교육 오히려 공평성 저해 

 

뉴질랜드 8개 종합대학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유니버시티 뉴질랜드(Universities New Zealand)’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생 160만달러의 소득을 더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버시티 뉴질랜드’의 크리스 휄란(Chris Whelan) 회장은 작년 대학 신입생부터 실시되고 있는 대학 1학년 무료 등록금 정책이 자원을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정부의 대학 무상교육은 국민에게 보다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지만 부모의 소득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학생수당과 달리 집안이 가난하든, 부유하든 똑 같은 혜택을 주고 있어 불공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작년 혜택을 받은 대학 또는 폴리테크닉 학생들의 71%와 산업훈련기관의 79%가 백인 학생들로 조사돼 마오리 및 파시피카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려는 정부 당국의 목표를 무색케 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교육장관은 “대학 무상 교육은 고교 졸업후 교육에 대한 대중의 태도 변화에 관한 것이다”며 “사회ㆍ경제적 지위와 학업성취 간의 관계에 대해 할 일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대학들에도 이에 대해 해결해 나가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산세 폭탄 … 평균 15% 인상 전망

댓글 0 | 조회 3,901 | 9일전
물가 급등의 긴 그림자가 재산세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이미 10% 가까운 평균 인상률을 보였던 재산세가 지방 카운슬들의 각종 사업 비용이 상승하면서 올… 더보기

이슈로 다시 등장한 ‘갱단 단속법 개정안’

댓글 0 | 조회 1,972 | 2024.04.09
국민당 주도 새 연립정부가 지난해 10월 총선 캠페인에서 공약하고 실제로 집권 후 마련한 ‘100일 계획’ 중 하나로 발표했던 새로운 갱단 관련 법률안에 대한 주… 더보기

깜짝! 50달러 지폐가 왜 나무둥치 밑에…

댓글 0 | 조회 4,794 | 2024.03.27
평범한 두 명의 뉴질랜드 시민이 50달러 지폐를 우리 주변의 은밀한 장소에 숨긴 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올려 다른 사람이 찾아가도록 하는 ‘… 더보기

갑자기 불어닥친 언론 한파

댓글 0 | 조회 2,411 | 2024.03.26
오는 7월부터 텔레비전 채널 3에서 모든 뉴스 프로그램이 사라진다. 또 채널 1에서도 5월 중순부터 저녁 6시 뉴스 이외의 모든 뉴스 프로그램과 대표적인 시사 프… 더보기

가는 뉴질랜드인, 오는 외국인

댓글 0 | 조회 5,239 | 2024.03.13
작년 뉴질랜드 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출이 사상 최고를 보인 반면에 비시민권자의 이민 순유입도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루었다.또한 인구의 자연 증가율이 194… 더보기

철로, 말발굽에서 튄 불꽃이…

댓글 0 | 조회 1,641 | 2024.03.13
여름이 지나고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산불을 비롯해 야외에서 일어난 화재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 2월 중순 크라이스트처치의 ‘포트 힐스(… 더보기

‘오커스’ 합류가 뉴질랜드의 최선 이익인가?

댓글 0 | 조회 3,006 | 2024.02.28
국민당 주도 3당 연립정부 출범 이후 호주, 영국, 미국의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Australia-United Kingdom-United States)… 더보기

“2월 14일만 되면…” 고난 겪는 ‘Captain Cook’

댓글 0 | 조회 1,521 | 2024.02.27
매년 2월 14일이 되면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비롯한 갖가지 상품을 내걸고 연인들을 유혹한다.하지만 이날이면 수난을 당하는 역사… 더보기

빚의 덫에 빠진 사람들

댓글 0 | 조회 4,962 | 2024.02.14
뉴질랜드 인구의 약 10%인 56만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개발부, 법무부, IRD 등 정부기관에 오랜 기간 갚지 않은 빚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더보기

강진과 자연재해 “더 세고 더 자주 온다”

댓글 0 | 조회 2,179 | 2024.02.14
2월 초 뉴질랜드 언론들은, 중앙 정부가 앞으로 더욱 빈발할 기상 재해와 함께 그리 멀지 않은 미래, 당장 내일일 수도 있는 때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 더보기

새학기 “학부모 허리 휘게 하는 교복”

댓글 0 | 조회 3,455 | 2024.01.31
​최근 새 학년도 출발을 앞두고 뉴질랜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복 마련에 허리가 휘고 있다는 기사가 여러 차례 국내 언론에 실렸다.실제로 팬데믹을 거치며 엄청난 … 더보기

2024년 주택시장 예측

댓글 0 | 조회 5,257 | 2024.01.30
올해 주택시장이 거의 2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민 증가로 주택수요가 늘고 금리는 궁극적으로 하락해 주택시장에 활기를 … 더보기

땜방식 비자 정책에 설 곳 잃은 이민자들

댓글 0 | 조회 4,356 | 2024.01.17
이민 당국의 비자 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뉴질랜드에 정착하려는 많은 이민자들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등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민 관련 단체들은 이… 더보기

10만 년 이래 가장 더웠던 지구, 뉴질랜드는?

댓글 0 | 조회 3,880 | 2024.01.16
지구가 그야말로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본격적으로 여름을 보내는 중인 뉴질랜드 역시 무더위가 몰려온 데다가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져 전국 곳곳에서 화재가 빈발해 소방…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3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2,254 | 2023.12.23
■ 아던 총리 전격 사임1월 19일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가 네이피어에서 열린 노동당 연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 4년을 위한 … 더보기

예산 폭등, 발목 잡힌 쿡 해협 페리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2,614 | 2023.12.22
새로 집권한 국민당 주도 연립 정부가 남북섬을 잇는 ‘인터아일랜더 페리(Interislander ferry)’에 신형 선박을 투입하고 그에 맞춰 항만 시설도 개발… 더보기

뉴질랜드 선거제도는 뉴질랜드제일당을 위한 것인가?

댓글 0 | 조회 2,698 | 2023.12.13
총선이 10월 14일 치러졌고 국민당이 최다 의석을 차지해 1당에 올라섰지만 한 달이 휠씬 지나도록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서 외교와 국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유는… 더보기

NZ 인구 30년 만에 최대 증가 “내가 사는 지역은?”

댓글 0 | 조회 3,515 | 2023.12.12
뉴질랜드로 들어온 ‘순이민자(net migration)’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구가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는 통계가 지난달 하순에 나왔다.통계국… 더보기

집값 하락세 끝났다

댓글 0 | 조회 6,910 | 2023.11.29
지난 18개월 동안 이어진 주택가격 하락 추세가 마침내 끝난 것으로 분석됐다. 모든 주택시장 관련 보고서들이 그렇게 말해 준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집값이 평균 1… 더보기

샌드위치 하나가 3,700달러?

댓글 0 | 조회 3,736 | 2023.11.28
많은 사람이 국내외 여행에 나서는 연말 휴가 시즌을 앞두고 호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검역 규정을 깜빡해 큰 낭패를 본 안타까운 사연이 지난주 국내 언론에 널리 소… 더보기

호주 경찰 “키위 경찰관을 붙잡아라”

댓글 0 | 조회 3,787 | 2023.11.15
뉴질랜드인이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떠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코비드-19 사태가 엔데믹으로 본격 전환되고 경기도 풀리자 태즈먼해를 건너가는 젊… 더보기

뉴질랜드 경제 연착륙하나?

댓글 0 | 조회 3,790 | 2023.11.14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경제 전망에 대해 경제 관련 기관들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기가 급속도로 침체… 더보기

무섭게 오른 뉴질랜드 생활비

댓글 0 | 조회 8,608 | 2023.10.25
지난 14일 실시된 총선에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생활비 위기였다.팬데믹을 거치면서 시작된 물가 고공 행진은 좀처럼 둔화하지 않고 있다.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더보기

국민당 승리, 새 총리로 떠오른 ‘크리스토퍼 럭슨’은 누구?

댓글 0 | 조회 4,653 | 2023.10.24
갖가지 공약이 난무하면서 치열하게 전개됐던 ‘2023년 뉴질랜드 국회의원 선거’가 국민당의 압승과 함께 노동당의 몰락을 부르면서 끝났다.지난 6년간 야당이었던 국… 더보기

2023 총선의 쟁점은?

댓글 0 | 조회 3,403 | 2023.10.11
올해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며칠 후면 앞으로3년 동안 뉴질랜드를 이끌 정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지난 6년 동안 집권한 노동당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