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새로운 인생 숙제, 운전면허시험

서현 0 2,672 2016.11.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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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내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뉴스 중 하나가 운전면허 따는 게 종전보다 많이 어려워졌다는 내용들이다. 당연히 시험 합격률 역시 몇 년 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는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험 탈락자들과 감독관(testing officer)들 사이의 다툼 역시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제한면허 승급을 두고 청소년 운전자들과 감독관들 사이에 갈등이 많은데, 이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제한/완전면허 시험 규정이 한층 엄격해진 데다가 2014년 말에는 학습/제한면허 소지자들이 상위 면허로 승격해야 하는 기간에 제한을 두는 법률까지 도입된 후 더 많아진 상황이다. 

 

<때로는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지난 11월 초에 운전면허시험을 주관하는 NZTA(NZ Transport Agency)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최근 일년 동안 면허시험 탈락자들이 감독관을 상대로 욕설과 거친 행동을 했던 사례는 모두 3건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신체적 위해가 가해진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그러나 주변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실제 현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양자간의 갈등 사례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던 경우도 꽤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NZTA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감독관들이 자체적으로 밝혔던 사례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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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응시자 차별 주장한 학습면허자)

 

이 사건은 작년 연말 성탄절을 맞이하기 4일 전 남섬 캔터베리 지방의 도시인 티마루(Timaru)의 처치(Church) 스트리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당시 감독관이 점심 휴식시간을 갖고자 사무실을 나서려던 순간에 시작됐다. 

 

그 직전에 치러졌던 제한면허 시험에서 탈락했던 한 젊은 남성이 사무실 밖 거리에 동행인과 함께 서있다가 자신을 탈락시킨 감독관을 보는 순간 큰 소리로 욕을 해대면서 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 같은 말로 미루어 볼 때 당시 감독관은 유럽계가 아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데, 문제를 제기한 응시자는 계속해서 감독관이 자폐증을 가진 사람(autistic people)과 마오리,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도(Irish Catholics)들만을 골라내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속 저속한 용어를 써가면서, 감독관의 이름을 알고 있으며 그가 어디 사는지 찾아내고 말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이어가다 길을 건너가 자기 차에 올라탄 후 사라졌는데, 당시 그가 행한 단독운전 행위는 그 자체가 학습면허의 규정 위반이었다. 

 

사건을 보고한 담당 감독관은, 그가 정상적으로 운전을 할 수 없는 자폐증 환자였으며 망상을 가진 데다가 비합리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여 핸들을 잡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지적하고, 그를 동정할 수 없으며 다시는 그의 시험을 감독하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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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 감독관 얼굴에 주먹을 날리겠다던 젊은 여성)

 

금년 6월에 북섬 북부의 카이타이아(Kaitaia)에서 발생했던 감독관에 대한 협박 사건 역시 당시 학습면허를 제한면허로 바꾸려다 시험에 탈락했던 한 젊은 여성이 일으킨 경우이다. 

 

당시 담당 감독관에 따르면 그녀는 운전시험을 보던 당시 교차로에서 속도를 줄이라는 감독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는데, 결국 그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감독관이 시험에서 탈락시키자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시험에 떨어진 뒤 두 시간 가량 지난 후에 아예 엄마까지 동행하고 다시 사무실에 나타난 여성은 감독관에게, 얼굴에 주먹을 날리겠다는 폭언을 두 차례나 퍼부었는데 이를 실제 행동으로까지 옮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례 3: 차로 위협받은 시험관) 

 

한편 작년 7월에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시험에서 자신을 탈락시켰던 감독관을 길거리에서 마주치자 차로 칠 듯이 위협했던 남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 이 남성은 담당 감독관을 보자 손가락 욕과 함께 상스러운 소리를 해대면서 마치 차로 칠 듯이 달려들다가 시험관이 움직이지 않자 핸드 브레이크를 이용해 차를 반전시켰다. 

 

그는 이후 주차장을 떠나기 전 흔히 폭주족들이 하는 이른바 ‘번아웃(burnout)’을 한 후 사라졌는데,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제반 상황으로 미루어 보아 이 역시 학습면허나 제한면허를 가진 폭주족 중 하나가 시험에 떨어지자 불만을 표출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이 같은 사례를 전한 NZTA의 한 관계자는, 작년 7월부터 금년 6월까지 연간 24만 4천여 명이 제한/완전면허 시험에 응시한 것에 비해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적은 숫자일 뿐이라면서 특히 실제로 발생한 신체적인 위협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면허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또 떨어진 이들은 실망하는 게 사람들이 갖는 자연스러운 감정들이라면서, 이런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 오히려 감사하며 최근 완전면허 합격률이 70%에 이를 정도로 대부분의 응시자들은 시험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면허시험에 떨어지거나 붙는 데에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비법은 결국 ‘연습과 준비(practice and preparation)’라는 아주 단순하기 그지없는 내용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운전면허 제도 강화가 부른 현상>

 

이처럼 면허시험을 치르는 일선 현장에서 응시자와 감독관들 사이에 갈등이 빈번히 발생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원인은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지난 2012년 2월과 2014년 12월에 각각 바뀐 면허시험과 면허승격 제도 때문이다. 

 

그 중 2012년 2월에 개정된 면허시험 강화는 당시 한창 사회문제로 크게 비화됐던 청소년 운전자들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으며, 특히 제한면허 시험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둬 최소한 120시간 정도의 운전연수를 받아야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측정 수준을 강화했다. 

 

이처럼 시험 제도가 크게 강화되자 그 전해까지 80%대를 상회하던 제한면허시험 합격률이 40%대로 곤두박질쳤는데, 문제는 시험 통과가 어렵게 되자 아예 상위 면허로 승격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난 데다가 이들이 도로에서 각종 면허규정을 어길 뿐만 아니라 많은 교통사고까지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당시 자료를 보면 2011년 한 해 동안 학습면허 소지자가 완전면허 소지자를 옆에 태우지 않고 차를 몰다 적발된 경우가 58,853건에 달했으며, 초보면허 표시판을 미부착한 경우도 연간 25,934건이 적발됐다. 

 

여기에 제한면허 소지자가 무자격 탑승객을 차에 태운 경우도 29,791건이 발생했고 금지된 야간운전을 하다 적발된 제한면허 소지자 역시 10,335건에 달해 이들 규정 위반자들에게는 면허제도의 등급 자체가 의미가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 위반자들 중 학습면허 규정을 위반했던 이들 중에서는 75%가 면허 취득 후 2년 이상 경과한 사람들이었으며, 제한면허의 경우에도 위반자의 40% 가량이 면허 취득 후 3년이 넘은 이들이었다는 점이다. 

 

애초에 뉴질랜드 당국이 운전 능력 수준에 따라 3단계 면허등급 제도를 만들었을 때의 취지는, 학습면허를 취득한 뒤 2년 정도의 실제 운전 경력을 바탕으로 제한면허를 획득하고 이후 3년 정도 지난 후에 완전면허를 갖는 것을 이상적인 모델로 해서 만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실제 일선 교통현장에서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지자 교통부는 2014년 12월을 기해, 상위 단계 면허 취득에 필요한 최소기간만 규정되어 있을 뿐 학습/제한면허에 머물 수 있는 최대 기간에 대한 제한이 아예 없었던 제도 자체를 바꾸게 됐다. 

 

개정된 규정에서는 이를 각각 5년씩으로 제한하고 만약 기간 내에 상위면허를 취득하지 못할 시에는 다시 이론시험을 보고 해당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강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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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초 면허를 받았던 청소년 운전자들> 

 

두 건의 제도 개정 이후 특히 생애 최초로 운전면허를 획득했던 청소년 운전자들은 점차 나이가 들면서 상위 면허시험을 치러야 하는 경우가 늘어났으며, 특히 전보다 한결 어려워진 제한면허 취득이 이들에게는 인생의 새로운 숙제거리 중 하나로 등장하게 됐다. 

 

지난 2014년에는 오클랜드에서는 연간 제한면허 시험이 모두 37,949건이 실시됐는데 합격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49%로 이는 결국 2만 여명 정도가 시험에 고배를 마셨음을 보여주는데, 당시 전국적으로는 102,321건이 실시돼 합격률 55%였으며 69%의 오타고/사우스랜드가 가장 합격률이 높았다. 

 

NZTA가 밝힌 금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면허시험 합격률을 보면 전국적으로 제한면허는 평균 59%, 그리고 완전면허는 69%의 합격률을 보여 40%대를 기록했던 2,3년 전에 비해서는 꽤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 운전자들의 합격률은 조금 낮은데, 특히 이들 중에서도 제한면허 응시자 중 2,098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응시했던 20~24세 연령대의 경우 합격률이 평균보다 낮은 57%였고 바로 그 위 연령대인 25~29세 역시 1,121명이 응시해 56%만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 생애에 처음으로 학습운전면허를 취득한 이후 시간이 경과해 이제는 제한면허로 승격해야만 하게 된 젊은 운전자들이 막상 시험을 치렀지만 절반 가까이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제도가 개정된 이후 학습면허를 갓 취득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16세와 17세는 각각 1,758명과 1,795명이 제한면허 시험에 응시해 평균 합격률인 59%에 비해 월등히 높은 69%와 65%의 합격률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제도가 바뀐 시기를 감안할 때 이들 연령대의 청소년 운전자들은 바뀐 제도에 그런대로 잘 적응해 운전능력을 제대로 향상시킨 후 시험에 임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한편, 그 위 나이대의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시험 대비에 좀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이들이 교통사고를 낼 여지도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게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완전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에서도 보여지는데, 금년 10월까지 완전면허 시험에서는 17세와 18세가 각각 700명과 857명이 응시해 88%와 85%의 합격률을 보인 반면 20~24세는 2,419명이 응시해 70%, 그리고 25~29세 역시 2,248명 응시에 합격률이 전 연령대 평균인 69%보다 낮은 65%에 머물렀다는 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일부 언론에는 NZTA의 자료를 근거로 면허시험 응시자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을 벗어나 합격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진 지역까지 원정을 가 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당시 웰링턴 지역을 대상으로 했던 한 신문 보도에서는, 포리루아(Porirua)가 제한면허 시험에서 2015년에 61%, 그리고 금년 들어 11월까지 64% 합격률을 보인 반면 웰링턴 도심 지역은 각각 56%와 60%, 그리고 로워 허트(Lower Hut) 지역은 51%와 54%의 저조한 합격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금까지 언급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2012년과 2014년에 실시된 운전면허 시험과 면허제도의 개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점차 시간이 지나면 청소년 운전자들의 교통사고율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과도기에 걸쳐 앞으로도 각 지역의 면허시험 현장에서는 합격과 탈락의 희비가 교차되는 속에 청소년 응시자들과 감독관들의 논쟁 역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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