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만의 낙원

JJW 0 6,083 2016.07.2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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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국부는 증가했지만 상위 10%가 아니라면 자신의 부가 진정 늘어났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몰아 닥친 부동산 광풍은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켜 뉴질랜드 사회의 양극화를 촉진시켰다. 

 

1980년대 경제개혁 이후 소득격차 벌어져 

 

세계에서 가장 평등한 사회 가운데 하나였던 뉴질랜드에서 소득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 때는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고 경제를 개방한 1980년대 중반부터이다.

 

1984년 들어선 노동당 정부가 시행한 경제개혁정책으로 금리는 자유화되었고 뉴질랜드달러화는 변동환율제로 바뀌었으며 은행은 전면 개방되고 모든 보조금은 폐지되었다.

 

국가보조가 사라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었고 국영 및 민간업체들은 대외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뉴질랜드는 멕시코에 이어 빈부격차가 가장 심해진 국가로 나타났다.

 

저널리스트 맥스 라스브룩(Max Rashbrooke)이 지난 2013년 펴낸 ‘불평등: 뉴질랜드의 위기’ 저서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 경기후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 국민이 생산한 재화 및 용역의 평균 실질가치는 1982년과 2011년 사이 35% 증가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추가소득의 절반은 상위 10%의 부자들에 집중됐다.

 

이들의 평균 실질소득은 2010년 고정달러 기준으로 1982년 5만6,300달러에서 2009년 10만200달러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위 10%의 실질소득은 9,700달러에서 1만1,000달러로 13.4% 증가에 그쳤고, 중위 10%의 실질소득은 2만5,900달러에서 3만800달러로 18.9% 늘었다.

 

라스브룩은 “뉴질랜드의 소득격차는 ‘위기’의 정도까지 벌어졌다”고 경고했다.

 

상위 10%가 전체 부의 59% 보유 

 

최근 몇 년 동안 뉴질랜드 부의 편중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통계청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6월말 기준 상위 10%의 부자들이 가진 부는 뉴질랜드 전체 부의 59%로 5년 전보다 5% 포인트 증가했다. 

 

통계청 다이앤 램지(Diane Ramsay) 노동시장가구통계 담당관은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큰 빈부격차라고 밝혔다.

 

부자 상위 5%가 차지한 부는 45%, 상위 1%가 가진 부는 22% 정도였다. 

 

이들 그룹 역시 지난 2010년 이후 부의 비율이 모두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개인 자산은 인종집단과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유럽인은 개인 순자산이 11만4,000달러인데 반해 아시아인은 3만3,000달러, 마오리는 2만3,000달러, 태평양 섬나라 출신은 1만2,000달러로 각각 조사됐다.

 

개인 순자산은 연령이 올라가면서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15-24세 젊은이는 1,000달러로 가장 적었고 65세 이상 노령층은 28만8,000달러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의 젊은이는 재산을 모으기도 전에 학생융자로 빚을 지고 있었다.

 

뉴질랜드 가구 중간자산 28만9,000달러

 

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부자 가구 상위 10%는 뉴질랜드 전체 부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상위 20%는 전체 부의 70%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하위 40%는 전체 부의 3%를 차지하는데 그쳐 빈부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167만2,000가구 가운데 순자산이 1-10만달러인 가구가 42만3,107가구로 가장 많았고 10만1-20만달러(18만7,982가구), 20만1-30만달러(15만4,133가구) 순이었다.

 

뉴질랜드 가구의 중간자산은 28만9,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820원의 환율을 적용할 경우 약 2억3,700만원으로 지난달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나타난 한국 가구당 평균 순자산 3억6,000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전체 가구의 5.2%인 8만6,387가구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램지 담당관은 “일부 가구는 많은 순자산을 갖고 있지만, 20가구 중 1가구는 가진 것보다 빚이 더 많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집에서 사는 뉴질랜드 가구의 5분의 3 정도가 주택융자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주택융자금 중간 규모는 17만2,000달러로 전반적으로 볼 때 뉴질랜드 가구는 1달러의 자산 가운데 12센트가 부채인 셈” 이라고 말했다.

 

노동당의 재정담당 대변인 그란트 로버트슨(Grant Robertson) 의원은 “하위 20%의 순자산은 상위 20%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뉴질랜드의 빈부격차는 영국, 호주, 캐나다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로버트슨 의원은 이어 “빈부격차는 국민당 집권 이후 악화됐다”며 “극심한 빈부격차는 사회적 불만과 정치적 불안정, 경제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빈부격차 완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존 키(John Key) 총리는 “빈부격차는 지난 20-30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집값 상승으로 보유 자산 격차가 다소 커진 것뿐” 이라고 말했다.

 

집값 급등으로 빈부격차 심화

 

최근 빈부격차가 더욱 커진 주된 원인은 집값 급등 때문이다.

 

2000-2015년 뉴질랜드 주택 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197%로 스웨덴(218%), 호주(217%)에 이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한국 주택 가격의 누적 상승률은 93%에 그쳤다.

 

쿼터블밸류(QV)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지난 1년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13.5%로 1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내 집을 가진 가구, 특히 몇 채의 집을 소유한 부자들은 집값 상승으로 재산이 크게 불어났지만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렌트로 근근이 생활하거나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뉴질랜드 가구의 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거주하고 있는 집으로 모든 비금융자산의 5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질랜드 가구의 약 51%가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는 가운데 총자산에서 집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이고, 렌트용 부동산 및 휴가용 별장이 8%를 차지, 부동산 비중이 38%로 나타났다.

 

주택가치 대비 주택융자 비율은 25-44세 그룹에서 57%로 높고, 45-64세 그룹은 24%, 65세 이상 그룹은 3%로 연령이 올라감에 따라 낮아졌다.

 

따라서 순자산이 높은 65세 이상 그룹이 집값 상승 혜택을 가장 많이 누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998년부터 가계 자산 및 부채를 집계하고 있는 중앙은행은 분류 방법이 통계청과 다소 달라 총자산 가운데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49%로 통계청 수치보다도 높다.

 

이는 1998년 12월의 45%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뉴질랜드 가구의 49%는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택 붐은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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