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이 오클랜드를 피할까?

서현 0 9,307 2016.07.2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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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의 한 언론에, “왜 사람들이 오클랜드를 피할까?(Why are people shunning Auckland?)”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오클랜드의 심각한 주택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기사가 실렸다.

 

또한 이 기사에 며칠 앞서,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역량을 나타내는 이른바 ‘Affordable housing’ 이라는 용어를,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는 절박한 상황에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정치인 등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마음대로 유리하게 해석하고 끌어다 쓰고 있다는 기사도 등장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사들은 진작부터 한계에 다다른 상태에서 오히려 점점 더 악화되는 오클랜드 지역 주택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함과 동시에 이제는 젊은 층과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지원해주는 일이 더 이상 미적거려서는 안 되는 국가적 과제로 대두했다는 사실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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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난이 불러온 교육현장의 인력난>

 

현재 오클랜드 관내에는 모두 480개의 초등학교와 중등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학교들 중 상당한 숫자의 학교에서 교직원 자리가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랜드 교장협의회(Auckland Principals Association)에서 지난 6월에 설문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240개 학교 중에서 현재 168개 학교에서 모두 220명의 신규 인력이 이번 3학기에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는 결국 오클랜드의 주택난 때문에 빗어진 일이라면서, 특히 5년에서 8년 사이의 중간 정도 경력을 가진 교직원들이 (결혼 등으로) 가정을 이루게 되면서 주택이 필요해지자 오클랜드 외곽이나 아예 다른 지방으로 떠나버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재의 급여 수준으로는 주택 문제를 안고 떠나는 교사들을 붙잡아 둘 수 없는 형편이라면서, 같은 이유로 타 지역에서 오클랜드 지역으로 들어오려는 교사들 역시 영입하기가 힘들다고 실태를 전했다.

 

이에 따라 몇 개월씩 신규 교사 충원이 어렵자 학교 측에서는 학급을 통합하거나 교사들끼리 업무를 분담하는 식으로 충원이 이뤄질 때까지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일선 학교들의 어려움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교장을 비롯한 교육 관계자들과 논의하는 자리를 갖고 있으며, 해외에 있는 키위 교사 자원을 고국으로 불러오는 방안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놓고 따져본다면 이는 결국 교육부 단독으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하고, 그렇다 보니 교육부 관계자로서도 지극히 원론적 입장만 밝힐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사회안전, 복지분야 역시 인력난 발생 가능성 대두>

 

한편 뉴질랜드 구급차협회(New Zealand Ambulance Association)의 한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 오클랜드 지역에서 구급요원(paramedic)의 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이 같은 상황이 바뀌게 될 것으로 믿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오클랜드에서 살건 인버카길에서 살건 일선에서 활동하는 구급요원들의 임금은 똑같다면서, 주택대출금 이자나 생활비용 등을 감안하면 오클랜드가 아닌 곳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나은 상황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관련 전문가들은, 아직은 현안으로까지 심각하게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평균적인 임금이 이들 교사나 구급대원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간호사들이나 경찰관 등 사회안전이나 복지 시스템에 반드시 필요한 직종의 종사자들 역시 주택난으로 인한 인력 부족 현상이 조만간 닥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녹색당의 한 의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시에서 주민들을 위한 사회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간주택가격이 교사나 간호사, 경찰관들의 임금의 거의 15배에 달하는 현실에서 이들이 오클랜드 외곽의 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년 6월 현재 뉴질랜드 부동산협회(REINZ)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오클랜드 지역의 중간주택가격(median house price)은 82만 1천 달러에 달하고 있다.

 

반면 정부의 임금 관련기관(careers.govt.nz)의 통계에 나타난 교사와 간호사, 경찰관, 구급대원의 평균적인 임금은 아래와 같았다.

 

교사: $46,000 ~ $72,000

간호사: $47,000 ~ $64,000 (경력 1~5년차)

경찰관: $53,000 ~ $58,000 (경력 1-4년차)

구급요원: $58,000 to $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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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 해석하는 ‘Affordable housing’>

 

이런 가운데 ‘Affordable housing’ 이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를 분명하게, 그리고 좀더 고차원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회적으로 널리 쓰이는 경제 용어 중 하나인 이 말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소득수준과 비교해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혹은 구입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정도)’을 표시할 때 쓰이는 용어이지만 딱히 적절한 우리말로 간단하게 표기하는 게 좀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용어 자체가 아니라 이 용어에 의해 분석된 결과를 해석하는 데 정부나 각 정당에 속한 정치인들, 그리고 경제 관계자들과 언론이 제각각 자기들 유리한 대로 갖다 붙인다는 점인데, 최근 한 언론 지면을 통해 공공주택 공급 전문가 중 한 명이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동시에 그 해결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용어가 오클랜드를 비롯한 뉴질랜드 전국의 주택 문제를 거론하면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는 했지만 정작 용어 자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의 정의 없이 중구난방으로 사용됐으며, 그러다 보니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점에 있어서도 미흡하기 그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소득이 높은 층에서는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든지 이에 개의하지 않고 언제든지 집을 구매하거나 파는 경제 행위가 가능하지만,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이나 중간 규모 소득층에서는 이 같은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계층에서는 특히 ‘Affordable housing’이 갖는 비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ffordable housing’은 인권 차원의 문제>

 

이 전문가는 통상적인 개념의 ‘Affordable housing’이란 용어 하에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감내할 수 있는, 즉 ‘Affordable’ 하다고 할 수 있는 주택가격은 해당 지역의 ‘주택중간가(median house price)’의 75% 수준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고 하면 향후 빠른 시일 내에 주택중간가가 100만 달러 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클랜드 지역에서의 ‘Affordable housing’은 75만 달러라는 셈인데, 과연 얼마나 되는 오클랜드 주민들이 이 수준을 맞출 수 있겠냐는 자조적인 질문을 던졌다.

 

또한 그는 또 다른 측면에서 볼 때 ‘Affordable housing’ 이라는 개념은 사람들이 자신들 수입에서 주거 관련 비용으로 40% 정도를 쓴다면 이 역시 ‘Affordable’ 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개념 하에서도 오클랜드 주민들에게 지금의 주택시장은 현실적으로 감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오클랜드 가정의 주당 중간가계수입(median family income)은 1,575달러였으며 여기에서 세금과 키위 세이버를 감안하면 1,183 달러가 남게 되는데, 이 소득의 40%는 473달러라고 계산하고 과연 이 비용으로 임대료도 비싼 오클랜드에서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게 그의 논지였다. 

 

이 전문가가 현재의 은행 대출이자 등을 감안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주당 473 달러라는 소득으로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은 가격이 36만 달러, 더 여유 있게 잡아본다고 하더라도 44만 달러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오클랜드 지역에서 이 정도 자금이면 침실 1개짜리 아파트 구입도 빠듯한데, 이는 가정을 꾸린 젊은 부부들이 살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규모이고, 결국 이들의 입장에서 주택 구입이라는 꿈은 신기루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결국 실질소득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집값을 비롯한 임대료가 계속 오르면 주거가 불안해진 서민들의 삶 역시 불안해지고, 이는 나아가 사회 전체의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빈부 격차까지 확대되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사다리를 통한 계층간 이동도 불가능한, 한 마디로 희망 없는 사회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전문가는, 사람들이 적절한 주거 환경을 보장받는 것은 지난 1948년에 유엔에 의해 작성되고 뉴질랜드 정부도 서명했던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에 담긴 항목 중 하나이기도 하다면서 더 늦기 전에 정부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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