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한 어린이 환자를 살려라!

서현 0 2,512 2015.11.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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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한 신생아를 살려낸 기적 같은 이야기가 최근 국내 언론에 소개됐다.

이 아기를 구하는 데는 당연히 전문 의료진들의 신속했던 대응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 도입된 어린이 환자 전용의 구급 비행기가 없었다면 치료 자체가 아예 불가능했었다는 사실이 또한 함께 알려졌다.
 
이번 호에서는 당시 긴박했던 신생아 이송 및 치료과정과 함께 도입 이후 현재까지 전국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구급용 비행기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신생아>
 
지난 7월 31일(금)에 웰링톤 병원에서는 로라 랜즈(Lola Rands)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가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났다.
 
로라의 부모에 따르면, 강인했던 자신의 증조 할머니 이름을 물려 받은 것으로 알려진 로라는, 그러나 태어나자마자 자력으로는 호흡이 거의 불가능했는데 이는 로라가 엄마의 뱃속에 있었을 당시 삼켰던 한 모금의 양수가 그녀의 폐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출산 후 단 12분 만에 아이의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맥박이 급격히 떨어지자 웰링톤 병원 의료진은 즉시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운 후 관을 호흡기에 연결하고 외부에서 강제로 산소를 주입하는 인공호흡장치를 다는 등 해당 병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취했다.
 
그러나 기존 장비로는 로라의 생존에 충분한 만큼의 호흡을 시킬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고 결국 로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핏기를 잃어가면서 몸 전체가 파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결국 태어나자마자 죽음의 벼랑 끝에 내몰린 로라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몸 밖에서 그녀의 폐와 심장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장비인 ‘ECMO(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를 이용하는 방법뿐이었다.
 
한국에서는 ‘에크모’라고 알려진 이 장비는 지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발생 당시 이 병에 감염됐던 삼성병원 의사가 위독한 상황이라며 이를 부착했다고 보도되면서 용어 자체가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진 바 있다. 
 
보통 산소마스크를 가지고도 자발적 호흡유지가 안 되는 경우 기도에 관을 넣어 폐에 공기를 넣은 일반적인 인공호흡장치를 부착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 기능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혈액까지 산소를 공급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한국어로 ‘체외막 산소화 장치’라고 불리는 에크모로서 이를 통해 신체 외부에서 바로 혈액으로 산소를 공급해주는데 주로 심장판막수술 등 심장과 관련된 수술을 할 때 사용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장비를 가동할 수 있는 시설이 오클랜드 병원과 함께 같은 오클랜드 지역에 있는 스타쉽(Starship) 아동병원 등 국내에서는 단 2곳의 병원에만 설치돼 있다는 점이었다.
 
 
<긴급히 소집된 전문의들>
 
상황이 이에 이르자 로라를 살리기 위해 스타쉽 병원의 전문 의료진들이 긴급히 소집됐는데, 이들은 스타쉽 병원의 커스틴 피누캔(Kirsten Finucane) 소아심장 전문의를 비롯해 소아심장 마취의 데이비드 버클리(David Buckley) 등 모두 5명이었다.
 
이들은 준비된 의료용 전문 구급 비행기를 타고 650km 떨어진 웰링톤으로 향했는데, 문제는 비행기로 이동 중에도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신생아가 과연 이 같은 과정을 무사히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또한 설령 무사히 살아난다고 해도 뇌에 공급되는 산소의 부족으로 인해 영구적인 뇌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그러나 로라는 사람들의 모든 예상을 뒤엎고 꿋꿋이 모든 과정을 기적처럼 이겨냈다.
 
결국 아이는 스타쉽 병원의 소아 중환자실에서 그녀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 없는 ECMO를 부착한 채 폐가 회복되기까지 10일 동안을 머문 후에 웰링톤의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질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로라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온갖 의료장치들을 몸에 주렁주렁 매단 채 스타쉽 병원으로 향할 당시만 해도 생존 가능성이 없으리라고 포기하다시피 했지만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감사하고 있다.
 
로라를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은, 아기가 잘 버텨주었으며 또한 필요한 시기에 반드시 필요로 했던 의료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것도 큰 행운이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것이 바로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아이를 살린 보람을 전했다.
 
 
<맹활약 중인 어린이 환자 전문 에어 앰뷸런스>
 
이번에 로라를 살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비행기의 정식 이름은 ‘Starship National Air Ambulance’으로, 기종은 미국의 텍스트론 항공에서 만든 11인승 규모의 ‘King Air 350’이며 쌍발 터보 프로펠러기이다.
 
이 비행기는 인구는 적은 대신 상대적으로 국토가 넓어 외딴 오지가 많은데다가 충분한 의료장비와 의료진을 갖추지 못한 도시가 많은 뉴질랜드의 제반 환경을 감안, 생명에 위협을 받는 어린이 환자를 스타쉽 병원으로 긴급하게 이송하기 위해 도입됐다.
 
기존에도 에어 앰뷸런스는 여러 종류가 운항 중에 있지만 이 비행기에는 전문적인 최첨단 생명유지장치가 설치됐으며 더 빠르기도 하거니와 호주나 남태평양 지역까지 비행도 가능한데,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는 중인 어린 환자들을 위해 기체에 만화 캐릭터 같은 그림을 그려 넣는 등 디자인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즉, 신생아를 포함한 아동 환자들은 성인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사실을 감안, 전문적인 의료인력이 이송 과정 중에 첨단 장비들을 가지고 현장에서 곧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어린이 환자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아동들이 겪는 일상적 질병보다는 교통사고나 야외활동 중 일어나는 각종 사고와 함께 심장과 뇌에 관련된 급작스러운 질병 등에 대처하는 것이 주 목적인데, 지난 6월 25일에 도입된 후 이 비행기에 설치된 모든 생명유지장치를 사용해 이송한 첫 번째 환자가 바로 로라였다.
 
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11월 초 현재, 지난 3개월 동안 이 비행기는 와이카토와 베이 오브 플렌티 지역에 각각 13번씩이나 출동했던 것을 비롯해 웰링톤과 크라이스트처치에도 7번씩 출동했으며 사우스랜드에 6회 등 전국 방방곡곡을 아주 바쁘게 날아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쉽 재단(Starship Foundation)은 이 에어 앰뷸런스를 운영하기 위해 매년 150만 달러를 모으고 있으며 이는 전문 직원들의 훈련비용과 함께 비행기의 운항경비로 사용되는데, 현재 이 에어 앰뷸런스에 대한 가장 큰 후원기업은 위성방송채널인 SKY TV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11월 한달 동안 SKY TV는 가입자들을 상대로 매달 5 달러씩의 기부금을 모으는 캠페인을 전개 중인데 기부금 전액은 재단에 기부되며 기부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www.sky.co.nz/starship-offer를 참조하면 된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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