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국기, 정말 바뀌려나?

서현 3 5,126 2015.08.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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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왼쪽)와 호주 국기

최근 뉴질랜드 국내언론에 가장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주제는 단연 ‘국기 교체’와 관련된 기사들이며 이에 대한 논쟁은 오는 11월에 국민투표가 시작되면 더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8월 10일 국기교체 작업의 심사위원들이라고 할 12명으로 구성된 ‘Flag Consideration Panel(국기심사패널)’이 40개의 1차 대상작들을 선정, 발표함과 동시에 이들 중 최종적으로 국민투표에 올릴 4개 후보를 가려내는 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국민들 간의 찬반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뉴질랜드 국기는 어떤 역사 하에 만들어져 사용돼 왔으며 이번 국기교체 작업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새로 제안된 국기 디자인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상선기로부터 시작된 뉴질랜드 국기>

주지하다시피 뉴질랜드는 와이탕기(Waitangi) 조약에 의거해 1840년에 영국 여왕이 통치하는 영토가 됐으며 이후 자체 의회를 가진 영국 자치령으로 준 독립국가 지위에 있다가 완전한 주권국가로 독립한 것은 1947년이다.

뉴질랜드 국기는 자치령으로 있던 1902년에 제정됐는데 그 이전에는 영국의 유니언잭을 국기로 사용했으며 국기를 제정할 당시에 뉴질랜드 상선들이 바다를 누비고 다닐 때 달고 다니던 상선기를 기초로 해 제정했다.

‘상선기(Ensign)’는 해양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에 항구에 입항하는 배가 어느 곳에서 왔는지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데, 실제 뉴질랜드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의 ‘국기 제정 역사’에 보면 맨 처음 등장하는 것이 1830년 시드니에 입항하던 뉴질랜드 상선 한 척이 상선기를 달지 않아 구류되는 설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1981년 ‘국기·상징·명칭에 관한 보호법’이 제정됐는데 지난 1973년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국기 변경에 대한 의제가 투표에 붙여지는 등 그동안에도 교체에 관련된 몇 차례 논의가 있었다. 

당시까지 논의 핵심은 국기에서 유니언잭을 유지할지, 아니면 이를 제거하고 새 상징물로 대체할지에 맞춰져 있었는데, 그러던 중 2014년 3월에 존 키 총리가 국회 연설에서 재 집권 시 임기 내 새 국기 채택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현재 사용 중인 뉴질랜드 국기에서 진한 파란색 바탕은 남태평양을 상징하며 유니언잭은 영연방의 일원임을, 그리고 흰색 테두리가 처진 빨강색의 별 4개는 잘 알다시피 남십자성을 의미한다.
 
<국기를 교체하려는 이유>

이번 교체 논의에는 그동안 이를 지지해온 일부 정치권과 국민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 정부를 이끄는 존 키 총리의 개인적 의지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존 키 총리는 집권 초부터 선거공약 중 하나로 국기 교체를 내세우기도 했는데, 특히 그가 내세우는 교체 이유는 현 국기가 호주와 유사해 혼동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식민지 시절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니언잭이 포함돼 국가 정체성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개정에 찬성하는 측에서도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해왔던 문제점과 동일한데, 특히 과거 국기 제정 당시에 비해 현재는 국민을 구성하는 민족 출신들도 훨씬 다양해졌고 그 구성비도 달라졌으며,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과거 모국이었던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의 유대 관계 역시 이전만 훨씬 못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국에 대한 향수를 가진 나이 많은 세대들에게는 유니언잭이 포함된 국기가 주는 상징성이 향수 이상으로 크게 작용하겠지만, 젊은 세대나 새로운 이민자 집단에게는 기존 국기 디자인이 마음에 다가오는 형태가 아님은 분명하다.

특히 근래 들어서는 영국 여왕이 국가원수인 현재의 입헌군주제를 공화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중이다 보니 국기교체에 대한 논의가 뒤따르는 것도 이상한 것만은 아니다.
 
<다른 영연방 국가들의 경우>

현재 지구 상에는 호주와 캐나다처럼 광대한 영토를 지닌 나라를 비롯해 인도와 말레이시아 등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상당수의 아프리카 국가와 카리브해 국가들을 포함해 50여 개 이상의 나라와 자치령들이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이라는 울타리 안에 속해 있다.

이들 대부분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0~60년대에 차례로 독립했으며 독립과 동시에 자국을 상징하는 국기를 제정했는데, 당시 상당수가 국기에 유니언잭을 포함시켜 종주국이었던 영국과의 유대감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영국계 이민 후손이 나라를 세운 뉴질랜드와 호주, 캐나다는 물론 민족이 아예 다른 인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심지어는 나이지리아, 잠비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와 사모아를 비롯한 태평양 제도 국가 등 전 세계 20여 이상 국가의 국기에 유니언잭이 포함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후 인도나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와 싱가포르 등이 독자적인 국기를 만들었으며 특히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영연방 국가 중 하나인 캐나다는 1965년에 단풍나무 잎 문양이 들어간 국기를 공식 제정했다. 

캐나다는 1925년부터 국회에서 새 국기 제정 논의를 했으나 1946년에서야 디자인 공모를 시작해 무려 18년이나 지난 뒤인 1964년에 2,600여 디자인 중에서 현재의 국기를 선정했는데, 당시 캐나다 역시 국기 변경의 논의 쟁점 중 하나도 유니언잭이었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현재는 국기 디자인에 유니언잭이 들어간 국기를 사용 중인 국가는 호주, 뉴질랜드와 남태평양 지역의 초미니 국가인 쿡 아일랜드와 투발루 정도에 불과하다.

한편 이 같은 국기 변경의 배경에는 각 나라들이 영국 여왕을 국가원수로 하는 입헌군주제를 포기하고 정치적으로 독립하는 과정도 함께 자리잡고 있는데, 특히 이는 영국이 과거 2차 세계대전 이전처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서의 강력한 위상을 점차 상실해 감에 따라 정치적 경제적으로 자연스럽게 변화가 뒤따랐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뉴질랜드 역시 현재 경제적으로는 유럽보다는 이미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경제권으로 편입된 상태로 이 추세는 더 심화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인데, 나아가 인구의 민족 구성비가 크게 바뀌는 등 사회적 변화까지 뒤따라 지금의 국기 변경 논의는 이미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변경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이제는 지나간 19, 20세기와는 상황이 너무도 크게 변했는데 구 시대 유물에 집착할 필요가 있냐는, 한 마디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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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저 광선을 방출하는 키위 

<국기 교체 작업의 다음 단계>

국기 교체가 본격 거론되면서 5월 5일부터 7월 16일까지를 기한으로 새 국기 디자인을 공모한 결과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로부터 10,292개에 달하는 새 국기 디자인이 온라인을 통해 접수됐다.

그런데 새로 접수된 디자인 중에는 국기 교체 불필요를 주장하는 이들이 정부 시책을 비판하는 의미가 담긴 안을 제출하기도 했는데, 그 중 하나는 기사에 나온 사진처럼 키위 새가 레이저 광선을 방출하는 모양의 디자인이었다. 

제출자는 국가 정체성을 분명하게 나타내야 된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레이저 광선은 뉴질랜드의 강력함을 보여준다’고 교체 방침을 비꼬았으며, 이외에도 중국의 오성홍기를 본 따 중국의 진출에 거부감을 표시한 것도 있었고 만화 캐릭터 같은 키위가 등장하기도 했다. 

패널들은 이 중 40개를 선정해 오는 11월에 우편으로 이뤄질 ‘국민투표(referendum)’에 올리며 이 중에서 최종 선정된 1개 디자인과 기존 국기를 놓고 내년 3월에 역시 국민투표를 통해 국기 변경 여부를 마지막으로 결정한다.

현재 뉴질랜드 제일당 등 일부 정당을 포함해 기존 국기 아래 전장에 나섰던 재향군인회 참전용사들, 그리고 2,600만 달러로 예상되는 교체 비용이 쓸모 없는 곳에 쓰인다고 주장하는 국민 등, 여론조사 상으로는 반대 여론이 좀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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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펀 문양 

<40개 새 디자인의 모습>

1차 선정된 40개 디자인은 크게 봐 세 부류인데, 첫 번째는 뉴질랜드 상징물 중 하나인 ‘고사리(실버펀)’ 문양이 기본 형태로 들어간 종류이며, 두 번째는 어린 고사리를 상징하는 ‘코루(koru)’ 문양이 들어간 종류, 그리고 세 번째는 코루나 실버펀 문양이 없는 또 다른 형태이다.

실버펀의 경우에는 캐나다가 단풍나무 잎을 국기에 사용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 한편 이들 디자인의 바탕색은 현재 국기에 나온 파란색이 주를 이룬 가운데 올블랙으로 불리는 국가대표 럭비팀을 떠올리듯 검은색도 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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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루 문양   

또한 실버펀이나 코루 문양, 또는 다른 문양이라고 하더라도 바탕에 기존 국기처럼 별 4개의 남십자성을 포함시킨 경우도 상당수가 등장했음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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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문양

한편 패널들은 ‘아이들도 쉽게 기억할 수 일을 만큼 단순하고 독특해야 하며 뉴질랜드의 상징과 색깔, 그리고 스토리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새 디자인의 선정 기준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존 키 총리는 40개 후보 디자인 중 실버펀과 남십자성이 포함된 빨강색과 청색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기 변경에 대한 내용은 정부 웹사이트(https://www.govt.nz)에서 하단 관련 창을 통해 들어가 볼 수 있으며, 여기에는 교체 작업에 대한 세부사항과 함께 제시된 40개 디자인과 제출자와 도안 설명 등 관련 정보도 볼 수 있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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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날아가는사람
어이 없는 곳에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려는군요. 국기는 국가의 상징으로  쉽게 함부로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존 키는 아직 그런 점에서 미숙한 면모를 보이는군요. 할일이 태산인데 국기교체라니....뉴질랜드, 호주,영국 모두
일단은 동질성이 많은 나라죠. 이민자가 많아진다고 인종구성이 달라진다고 국기를 교체하려는 여론이 조성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날아가는사람
국기교체에 찬성할 분도 계시겠지만 반대할 사람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선택은 자유이므로...
Jinlee1luv
돈 날라가는소리죠!!!!!
윗댓글...99.999999...........지당하신 말씀
선택은 자유인디..뭔가이익있는자의 선택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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