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달러화의 추락

뉴질랜드 달러화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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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뉴질랜드인들은 지난 4월 7일 뉴질랜드 달러화가 사상 처음으로 호주 달러화와 동등한 가치가 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 전날 99.78호주센트에 마감된 환율은 마지막 한 방이면 뉴질랜드가 1985년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역사적인 등가를 이루게 됐었던 것이다. 이는 뉴질랜드인들에게 경제 문제를 떠나서 자존심과 애국심에 관한 발로였다. 그러나 환율과 주가는 귀신도 맞추기 어렵다고 했던가. 잘 나가던 뉴질랜드 달러화는 그 이후 예상치 못한 하락세로 접어 들며 3개월이 지난 현재 등가의 시대는 물 건너 가버렸다. 뉴질랜드 달러화는 다른 통화들에 대해서도 5월 이후 약 10% 평가 절하되며 추락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환율 하락 가속화 

뉴질랜드 달러화의 하락은 지난달 11일 중앙은행이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춘 이후 가속화됐다.

이번 금리 인하는 2011년 3월 이후 4년만이다. 

중앙은행 그래미 휠러(Graeme Wheeler) 총재는 “추가 통화 완화도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추가 완화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통화가치 수준에 대해 휠러 총재는 “여전히 뉴질랜드 달러화 가치는 고평가돼 있다”며 “경상수지 악화 전망을 고려하면 상당한 추가 하향 조정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작년 중반 시작된 원자재 수출 가격 하락세가 확연한 가운데 축산물 가격 약세 전망과 최근 국제 유가 반등으로 인해 소득 및 수요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중앙은행은 뉴질랜드 달러화 가치가 정당화될 수 없게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발표한 ‘2015-18년 기업 의향 보고서’에서 유제품 가격의 급격한 하락, 중국 및 호주 경제의 연착륙과 함께 고평가돼 있는 뉴질랜드 달러화 가치를 경제 성장의 역풍이라고 분석했다. 

그리스 사태로 키위 달러 같은 위험통화 회피

중앙은행은 뉴질랜드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왔다.

지난 2007년 중앙은행은 3개월 동안 23억6,000만달러 규모의 자국 통화를 매도한 바 있으며 그 해 7월 한 달 동안에만 14억9,000만달러를 매도했다. 

당시 뉴질랜드달러는 1985년 외환 자유화 이후 최고 강세를 나타내고 있었다. 

중앙은행은 2008년 초에도 5개월에 걸쳐 16억4,000만달러를 매도했으며 2012년 말과 2013년 초에도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8월에도 한 달 동안 5억2,100만달러나 매도해 키위 달러화가 10% 넘게 급락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뉴질랜드 달러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 환율은 지난해 7월 7일 88.36미국센트로 정점을 찍었으나 한 달여 기간 동안 77센트 선으로 주저 앉았다(뉴질랜드 달러 가치 하락, 미국 달러 가치 상승).

여기에 최근 그리스 디폴트 사태로 뉴질랜드 달러화는 또 한 차례 낙폭을 넓혔다.

그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화나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 등 안전 통화를 선호하면서 위험 통화로 분류되는 뉴질랜드 달러화는 지난달 29일 한때 67.87센트를 기록하며 5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이는 1년 전에 비해서는 20% 넘게 급락한 결과이기도 하다.

ANZ의 샘 턱(Sam Tuck) 외환 전문가는 “불확실의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게 됨에 따라 키위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달러화는 한국 원화에 대해서도 6월말 기준 지난해 883.55원에서 올해 756.07원으로 1년 동안 14.4% 떨어졌다.

최근 뉴질랜드 달러화 환율은 이미 중앙은행의 3사분기 전망치보다 낮은 것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예상 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SB의 닉 터플리(Nick Tuffley)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달러화 환율이 67센트 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수입품 가격 상승 불가피

뉴질랜드 달러화는 뉴질랜드가 수출하는 낙농제품 등의 국제가격에 큰 연관성을 보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품통화라는 점을 생각하면 최근의 달러화 가치 하락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주요 낙농 제품의 국제 경매 가격은 지난 2사분기에 23% 하락했다.

국제 우유 가격은 2011년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ASB의 네이던 페니(Nathan Penny) 이코노미스트는 “키위 달러는 과거에 상품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하향 압력에 잘 버텼지만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이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뉴질랜드 달러화 강세에 따른 싼 수입품 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환율 하락에 따라 전자제품, 기름 등 수입품들의 상승을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환율 하락은 반갑지 않다.

그와는 반대로 수출업체들에게 뉴질랜드 달러화 약세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출 주도의 뉴질랜드 경제에서는 지금 저환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환율은 낮은 상품가격을 상쇄해 줄 뿐아니라 국제시장에서 뉴질랜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준다.

국내 관광업에도 환율 하락은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은 돈을 쓰게 되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약 키위 달러 - 강 미국 달러 기조 지속 전망

환율 전문가들은 뉴질랜드 달러화 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미국 달러화의 향방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키위 달러화의 하락은 가속화될 것이고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다면 뉴질랜드 통화 하락은 완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반기 뉴질랜드는 최소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은 반대로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약 뉴질랜드 달러-강 미국 달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뉴질랜드는 이미 경제 확장 국면을 지나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다.

ANZ의 월간 사업 신뢰도 조사에서 지난달 2011년 2월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이후 처음으로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서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고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침체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BNZ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4%에 그치고 내년에는 2.1%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기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세 차례나 단행해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인상한 기준금리를 모두 반납하고 다시 사상 최저인 2.5%로 내려 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eatpac의 도미닉 스테펜스(Dominick Stephen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까지 기준금리가 2.5%로 인하되고 미국 달러 환율은 연말 62센트 선으로 예상했다.

BNZ도 연말 환율 전망치를 기존 70센트에서 66센트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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