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품은 로켓 발사의 꿈

인공위성 품은 로켓 발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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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ectron’ 로켓 앞에 선 피터 벡(Peter Beck) 대표

지난 7월 초에 국내 각 언론에는 크라이스트처치 외곽의 한 목장지대에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의 발사기지가 들어선다는 기사가 일제히 실려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에도 뉴질랜드에서 로켓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간간이 보도되기는 했으나 이번처럼 본격적인 청사진이 발표된 적은 없었는데, 현재 크라이스트처치 시청과 캔터베리 환경청에 발사장 부지 개발과 관련된 신청서까지 이미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을 개발 중인 회사는?>
현재 이 계획을 추진 중인 곳은 ‘Rocket Lab Ltd’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인데, 지난 2007년에 현재의 CEO인 피터 벡(Peter Beck)에 의해서 설립된 이 회사는 작은 비용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상업용 로켓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회사가 처음 설립된 이후 미국에도 법인이 설립됐으며 그동안 ‘Bessemer Venture Partners’, ‘Callaghan Innovation’, 그리고 ‘Khosla Ventures’ 등 실리콘 밸리와 관련된 벤처 자금을 조달해 개발을 진행 중이며 현재 본사는 오클랜드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ocket Lab’은 지난 2009년 11월에 ‘Atea-1’ 실험용 로켓을 코로만델 인근의 그레이트 머큐리 섬에서 발사했는데, 이는 6m 길이의 무게 60kg 소형 로켓으로 2kg의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 고도 120km의 저고도 위성 궤도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했었다.

‘Atea’는 마오리어로 우주를 뜻하는데, 이후 좀더 대형의 ‘Atea-2’ 로켓 개발을 발표했던 회사는 작년에 탄소복합재료(carbon composite)로 만들어지고 120kg 적재공간을 지닌 ‘Electron’이라는 이름의 상업용 로켓을 개발해 2015년에 발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lectron’ 로켓은 길이가 20m 가량에 직경 1m 정도 되는 규모인데 탄소섬유로 만들어져 중량을 최대한 가볍게 하고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해 연료를 적게 쓰는 엔진을 만들어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회사의 복안이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자사가 개발해 ‘Electron’ 로켓에 장착하게 될 ‘러더포드(Rutherford)’ 로켓 엔진에 대한 구체적 내용도 발표했는데, 이번에는 한발 더 나가 ‘Electron’ 로켓을 실제로 발사할 부지에 대한 회사의 계획까지 밝히고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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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ea-1’ 로켓 발사 장면 
 
<US$ 500만 이하 저비용 로켓 개발>
이번 발표에서 피터 벡 대표는, 자사가 만드는 ‘Electron’ 로켓은 회당 발사비용이 US$ 490만 달러로 기존 로켓 발사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했는데, 이 같은 저비용 로켓 개발은 실제로 ‘Rocket Lab’이 설립 초기부터 지향했던 목표이다.

벡 대표는 작년에 미국에서 위성을 궤도에 올려 놓은 19건의 로켓 발사는 회당 평균 비용이 1억 3,200만 미국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국가나 거대 기업이나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지적하면서 자사의 방침이 상업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자기들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싶어하는 작은 규모의 회사들이나 연구, 또는 환경그룹들이 ‘Electron’ 로켓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미 30여 건 이상의 계약이 성사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우주의 민주화를 추구한다고 밝힌 그는, 지금까지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발사한 적이 없는 뉴질랜드가 이번에 성공하면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의 강대국과 더불어 이란, 이스라엘, 인도, 북한과 한국처럼 성공적으로 로켓을 발사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들이 발사하는 로켓은 수명이 5~7년짜리의 저궤도 인공위성으로 사용이 끝나면 이후에는 먼지로 사라지게 돼, 현재 우주에 올려진 인공위성들이 수명이 1만 년이나 되는 것과 비교하면 친환경적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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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본 ‘카이토레테 스핏(Kaitorete Spit)’

<발사장 부지로 선정된 곳은?>
이번에 ‘Rocket Lab’ 측이 점 찍은 발사장 부지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버들링스 플랫(Birdling Flat) 마을 주변으로 구체적인 주소는 카이토레테 스핏(Kaitorete Spit)의 베이리스(Bayleys) 로드이다.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에서 이곳까지 가려면 아카로아로 향하는 국도 75호선을 타고 차로 30분 정도 남동쪽으로 달린 후 버들링스 플랫이라는 작은 마을 인근에서 동에서 서쪽으로 좁고 길게 뻗은 카이토레테 스핏으로 들어가야 한다.

스핏이라는 지명이 말해주듯 이곳은 남쪽은 태평양 바다에 접해 있고 북쪽은 엘스미어(Ellesmere) 호수에 접한 작은 반도 지역으로 전체 길이는 25km에 달하지만 처음 버들링스 플랫에서 수 km에 달했던 폭은 끝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져 마치 새의 부리 모양을 이룬다.

주변에 인가나 삼림이 거의 없으며 바닥은 대부분 모래가 굳어진 지반으로 형성된 평평한 곳으로 현재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기는 하나 초지도 그리 무성한 상태는 아닌데 지대가 낮기는 하지만 범람의 위험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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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사장 예정지역 주변 지도

‘Rocket Lab’ 측은 이곳 주위가 항공기나 선박의 통행이 거의 없어 장애물 위험이 적은 데다가 로켓 발사에 필수적인 각도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인근에서는 캔터베리 대학 학생들이 제작한 실험용 로켓이 발사된 적도 있다. 

벡 대표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사장 부지까지 접근성이 좋다는 사실도 현지에 로켓 제조작업장을 만들기 원하는 미국의 회사에게 중요한 점이라면서, 이로 인해 200명의 새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녹색당이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 즉각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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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더포드(Rutherford)’ 로켓 엔진

녹색당의 유진 세이지(Eugenie Sage) 자연보존 담당 의원은, 카이토레테 스핏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생태계와 경관을 가지고 있으며 멸종위기 도마뱀과 희귀한 무척추동물, 희귀식물의 서식지라고 지적하면서 로켓 발사는 이 지역 야생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며 지역 주민들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벡 대표는, 발사대가 테니스 코트보다도 크지 않으며 발사 시 소음은 크겠지만 굉장히 짧은 시간이고 또 부지에 대한 충격도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면서, 환경기관을 비롯한 관련되는 모든 기관들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켓 발사가 가능해지면 ‘Rocket Lab’ 측은 매월 한 차례씩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이며 발사장 부지가 더 마련되면 주당 1회도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현재 회사 웹사이트의 ‘미션(Mmission)’ 에서는 연간 100회 발사를 목표로 한다고 되어 있다.

현재 대기오염 방출, 빗물 방출, 그리고 로켓 발사 시 연안지역에 대한 임시 점유허가 등 3개 분야에 대한 동의 신청서가 지난 6월 15일자로 캔터베리 환경정(E Can)에 이미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만약 정상적으로 허가가 나온다면 뉴질랜드 사상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이 남섬 동해안의 대지를 박차고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역사적인 광경이 펼쳐질 수도 있게 됐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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