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이웃, 호주

가깝고도 먼 이웃, 호주

0 개 4,626 JJW
울워스.jpg


뉴질랜드와 호주의 정상들이 회담을 열면 흔히 양국간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가족’ 또는 ‘형제’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같은 영국 조상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왕래가 잦고 비슷하게 각 나라 인구의 2% 정도를 상대 국민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태즈먼 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양국이 형제 관계라면 요즘 뉴질랜드가 구박받는 아우에 다름 아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호주 국산품 구매 캠페인으로 수출 타격 
최근 양국 관계에 긴장을 고조시킨 발단은 호주에서 전개되고 있는 국산품애용운동인 ‘바이 오스트레일리아(Buy Australia)’이다.

울워스(Woolworths)와 콜스(Coles) 등 호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이 캠페인으로 말미암아 많은 뉴질랜드 제품들이 이들 슈퍼마켓 체인에서 더 이상 팔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호주 내에서 대체할 제품을 찾지 못하는 데도 단지 뉴질랜드산이라는 이유로 거부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지난달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 회담에서 거론됐다.

존 키(John Key) 총리는 “뉴질랜드 제품에 대한 금지가 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CER) 조항을 위반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단일경제시장의 정신에 반대되는 것이다”며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호주 토니 애벗(Tony Abbott) 총리는 “‘바이 오스트레일리아’ 운동으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회사는 호주 상업위원회에 제소할 수 있다”며 직접적인 개입을 거부했다. 

호주 콜스 슈퍼마켓은 지난 2012년에도 뉴질랜드산 메인랜드(Mainland) 치즈의 판매를 중지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었다.

콜스와 울워스는 호주 소매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 캠페인이 지속된다면 뉴질랜드 수출에 수 억 달러의 손실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고, 뉴질랜드의 수출업체들은 뉴질랜드산 제품 금지가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질랜드산 판매 거부는 자유무역협정 위반
노동당 데이비드 컨리프(David Cunliffe) 대표는 “키 총리가 강경하게 협상하지 않았다” 면서 “‘바이 오스트레일리아’ 캠페인은 양국 간에 상대국의 제품을 자기 나라의 제품과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CER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83년 체결된 CER은 뉴질랜드와 호주간 경제교류의 토대가 된 협정이다.

호주에서의 이 같은 상황은 뉴질랜드에서 반감을 일으켜 일부는 뉴질랜드도 똑같이 호주산 제품을 규제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이콧 카운트다운’ 캠페인이 지난달 페이스북에서 시작되어 큰 호응을 얻었고 노동당의 식품안전담당 데미언 오코너(Damien O’connor) 대변인은 원산지표시제를 도입해 뉴질랜드인들이 호주산을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여 호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뉴질랜드 제품에 대한 거부 감정을 호주인들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산장려활동을 하고 있는 뉴질랜드 메이드(New Zealand Made)는 호주의 ‘바이 오스트레일리아’ 캠페인에 대해 공격적이거나 원색적인 반응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운트다운 불공정 행위로 조사받게 돼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12일 노동당 쉐인 존스(Shane Jones) 의원이 국회특별조사권을 발동하여 카운트다운의 횡포에 대해 조사할 것을 주장하고 나서 커다란 파장을 불러 왔다.

존스 의원은 카운트다운이 자사의 영업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공급업체들에게 분담금을 요구하고, 만약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협박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울워스의 뉴질랜드 법인인 프로그레시브 엔터프라이즈(Progressive Enterprises)는 뉴질랜드에 168개의 카운트다운 매장을 보유하고 1만8,5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슈퍼 밸류(Super Value)와 프레쉬 초이스(Fresh Choice)의 프랜차이즈주다.

존스 의원은 이 문제를 뉴질랜드 상업위원회에 고발, 상업위원회가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키 총리도 “뉴질랜드 소비자와 카운트다운 관계자들을 위해서도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운트다운측은 한 주류회사로부터 100만~200만달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존스 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갈취나 협박성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프로그레시브 엔터프라이즈의 데이브 챔버스(Dave Chambers) 대표는 “뉴질랜드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든 호주 울워스 본사의 ‘바이 오스트레일리아’캠페인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카운트다운 고객들에게 값싼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워스의 랄프 워터스(Ralph Waters) 회장은 자사가 비방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뉴질랜드가 호주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맞받았다.

뉴질랜드인 규제하는 법률 개정으로 관계 악화
뉴질랜드와 호주의 불공평하고 껄끄러운 관계는 지난 2001년 2월 호주가 사회보장 관련 법률을 개정하면서 시작됐다.

이 법률 개정으로 인해 호주에 입국하는 모든 뉴질랜드 시민권자는 영주권자가 아닌‘비보호’특별범주비자상의 임시 거주자로 분류되어 실업수당 등 각종 사회복지 대상에서 배제됐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호주인들이 실업수당과 장애수당, 주거보조비 등 각종 사회복지 지원을 받는 현실을 고려하면 공평한 상호 이민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호주에 사는 뉴질랜드인들의 권익보호단체인 오즈키위(OzKiwi)는 최근 관계당국에 이러한‘공식적’차별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법률 개정의 숨겨진 동기는 퍼시픽 아일랜드인들에 대한 입국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며 당시 시민권·다문화 장관의 TV 인터뷰를 증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9월 새로 정권을 잡은 애벗 총리가 취임할 때만 해도 그의 부인이 뉴질랜드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키위에 대한 차별대우가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으나 상황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콧대 센 애벗 총리는 “뉴질랜드인들은 호주에서 자유로이 거주하고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우대를 받고 있다”며 현행대로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키 총리는 지난달 양국 고위급 회담을 가진 후 “애벗 총리는 자국내 뉴질랜드인들의 요구보다 경제와 지지도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며 “호주 정부가 2001년의 법률 개정을 뒤집는 일은 가까운 장래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최근 실업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는 호주 제조업의 공동화(空洞化)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위기 이후 호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생산비 상승으로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됐다. 호주에서 자동차를 생산해온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은 수년내 호주 생산라인을 접겠다고 잇따라 밝혔다.

재정난에 처한 호주 정부는 1,300억호주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자산 매각 계획을 밝혔다.

또한 시장에서는 올해 호주 성장률 예상치(2.9%)가 뉴질랜드(3.4%)를 밑도는 등 경제상황 반전으로 뉴질랜드달러와 호주달러 가치가 40년 만에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호주는 뉴질랜드와 가장 가까이 있는 우방이지만 기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관계로 남고 있다.

자신의 한계? 해보기 전까진 몰라

댓글 0 | 조회 2,615 | 2019.12.11
지난 11월 22일(금) 오클랜드의 스카이 시티(Sky City) 홀에서는 금년으로 12번째를 맞이한 ‘Attitude Awards’ 시상식이 열렸다.이날 수상을… 더보기

타학군 학교 진학 어려워질 듯

댓글 0 | 조회 4,969 | 2019.12.10
앞으로 타학군 학교 진학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각 학교에 주어져 있는 학군 지정 권한을 교육부가 새로운 기관을 설립해 관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더보기

NZ 인구지도, 어떻게 변했나?

댓글 0 | 조회 6,381 | 2019.11.27
지난달 말 뉴질랜드 통계국(Stats NZ)은 2019년 6월 말 기준으로 전국 각 지역에서 1년 동안 인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잠정 추계한 자료를 발표했다.이… 더보기

잊혀진 실버 세대

댓글 0 | 조회 3,738 | 2019.11.26
정부가 최근 노년층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취업을 하려는 노인들을 돕고 연령차별주의를 없애 나간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 더보기

뉴질랜드는 ‘레지오넬라’의 수도?

댓글 0 | 조회 5,472 | 2019.11.13
한낮 최고기온이 30C까지 올라가면서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이 즈음이면매년 뉴질랜드 언론들에 등장하는 뉴스가 하나 있다.정원작업에 나설 때 ‘레지오넬라… 더보기

가난한 자식은 부모도 초청할 수 없는 나라

댓글 0 | 조회 8,381 | 2019.11.12
3년 동안 빗장을 걸어 잠궜던 부모초청이민이 마침내 내년 2월부터 다시 열린다. 그 동안 부모초청이민을 신청해놓고 기다렸던 대기자들이나 앞으로 부모를 초청할 계획… 더보기

한국계 시의원 등장한 2019 지방선거

댓글 0 | 조회 4,636 | 2019.10.23
뉴질랜드 각 지역의 일꾼들을 뽑는 ‘2019년 지방자체단체 선거(local elections)’가 끝났다.10월 12일(토) 정오에 마감됐던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더보기

우버 이츠가 업계에 몰고 온 변화

댓글 0 | 조회 8,275 | 2019.10.22
지난 2017년 3월 뉴질랜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 이츠(Uber Eats)는 지난해 27억달러의 총매출을 기록하며 5.7%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우버 이… 더보기

표류하는 키위빌드 정책

댓글 0 | 조회 7,028 | 2019.10.09
노동당 정부가 7개월의 숙고 끝에 지난달 재조정한 ‘키위빌드(KiwiBuild)’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0년 동안 10만채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더보기

다양성 더욱 뚜렷해진 NZ

댓글 0 | 조회 3,996 | 2019.10.09
논란이 많았던 ‘2018년 센서스(Census)’ 분석 결과가 실시된 지 1년도 훨씬 더 경과한지난 9월말에야 공식적으로 발표됐다.작년 센서스는 참여율이 목표였던… 더보기

왈라비! 너마저도......

댓글 0 | 조회 4,804 | 2019.09.25
최근 국내 언론들에는‘왈라비(wallaby)’가 갈수록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이 소식을 전해 들은 교민… 더보기

위장결혼인가, 생이별인가

댓글 0 | 조회 7,666 | 2019.09.24
온라인 만남이 흔해지면서 이를 통해 발전한 파트너쉽 비자 신청이 증가하고 있고 기각 사례 또한 늘고 있는 실정이다. 기각 당한 신청자들은 그들의 관계가 사실인데도… 더보기

변화하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7,623 | 2019.09.11
세계 금융위기 이후 뉴질랜드 주택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유례 없는 저금리 시대를 맞고 있는 현재도 주택시장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지난 10년 동안 집값이 … 더보기

뜨겁게 달아오르는 럭비 열기

댓글 0 | 조회 3,146 | 2019.09.11
최근 TV 화면에 ‘Sky TV’에 가입하라는 광고가 부쩍 늘었다. 이는 이달 20일(금)부터 시작되는 ‘2019 럭비 월드컵(Rugby World Cup)’ 때… 더보기

줄었지만 여전한 남녀 간 임금 격차

댓글 0 | 조회 3,310 | 2019.08.28
금년 들어 뉴질랜드의‘성별 임금 격차(gender pay gap)’가 1998년부터 자료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3번째 규모로 축소됐다.그러나 여전히 여성들은 남… 더보기

금리 마이너스 진입할까?

댓글 0 | 조회 4,484 | 2019.08.27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1%로 인하됐다.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로 0.5%포인트 낮추면서 향후 마이너스 금리도 가능하다며 추가… 더보기

오늘 저녁 반찬은 ‘메뚜기’ 볶음?

댓글 0 | 조회 3,955 | 2019.08.14
지난 7월 말 국내 언론에는, “곤충으로 만들어진 식품이 등장한다면뉴질랜드인들은 ‘질겅질겅 씹기’ 보다는 ‘아삭아삭 깨물어 먹기’를 더 선호한다”는설문조사 결과가… 더보기

순자산의 일곱 계단

댓글 0 | 조회 3,618 | 2019.08.13
보통 뉴질랜드인들은 재정적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통계청은 뉴질랜드인들이 소유한 자산과 빌린 부채를 대규모로 조사해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제시했다. 특… 더보기

다시 부는 이민 바람

댓글 0 | 조회 13,496 | 2019.07.23
한동안 감소했던 순이민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이민정책을 강화하여 이민자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했던 노동당 연립정부에서 순이민자 반등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더보기

하반기 부동산시장 10대 예측

댓글 0 | 조회 9,031 | 2019.07.10
상반기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 정부의 양도소득세 도입 계획 철회,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사상최저 수준 인하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반기에 부동산시장은 또 어떻게 … 더보기

위기의 뉴질랜드 임산부들

댓글 0 | 조회 7,246 | 2019.07.09
최근 국내 언론들에는 출산과 관련된 기사들이 빈번하게 등장했는데, 대부분이 관련 의료시설이나 인력 부족으로 분만 과정에서 큰 어려움이나 위기를 겪었다는 내용들이었… 더보기

유출 파문에 묻힌 ‘웰빙 예산’

댓글 0 | 조회 3,727 | 2019.06.26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공개하면서 세계 최초의 ‘웰빙 예산’이라고 강조했다.해외 언론들에서도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며 관심있게 보도했다.그러나 정작 국내… 더보기

지구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댓글 0 | 조회 3,446 | 2019.06.25
▲ 목장에 등장한 플라스틱 울타리 기둥​만약 인류에게 ‘플라스틱(plastic)’ 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이 어땠을까?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이미 인류에게… 더보기

마약 실태, 하수구를 보면 알 수 있다

댓글 0 | 조회 5,101 | 2019.06.12
지난 5월에 영국의 언론들은, 런던 인근의 시골 하천들에 서식하는 ‘민물새우(freshwater shrimp)’에서 마약 성분이 발견됐다고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더보기

외부고사 비중 늘어날 NCEA

댓글 0 | 조회 3,834 | 2019.06.11
교육부가 고등학교 학력 평가 제도인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ment)의 내부평가 비중을 줄이고 외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