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사운드 “모노레일 타고 가는 날이 올까?”

서현 0 2,799 2013.11.13 17:04


세계적으로 알려진 뉴질랜드의 대표 관광지인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가는 날이 과연 올까?

지난 몇 년 동안 밀포드 사운드 행 모노레일 설치를 놓고 의론이 분분했던 가운데 특히 10월말 관할부서인 환경부(DOC)의 닉 스미스 장관이 모노레일이 들어설 예정지역을 헬기를 타고 항공답사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져, 정부와 관련 단체, 주민들 간에 모노레일 건설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접근로는 호머(Homer) 터널이 유일
현재 밀포드 사운드까지는 헬기나 소형항공기를 이용하는 방법을 제외하면, 육상으로는 퀸스타운에서 남쪽으로 국도 6호선과 94호선을 이용해 테 아나우까지 간 후, 다시 테 아나우 호숫가를 따라 북쪽으로 길을 잡아 서던 알프스에 뚫린 1.2km 길이의 호머 터널을 경유해 가는 방법이 유일하다.
 
이 경우 직선거리에 비해 ㄷ자 형태로 우회하는 구간이 길어 퀸스타운에서 밀포드까지의 전체 운행구간이 300여 km에 달하며, 승용차나 투어버스를 이용할 경우 편도에만 4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만약 관광객들이 퀸스타운에서 이른 아침에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크루즈선 탑승시간까지 고려하면 밀포드 사운드 관광에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더욱이 험준한 서던 알프스를 넘어야 하는 이 노선은 오가는 길의 산악 풍경이 명성을 자랑하는 것만큼이나 굴곡도 심하고 급경사 구간도 많아 특히 겨울이면 눈사태까지 종종 발생해 자주 통행이 제한되곤 했다.

또한 밀포드 사운드에 도착하기 직전 통과해야 하는 호머 터널은 편도통행만이 가능해 여름철 성수기에는 양쪽 입구에서 상습적으로 차량정체 현상이 빗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불편함은 밀포드 사운드를 찾는 관광객에게 시간과 일정상 불편함을 주고 있으며, 결국 연간 관광객 숫자를 제한하는 구조적 장애물로 작용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방안이 그동안 각계 각층으로부터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이 중에는 기존 호머 터널보다 훨씬 긴 길이 11km에 달하는 새 장거리 터널을 건설하자는 제안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2005년 12월경 밀포드 다트라는 국제 컨소시움에 의해 제안됐던 이 계획은 8년 가까이 걸쳐 논의됐지만 결국 지난 7월 DOC에 의해 최종적으로 거부됐다. 
 
당시 DOC의 닉 스미스 장관은 루트번 로드와 홀리포드 로드를 잇는 새 터널 건설이 진입로를 새로 뚫어야 하는 등 국립공원 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며, 루트번 트랙 등 세계적인 트래킹 코스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건설공법 자체도 공원에 적절하지 않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스미스 장관은 또, 1억 8천만 달러의 적은 경비로 터널이 제대로 건설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된다고 전했는데, 만약 이 터널이 계획대로 완공됐으면 길이로 볼 때 세계 10대 터널 안에 들 수 있었다. 


모노레일 설치 지지하고 나선 정부
이처럼 정부가 터널 신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자 모노레일 설치를 제안한 회사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섰는데, 여기에 더해 스미스 DOC 장관이 모노레일에 잠정적인 지지 의사까지 내비쳐 건설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11월 현재 DOC 보고서와 관련 청문회에서 발행한 보고서가 공식적으로 각각 발행됐는데 두 보고서 모두 모노레일 건설에 긍정적인 입장이었으며, 특히 청문회 보고서에서는 건설에 대한 상세조사를 승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스미스 장관은 모노레일 건설이 진행될 수 있을지 없을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이에 대한 결정이 연말 안으로 이뤄지겠지만 이 역시 터널에 대한 결정보다 쉬운 과정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번 제안됐던 새 터널과는 달리 모노레일 계획에서는 테 아나우 다운스 지역의 일부 구간을 빼고는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경내를 지나는 구간이 적다면서, 그러나 유네스코 자연유산구역과 함께 빼어난 경치를 가진 스노우돈 삼림지역이 건설 예정지 안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또한 스미스 장관은, 이번 일에서 그의 첫 번째 관심사는 당연히 자연보존이며 그 다음 순위가 경제성이라면서, 만약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경우 납세자들이 지게 될 철거비용에 대해서까지도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으며 사전에 기금예치 등을 통해 결코 정부가 뒤처리나 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단계는 스미스 장관이 환경국과 함께 이번 계획을 심사 숙고하는 가운데 세계자연유산을 관리하는 부서와의 논의가 뒤따를 예정인데, 그는 국민들의 관심이 큰 만큼 이번 DOC 보고서를 공개한다면서 국민들의 조언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긍정적인 담당장관 뜻과는 달리 이번 청문회에 제출된 315건의 청원 중에도 288건이나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설치 반대론자는 청원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이 충분히 논의됐는지 의심스럽다면서, 건설을 지지한 청문회 관련자의 조치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Save Fiordland’라는 이름의 반대단체 관계자는, 스미스 장관의 발표 직후 하루 동안 그에게 이메일과 전화가 폭주했다면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번 계획이 훌륭한 자연환경을 가진 뉴질랜드의 명성을 무너뜨리고 관광산업에도 해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생각은 결코 개인들만 가진 것이 아니며 국내외 여러 기업들도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모노레일 설치는 결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셈이 될 것이며 자신들의 저지 운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노레일 설치 계획 이모저모> 
이 계획은 와나카 출신의 봅 로버트슨이 운영하는 ‘리버스톤 홀딩스(Riverstone Holdings)’라는 회사에 의해 지난 2007년 중반, ‘Fiordland Link Experience’라는 이름으로 사업계획이 발표되면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계획에 따르면 모노레일을 타려는 관광객들은 우선 퀸스타운에서 25m 길이의 쾌속 쌍동선(240인승)을 타고 와카티푸 호수 서남쪽의 마운트 니콜라스 스테이션까지 20km를 수상 횡단한다. 이후 지면 충격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타이어를 부착한 전용버스로 기존 산악도로를 이용, 키위 번의 터미널까지 45km를 이동한다.
 
여기서부터 승객들은 테 아나우 다운스까지 총 41km의 구간에 걸친 모노레일을 타게 되는데 열차는 한번에 160명의 승객을 태우고 35분 동안 운행하며 최고시속은 90km이다.

모노레일 건설에는 총 1억 7천만 달러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완공 후에는 연간 22만 명의 이용자가 예상된다. 회사 측은 기존 도로를 이용하고 공사기간 중 최소한의 작업차량만 투입하며 궤도설치용 파일도 최소화하는 등 환경파괴를 적극적으로 줄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노레일은 농장 울타리 높이 정도의 콘크리트 궤도로 만들어지며 20m 마다 기둥이 설치되는데, 회사 측은 이와 더불어 인근 마나포우리 호수까지 연결되는 산악자전거 트랙 건설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09년 이후 국내 다른 관광지는 방문객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반해 밀포드 사운드는 10%까지 줄었다면서, 모노레일 건설이 대규모 관광객을 이곳에 불러들이려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을 버스에 태워가는 진부한 관광에서 탈피해, 뉴질랜드의 수려한 풍광을 눈 앞에서 직접 마주치게 하는 차원 높은 관광으로 변모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노레일 설치는 퀸스타운에서 테 아나우 다운스까지의 거리만 단축시킬 뿐 여기서 밀포드 사운드까지는 기존처럼 호머 터널을 이용할 수 밖에 없어, 새 터널 건설을 주장해온 회사 역시 정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은 Riverstone Holdings 홈페이지 발췌 
 
<남섬지국장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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