幸福은 U字형

JJW 0 1,670 2013.05.14 17:48


본지의 지령 500호를 맞아 이번 호에서는 복잡한 세상사를 잠시 잊고 행복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일생 중 40대 중반에 행복감 최저

혹시 40대 중반 독자 여러분 중에 행복은 다른 사람 얘기 같고 아이들 키우랴, 부모 모시랴 삶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끼진 않나요? 행복했던 옛날은 모두 지나갔고 남은 건 고생만 하다가 늙는 일뿐이라고 한숨짓는 건 아닌지요.

희망을 좀 드리자면 그런 중년의 위기는 혼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과정이고 40대 중반이 지날수록 행복 곡선은 오히려 상승한다고 합니다.

괜한 소리가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많은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이므로 희망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벨기에 마스트릭츠(Maastricht)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20대 후반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40대 중반에 바닥을 친 후 50세 경부터 상승하는 U자형을 보인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U자형 행복곡선은 행복도 나이가 들면서 다시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었을 때는 미래에 대한 희망과 근심 걱정이 적어 행복하지만 65세 정도가 되면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줄 아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젊었을 때보다 오히려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행복이란 주어진 현실에 만족할 때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국립과학 아카데미가 34만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한 경향을 보여준다.

인생을 즐기기 시작하는 시기는 40대 후반부터이며 85세에 비로써 피크를 맞는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언어 구사력이 늘고 판단력이 향상되며 싫어하는 일을 끊고, 즐길 수 있는 활동과 인생의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사실도 연구 결과 확인됐다.
 
GDP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행복지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국내총생산(GDP)이 클수록 또는 GDP의 성장속도가 빠를수록 더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GDP가 일정기간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측정하는 매우 제한된 용도로 개발된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성장률을 경제정책의 목표로 설정하고 1인당 GDP를 통해 각 나라의 발전수준을 비교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GDP는 수치일 뿐이다. 오늘날 GDP를 보면 우리는 중세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유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집 하나 사는 것도 매우 어려우며, 부부가 1년 내내 일하지 않고는 살아가는 것조차 힘들고, 그것마저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날 전 세계 인구 중 30억 명이 하루에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고, 심지어는 부자 나라 미국에서조차 심각한 절대빈곤에 처한 사람들이 4,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반면 현재 전 세계 상위 1%의 부자들은 전 세계 57%의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합한 것보다 많이 벌고 있다.

최근에 부각된 GDP의 한계점으로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인 경제적 불평등 수준, 건강 수준, 환경오염 정도, 천연자원의 감소는 물론 경제의 지속가능성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GDP의 대안으로 다양한 지표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 ·GNH)가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1974년 부탄 국왕은 소국인 부탄에는 GDP 대신 건강, 시간활용 방법, 생활수준, 공동체, 문화, 교육, 환경, 올바른 정치 등 9개 분야를 기본 요소로 하는 국민총행복지수가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GNH를 향상시키는 것을 국정지표로 삼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11년 창설 50주년을 맞아 3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주거환경, 소득, 일자리, 공동체 생활 등 11개 영역을 비교해 점수로 산출한 ‘행복지수(Better Life Initiative)’를 내놓았다.

UN은 1990년부터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HDI)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인간개발지수는 인간의 발전을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삶’ ‘지식’ ‘삶의 수준’으로 구분하고 이들의 평균적인 성취도를 측정해 지수로 만들고 있다.
 
인간개발지수를 산출할 때는 GDP가 포함되기는 하지만 경제적 성장이 핵심이 아니라서 1인당 소득이 비슷해도 그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

인간개발지수만 놓고 봤을 때 여기 살고 있는 뉴질랜드는 지구상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행복한 나라이다.

18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된 ‘2013 인간개발지수’에서 상위 10개국은 노르웨이, 호주, 미국, 네덜란드, 독일, 뉴질랜드, 아일랜드, 스웨덴, 스위스, 일본 순이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12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는 평균수명이 높고 교육 부문의 성과가 뛰어나며 평균수입은 미화 2만4,358달러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뉴질랜드는 다양한 행복지수 조사에서 10위권 안에 들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영국의 공공정책 연구기관 레가툼(Legatum) 연구소의 ‘번영지수’에서 5위를 차지했다. ‘번영지수’는 행복은 기회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 전세계 142개국을 상대로 개인적인 자유, 국가경영, 교육, 경제, 안전과 비밀보장, 기업가 정신 등 8개 카테고리를 집계한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경제분석기구인 EIU (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1월 발표한 조사에서는 뉴질랜드가 삶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나라 7위에 올랐다. 이 조사에서는 어떤 나라들이 인간이 삶을 시작할 때 안전하고 건강하며 성공적인 삶의 기회를 가장 많이 제공하는지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했다.

다양한 행복지수가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행복지수가 활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이 있다. 

우선 행복지수에 포함되는 삶의 질이나 만족 수준이라는 것이 매우 주관적인 값이어서 신뢰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행복을 측정하는 방법을 사회적으로 합의하기 어렵다는 점이 행복지수 대중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행복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

행복이 세상의 화두가 됐다. 그 만큼 행복에 대한 연구도 붐을 이루고 있다.
오클랜드 대학 연구팀은 돈이 많을수록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말은 환상에 불과할 뿐이라며 어느 정도까지는 돈으로 행복과 건강은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캔터베리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두 가지 활동은 섹스와 파티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빅토리아 대학 연구진은 63개국 42만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3개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결과 행복은 돈이 아니라 자유이고, 부(富)보다 인간의 자유와 개인적 독립성이 참다운 삶을 사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행복을 찾기 위한 비결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소소한 일상에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고 심지어 행복 유전자가 있어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에 따라 행복을 많이 혹은 적게 느끼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모두 일리가 있는 이론이고 불행하다고 느낄 때, 또는 좀더 행복해지고 싶을 때 곱씹어볼 만한 내용들이다.

행복이란 삶을 한 덩어리로 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결코 아니다.

행복은 입학, 졸업, 학위, 취직, 결혼, 양육, 진급 등 가는 곳마다 순간순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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