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학교

제3의 학교

0 개 2,688 JJW

 
교육부는 지난해 문제의 연속이었다. 시행된 지 2년 밖에 안된 ‘내셔날 스탠다드(National Standards)’ 제도의 학교별 결과를 전격 공개하여 일선 초∙중학교들과 마찰을 빚는가 하면 학급 규모를 늘리겠다고 했다가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쳐 철회했다. 또 크라이스트처치 학교들의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이 지역 학교들의 반발을 샀고, 넬슨 지역의 지적 장애인 특수 여학교를 폐쇄하고 크라이스트처치의 특수 남학교에 편입하려 했다가 법원의 위법 판결을 받기도 했다. 교사들에 대한 급여 지급 시스템에 대한 결함이 발생하기도 했고, 연말에는 헤키아 파라타(Hekia Parata) 교육장관과의 갈등으로 레슬리 롱스톤(Lesley Longstone) 비서관이 사임했다. 교육부가 내년에 도입할 계획인 챠터스쿨(Charter School)도 일선 학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교육계의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챠터스쿨은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는 자율형 공립학교

정부가 2011년 12월에 처음 발표한 챠터스쿨은 현행 뉴질랜드 공교육 체계에서 기존 학교들과는 다른 제3의 형태를 띠고 있다.

‘파트너쉽 스쿨(Partnership School)이라는 공식적인 명칭을 가지고 있는 챠터스쿨은 계약을 통해 재정은 정부가 부담하고 운영은 민간이 하는 형태이다.

챠터스쿨을 운영하는 민간은 종교단체일 수도 있고 회사, 대학, 마오리 단체일 수도 있다.

정부와 검증된 챠터스쿨 운영주체와의 계약에는 계약 기간과 최대 학생수, 커리큘럼, 자격증 소유 교사 비율, 1~8학년 내셔날 스탠다드 보고 조항, 교육부의 중재 권한 등이 명시된다.

결국 챠터스쿨은 정부로부터 학교운영비를 받아서 사립학교 같은 형태로 운영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챠터스쿨은 학교설립자의 교육철학과 교장선발, 커리큘럼, 과외활동 등 많은 분야에서 제약이 없고 교사와 직원의 보수도 주어진 예산안에서 자체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수업료는 공립학교와 같이 무료이고 신청자가 많을 경우 공평하게 추첨을 통해서 입학할 수 있다.
 
하위 20% 학생들 돕기 위해 챠터스쿨 도입

정부가 기존의 형태와는 다른 챠터스쿨을 굳이 도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기존 교육방법으로는 구제하기 어려운 하위권 학생들의 학업 향상을 위해서이다.

뉴질랜드의 교육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말 영국 교육전문기관인 피어슨(Pearson)이 세계 주요 40개국을 상대로 실시한 교육 시스템 경쟁력 평가에서 뉴질랜드는 8위에 올랐다.

핀란드와 한국이 1, 2위를 차지한 이번 평가는 2006~2010년 사이에 치러진 국제 학력시험 결과와 각국의 대학 졸업률 등을 토대로 이뤄졌다.

좋은 평가를 받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하위 20% 학생들의 성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터키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이다.

이들 학생들은 대부분 가난한 가정 출신이거나 마오리 또는 파시피카 출신 갈색 인종이다.

이들의 가난과 교육실패는 세대를 이어 반복되고 있고 기존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난 연말 사임의 뜻을 밝힌 롱스톤 비서관은 뉴질랜드 교육 시스템이 결코 세계적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사실 롱스톤 비서관은 챠터스쿨 도입 등 교육행정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50만달러가 넘는 고액의 연봉을 주고 5년 계약으로 영국에서 초빙한 교육 전문가이다.

그러나 1년을 조금 넘긴 시점에서 파라타 장관과의 충돌로 갑자기 사임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상위의 학생들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나지만 하위 20% 학생들은 아무런 기술없이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교육현실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70여년 전에 이미 챠터스쿨 필요성 제기

챠터스쿨은 현재 미국과 영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뉴질랜드의 챠터스쿨은 미국 빈곤 지역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는 키프(Kipp, Knowledge is power programme) 모델을 따르고 있다.

1990년대 초에 미국의 대도시에서 공립교육의 질이 떨어지면서 제기된 가장 획기적인 대안이 챠터스쿨이었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미 1939년 당시 노동당 출신의 피터 프레이저(Peter Fraser) 총리가 새로운 교육방법으로 챠터스쿨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국민당 정부가 챠터스쿨을 반대하는 노동당에 반박하는 좋은 구실을 제공하고 있다.

국민당은 오래 전에 노동당 출신 총리가 공약했듯이 챠터스쿨은 성적이 좋든 나쁘든, 가난하든 부유하든,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모든 사람이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무상교육을 받을 권리를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챠터스쿨은 국민당과 연정의 대가로 액트당이 요구하여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나 액트당의 총선 공약에도 없던 내용이다.

노동당은 선거 공약에도 없었던 챠터스쿨을 국민당 정부가 갑자기 추진하는데 의혹을 나타내며 챠터스쿨 설립을 허용하는 교육개정법이 챠터스쿨에 대한 느슨한 감독을 허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마치 맥도날드 학교에 영양학을, 모빌 학교에 기후변화를, 몬산토 학교에 유전공학을, 데스티니 처치 학교에 과학적 발견을 연구하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교육개정법은 챠터스쿨을 운영하는 ‘스폰서’에 대해 공적 조사를 면제해 주고 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노동당은 크라이스트처치 지역 학교 통폐합 조치도 정부가 폐쇄된 곳에 챠터스쿨을 세우기 위해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연합교육장관인 존 뱅크스(John Banks) 액트당 대표는 폐쇄 예정인 크라이스트처치 학교 지역에 챠터스쿨을 설립할 어떠한 계획도 없으며 고정된 기간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챠터스쿨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은 확고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교육계 챠터스쿨 도입 반대의견 우세

교육계는 챠터스쿨이 공교육을 해체하고 가난한 학생들에 대한 실험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교육 경험이 부족한 단체나 극단적인 종교단체가 학교 운영을 할 수도 있고 자격이 없는 교사가 학생들을 잘못 가리킬 수 있다는 것이다.

챠터스쿨 도입을 반대하는 신문광고까지 냈던 고교교사협의회(PPTA)의 로빈 더프(Robin Duff) 전회장은 “가난한 학생들을 돕기 위한 챠터스쿨이 외국의 사례들에서 분명한 실패를 보여 주었다”며 챠터스쿨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더프 전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교육 시스템으로 칭찬받는 핀란드의 비결은 1970년대부터 이미 ‘선택’ 교육이 아닌 ‘평등’ 교육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당의 교육 담당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충분한 학교를 가지고 있다”며 “학생들을 챠터스쿨로 빼돌리면 결국 기존 학교들이 폐교하고 정부 예산이 학생 교육보다 새로운 학교건물 건축과 홍보비 등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무부의 보고서도 챠터스쿨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회의적이며 인근 학교의 학생과 교사를 빼앗아 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자격증이 없는 교사를 챠터스쿨에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양질의 교육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열린 국회교육과학위원회에서 미국 뉴올린스의 교육 운동가인 카렌 하퍼 로얄(Karran Harper Royal)은 “미국에서 챠터스쿨의 37%가 공립학교보다 성적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며 “뉴질랜드가 같은 실패의 길을 밟을 이유가 없고 챠터스쿨은 마오리와 파시피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챠터스쿨 운영에 대해 이미 데스티니 처치 등 종교단체들과 미국의 학교 체인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챠터스쿨 도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특히 오클랜드 남부처럼 빈곤 지역 학부모들에게 좀더 많은 교육 옵션을 제공하겠지만 공교육 체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Givealittle’, 10년간 기부금 1억불 달성

댓글 0 | 조회 2,866 | 2018.12.11
지난 12월 5일, 국내 언론들과 인터넷을 통해 뜻깊은 소식이 전해졌다. 내용은 뉴질랜드인들의 기부금(crowd funding) 사이트인 ‘기브어리틀(Giveal… 더보기

하루 2만5천불짜리 관광상품 등장

댓글 0 | 조회 5,193 | 2018.11.29
지난 11월 중순 국내 각 언론들에는, 중국 부유층을 대상으로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루 비용만 무려 2만5000달러에 달하는 초호화 관광상품이 등장한다는 소식이 … 더보기

문제 많은 ‘키위빌드’ 사업

댓글 1 | 조회 8,040 | 2018.11.27
노동당 정부의 ‘키위빌드(KiwiBuild)’ 정책에 의해 지난달 처음으로 오클랜드 파파쿠라에 18채의 주택들이 완공됐다. 뉴질랜드의 주택 구매력을 향상하기 위해… 더보기

유가 3달러 시대 오나

댓글 0 | 조회 5,641 | 2018.11.14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리터당 2달러 중반선까지 올라섰다. 연립정부를 이끄는 노동당은 정유사들이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기름값 급등의 주범으로 정유사들을 지… 더보기

퀸스타운은 젊은 도시, 노년층은 코로만델

댓글 0 | 조회 5,949 | 2018.11.13
▲ 젊은층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퀸스타운 전경​통계국 자료(추정)에 의하면 2018년 6월 30일 기준으로 뉴질랜드 인구는 489만명에 거의 도달, 인구 500… 더보기

反이민 감정 깔린 ‘NZ 가치 존중법’

댓글 0 | 조회 8,509 | 2018.10.25
연립정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부총리 겸 외교장관의 뉴질랜드제일(New Zealand First)당이 이민자를 대상으… 더보기

야생 염소와 결투 벌이는 DOC

댓글 0 | 조회 3,577 | 2018.10.24
뉴질랜드 자연보존부(DOC)가 ‘야생 염소(wild goat)’의 한 종류로 알려진 ‘히말라얀 타르(Himalayan tahr)’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더보기

뉴질랜드의 미친 집값

댓글 17 | 조회 19,609 | 2018.10.10
뉴질랜드 주택가격이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2010년 이후 상승폭이 가처분소득 대비 가장 크고 임대료 대비 두 번째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 뉴질랜드 집 값은 … 더보기

제초제 ‘Round Up’은 발암물질?

댓글 0 | 조회 5,864 | 2018.10.09
​지난 7월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에서는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제초제인 ‘라운드업(Roundup)’의 암 발병 관련성을 놓고 역사적인 재판이 … 더보기

뉴질랜드에 부는 韓流 바람

댓글 0 | 조회 7,733 | 2018.09.26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좋아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여건이 되면 한국에 가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싶습니다.” 한국어를 독학해서 지난해 오… 더보기

‘최후의 날’벙커 만드는 미국의 슈퍼 부자들

댓글 0 | 조회 6,174 | 2018.09.25
지난 9월 초 국내외 언론들에는 미국 실리콘 밸리 출신의 몇몇 억만장자들이‘최후의 날(doomsday)’을 대비한 서바이벌 벙커를뉴질랜드에 마련했다는 소식들이 일… 더보기

NZ의 새로운 계층 ‘워킹 푸어’

댓글 1 | 조회 8,493 | 2018.09.12
직장은 있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 빈곤층이 늘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급등한 집값과 렌트비, 상승하는 생활비 등으로 여전히 가난한 이… 더보기

우리가 생태계 파괴범?

댓글 0 | 조회 4,019 | 2018.09.11
최근 세계 곳곳에서 고양이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런 반려동물이지만 또 다른 이들은 생태계에 악 영향을 주는 범인이… 더보기

인구 500만명, 언제 넘어설까?

댓글 1 | 조회 8,250 | 2018.08.22
2018년 6월 30일 현재 뉴질랜드 인구가 한 해 동안 9만명 이상 늘어나 489만명에 도달한 것으로 추산되면서 총인구 500만명 시대를 목전에 두게 됐다.지난… 더보기

이민자의 시각으로 사업기회 찾아라

댓글 0 | 조회 7,538 | 2018.08.21
뉴질랜드를 떠나는 이민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이민자의 관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하여 성공한 사례들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인들이 생각할 수 없… 더보기

집값 상승 노리려면 소도시로

댓글 0 | 조회 8,512 | 2018.08.08
오클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등 대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직도 연간 20%가 넘는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소도시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보기

소유권 이전 ‘통계로 본 외국인 주택구입’

댓글 0 | 조회 5,634 | 2018.08.07
외국인들의 주거용 부동산 구입 문제는이미 오래 전부터 뉴질랜드 국민들이민감하게 받아들여온 커다란 사회적 이슈 중 하나이다.​7월 말에 뉴질랜드 통계국(Stats … 더보기

인기 높아가는 아시안 식품

댓글 0 | 조회 7,543 | 2018.07.25
팍 앤 세이브(Pak’n Save), 카운트다운(Countdown) 등 대형 슈퍼마켓들에서 한국의 라면류와 김, 아이스크림류 등을 비롯한 아시안 식품이 진열되어 … 더보기

강화되는 학생대출금 체납 단속

댓글 0 | 조회 6,110 | 2018.07.24
그동안 역대 뉴질랜드 정부들로 하여금계속 골치를 앓게 만든 이슈 중 하나는지금도 여전히 막대한 금액이 체납된‘학생대출금 (student loan)’ 문제이다.이 … 더보기

대대적 ‘수술’필요한 의료 시스템

댓글 0 | 조회 6,401 | 2018.07.11
뉴질랜드 생활에서 의료 서비스는 많은 한국 교민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많은 교민들이 한국 방문시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받고 있고 위중하거… 더보기

갈수록 뚱뚱해지는 뉴질랜더

댓글 0 | 조회 5,173 | 2018.07.10
뉴질랜드 비만 인구 비율은 전 세계 최상위권이며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머지않아국가적 재앙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경고는그동안 여기저기에서 꾸준히 제기됐다.이런 가운데… 더보기

기름값 세금 폭탄 … 물가 도미노 상승 우려

댓글 0 | 조회 9,899 | 2018.06.27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일부터 오클랜드 지역에서 1리터당 11.5센트의 유류세가 도입된다. 여기에다 노동당 정부는 향후 3년 동안 전… 더보기

음악 소리에 내몰린 노숙자들

댓글 1 | 조회 5,892 | 2018.06.26
최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한 호텔에서는손님들이 드나드는 로비 앞 도로를 향해하루 종일 음악을 내보내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이유는 바로 … 더보기

하반기 뉴질랜드달러화 향방은?

댓글 0 | 조회 12,144 | 2018.06.13
환율은 유학생 가정이나 한국 또는 다른 나라들과의 무역업에 종사하는 업체 등에서 늘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지표이다. 최근 뉴질랜드 환율은 전반적인 하락 추세… 더보기

다시 해외로 떠나는 이민자들

댓글 0 | 조회 12,680 | 2018.06.12
최근 뉴질랜드로 입국하는 이민자 숫자가 한창 때에 비해 감소 추세가 완연하다.이 중 특히 순이민자 감소 배경에는 장기 거주를 목적으로 입국했던 ‘비시민권자 이민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