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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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계가 최근 정부에 고환율이 계속된다면 뉴질랜드를 떠날 수 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은 환율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환율은 시장에 맡길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무역가중지수 사상 최고

환율이 최근 들어 또다시 꿈틀대고 있다.

뉴질랜드 달러화는 지난 15일 201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85미국센트 선을 넘었다.

한동안 900원 이하로 떨어졌던 원화 환율도 다시 900원 선을 성큼 넘었다.

뉴질랜드 달러화 급등세에 따라 다른 통화에 대한 뉴질랜드 달러로 측정되는 무역가중지수(TWI) 또한 77.46까지 올라 뉴질랜드가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1985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와 호주 달러화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뉴질랜드의 무역가중지수는 2대 무역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안화가 포함되지 않는 등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사상 최고로 올랐다는 사실은 수출업체들의 교역조건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뉴질랜드 달러화는 요즘 외환 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선호되는 통화 가운데 하나이다.

외환 투자자들은 뉴질랜드 경제가 성장하여 앞으로 금리가 내리기보다는 오를 가능성이 많고 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NZ의 외환 분석가 마이크 존스(Mike Jones)는 “키위 달러화는 증기 기관차와 같아 누구도 상승세를 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제조업계의 최고 골칫거리는 ‘고환율’

뉴질랜드 달러화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제품을 수출하는 제조업계는 정부의 환율관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당과 녹색당, 뉴질랜드 퍼스트당, 마나당 등 야당들이 최근 개최한 제조업에 대한 국회조사위원회에서 수출업체와 노조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환율이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지목했고 대부분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 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용 등 특수 헬멧을 제조하는 퍼시픽 헬멧(Pacific Helmets)의 데이비드 베넷(David Bennett) 대표는 2001년에 헬멧 하나를 100미국달러에 팔면 250뉴질랜드달러의 이익을 남겼으나 요즘에는 127달러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요즘과 같은 고환율에서는 오히려 27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 환율을 적용해도 이익은 140~150달러에 그친다는 것.
베넷 대표는 “당사는 1970년대 사업을 시작한 왕가누이(Wanganui)에서 계속 영업을 하고 싶지만 경제 여건이 허락하지 않고 있다”면서 “당사가 생산하는 수만 개의 헬멧과 해외에 상품을 수출하는 많은 회사들의 손실을 계산한다면 엄청난 금액이 뉴질랜드 경제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채소세척 기계류를 제조하는 와이마 엔지니어링(Wyma Engineering)의 스튜어트 하이드(Stewart Hyde) 대표는 그의 회사 제품이 세계적으로 호평받고 있으나 다른 나라 업체들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구성요소의 80% 정도를 주로 중국 등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40개의 일자리와 맞먹는다는 설명이다.

하이드 대표는 “고환율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사는 마지막 조립 라인까지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얼마나 많은 수출업체들이 뉴질랜드에 남길 바라는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4만개 제조업 일자리 사라져

이마다(Imarda)라는 제조사의 셀윈 펠레트(Selwyn Pellett) 대표는 “사람들이 직업을 잃기 전까지 높은 환율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엔지니어링∙인쇄∙제조 노조 연맹’에 따르면 2008년 이후 4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노조의 빌 뉴슨(Bill Newson) 총무부장은 “이러한 경향은 지난해 더욱 심화되어 매주 평균 두 회사가 정리해고를 통보해 왔다”면서 “이들 회사들이 노조에 얘기하는 두 가지 공통적인 원인은 높고 변동성이 심한 환율과 정부의 일관되지 않은 정책”이라고 전했다.

제트보트를 생산하는 해밀톤 제트(Hamilton Jets)의 케이스 휘틀리(Keith Whiteley) 대표는 “뉴질랜드 통화가 지금보다 더 절상되면 제조업은 투자할수록 이익이 떨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조절만을 목적으로 하는 단일 통화정책을 버리고 호주 등 다른 나라들처럼 환율관리도 목적에 포함시키는 금리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휘틀리 대표는 대폭의 환율 하락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75센트 정도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제조업체 및 수출업체 협회’의 존 왈리(John Wally) 회장은 뉴질랜드의 작은 내수시장에서 어떤 규모의 제조업체든지 수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안정적인 환율이 해결돼야 한다고 설파했다.

왈리 회장은 전에 뉴질랜드 정부가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나라들과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할 필요가 있고, 이런 조치 가운데 하나가 돈을 찍어 내는 양적완화 정책이라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돈이 흔해지면 돈값이 싸지고 물가가 올라가는 대신 통화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정치 입문 전 미국 뉴욕연방은행의 외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존 키(John Key) 총리는 양적완화가 뉴질랜드 달러화 강세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NZ 외환시장 개입은 ‘장난감총 가지고 전쟁터 나가는 격’

세계는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기 위해 총성없는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양적완화 정책을 쓰고 일부 나라들은 공개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녹색당의 러셀 노만(Russel Norman) 공동대표는 “대부분의 뉴질랜드 무역 상대국들은 자국통화가치를 낮추기 위해 양적완화 정책과 같은 비정통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뉴질랜드는 환율 방어책이 전무한 결과 키위 달러화가 고평가되어 무역 부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의 경우 중앙은행이 2011년 9월 유로·스위스 프랑화 환율에 대해 유로당 1.20스위스프랑이라는 최저 환율제를 도입해 스위스 프랑화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위스는 일본과 함께 영국 HSBC 은행이 선정한 세계 통화전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혔다.

HSBC는 스위스가 도입한 최저 환율제는 스위스 프랑의 추가 강세를 억제하겠다는 의미이며 이는 통화전쟁의 고전적 무기로 스위스 프랑은 평가점수에서 10점 만점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HSBC는 신흥시장의 경우 규제를 통해 통화가치 하락을 유발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새로운 금융거래세를 도입한 브라질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HSBC는 또 대부분 주요 국가들이 시장 개입을 강화한 탓에 지난해에 평가점수가 올랐지만 시장 개입을 줄인 곳도 있다며 대표적인 곳으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에 대한 통제를 줄이면서 점점 위안화의 태환성을 높이고 있다고 HSBC는 평가했다.

스위스가 외환시장에 사용한 자금은 국내총생산(GDP)의 75%로, 이를 뉴질랜드에 적용하면 1,500억달러로 환산된다.

뉴질랜드가 이처럼 큰 규모의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빌 잉글리쉬(Bill English) 재무장관은 “장난감총을 가지고 전쟁터에 나가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뉴질랜드는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이 지배하는 외환시장에 함부로 뛰어들기에는 너무 작은 나라라는 것이다.

실제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2007년 7월과 2008년 2월에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잉글리쉬 장관은 “저달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다른 경제부문에 심각한 해를 끼치지 않고 환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 경험상 이는 아주 불가능하진 않더라도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뉴질랜드 달러화는 뉴질랜드가 수출하는 낙농제품 등의 국제가격에 큰 연관성을 보이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통화이다.

따라서 뉴질랜드의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는 점에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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