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흔들리는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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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제2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가 계속되는 지진으로 황폐해지고 있다. 작년 9월 4일규모 7.1의 강진에 사망자가 없어 크라이스트처치의 기적이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10개월이 넘게 여진이 이어지면서 재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피해 주민에 대한 정부대책이 지난달 발표됐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지진으로 인해 아름다운 정원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는 일부 마을에 사람이 안사는 유령 마을로 변할 위기에 처해 있다.

잇단 지진으로 떠나는 주민 급증

뉴질랜드 전체 국내총생산의 15% 가량을 차지하는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은 작년 9월, 최근 80년 사이 가장 강력한 수준의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지난 2월 22일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으로 182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었다.

두 차례의 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주택, 상업용 건물, 기간 시설 등을 포함해 15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다가 지난달 13일 규모 5.5와 6.0의 여진이 다시 찾아와주민들의 재건 의욕을 완전히 꺾었다.

하루에도 수차례 지축을 흔드는 지진에 주민들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절망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이번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은 뉴질랜드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진의 위력을 실감시켜 주었다.

뉴질랜드 사업체의 3분의 2 정도가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고 지난 1일 밤 오클랜드에서도 발생한 규모 2.9의 경진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전과 사뭇 달랐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5,000여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어학연수생 2명이 사망했고 600여 가구가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0여 가구의 피해 정도가 심각하고 지진 이후 현지 경기가 침체되면서 한인사회도 많이 위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지진피해 주택 5,000채 구매키로

계속되는 지진의 영향으로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나는 시민들도 점증, 지난 5월 32년만의 최고치였던 3,312명의 호주 순이주 뉴질랜드인 가운데 이 상처받은 도시를 떠난 사람들이 8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0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정부대책에 따라 적색 지역으로 분류된 주거지의 복구가 사실상 포기됨에 따라 앞으로 시민들의 탈출 행렬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진 피해 주거 지역을 정도에 따라 적색, 주황색, 녹색, 백색 등 4개 지역으로 나누어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피해가 가장 심한 적색 지역에 있는 주택 5,000여 채와 기타 지역에 있는 100여 채 등을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 소유주들은 정부가 이날 제시한 방안을 나름대로 검토한 뒤 앞으로 9개월 안에 제의를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보험회사와 스스로 협의를 벌여 보험금을 타내야 한다.

제리 브라운리(Gerry Brownlee) 지진복구 장관은 “정부의 구매 제의가 주민들로 하여금 빨리 집을 팔고 떠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정부 감정 가격은 지난 2007년에 정해진 것이지만 그 뒤 전국적으로 집값이 떨어졌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제의가 합리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적색 지역에 있는 주택 5,000여 채를 사들이는 데 드는 비용을 4억8,500만달러에서 6억3,500만달러 사이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 비용은 올 예산에 배정된 55억달러 규모의 지진복구기금에서 충당될 예정이다.

재정적자 크라이스트처치시 ‘지진세’ 징수 계획

정부대책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적색 지역에 포함된 주민들은 몇 개월을 끌어온 주택보상 문제가 확정되고 향후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어 안도하는 반면 주황색 지역에 편입된 1만500여 피해가구들은 여전히 불명확한 상태로 대책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초조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적색 지역은 아본사이드(Avonside), 벡슬리(Bexley), 아본데일(Avondale) 등 아본강 유역의 크라이스트처치 동부 주거지역으로 지진후 물과 진흙으로 뒤덮이는 액상화가 일어났던 곳이다.

녹색 지역에 속한 10만 가구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이들은 복구가 가능한 지역에 있지만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복구기간 동안 먼지나는 재건축 지역, 또는 사람이 안사는 유령마을과 경계를 이루면서 급격한 집값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정부의 현금 보상을 받아 다른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적색 지역으로 판정 받기를 원하는 안스러운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시는 지진으로 인한 세입 감소와 복구비용으로 앞으로 3년간 7,380만달러의 재정적자를 예상,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세를 징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크라이스트처치 시민들은 5.34%의 재산세 인상분과 함께 앞으로 5년간 1.76%의 지진세를 납부해야 할 이중부담을 지게 됐다.

1년내 강진 재발 확률 20%대

이번 지진은 왜 거의 1년이 되도록 계속되고 도대체 언제 끝날 것인가.

뉴질랜드는 칠레 서쪽, 미국 서쪽, 알류샨 열도, 쿠릴 열도, 일본 열도, 대만, 말레이 제도를 잇는 고리모양의 환태평양 지진대에 놓여 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전세계 지진 가운데 90%가 발생한다.

'불의 고리'라 불리는 이 환태평양 지진대에서도 충돌이 심한 태평양판과 인도•호주판이 만나는 지점에 놓여 있는 뉴질랜드에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만 대개는 4.8 이하의 약한 지진이다.

리히터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1년에 한번씩, 7 이상의 강진은 10년에 한번씩, 8 이상의 대지진은 1세기에 한번씩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뉴질랜드 지질학연구소 ‘GNS 사이언스’는 지난 5월 캔터베리 지역에 앞으로 1년 안에 규모 7의 강진이 또 다시 발생할 확률이 23%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GNS 사이언스는 규모 6~7 정도의 강진이 재발할 가능성은 앞으로 1년 동안은 23%, 그다음 해는 10%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규모 5~6 사이의 지진이 찾아올 가능성은 앞으로 12개월 동안은 90%가 넘고, 그다음 해는 다소 줄어 7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GNS 사이언스는 지난 2월 강진이 발생하기 직전인 2월초 향후 1년 안에 크라이스트처치나 캔터베리 지역에 규모 6.0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25% 정도 된다고 경고한 바 있었다.

█ 1840년 이후 뉴질랜드 지진 사망자수

 발생일자

 지역

 리히터 규모

 사망자수(명)

 1843. 7. 8  왕가누이(Wanganui)  7.5  2 
 1848. 10. 16  말보로우 (Marlborough)  7.1  3
 1855. 1. 23  와이라라파(Wairarapa)  8.2  5
 1901. 3. 16  체비어트(Cheviot)  7.0  1
 1914. 10. 7  이스트케이프(East Cape)  7~7.5  1
 1929. 6. 16  뭐친슨(Murchison)  7.8  17
 1931. 2. 3  호크스베이(Hawke’s Bay)  7.9  256
 1934. 3. 5  파히아투아(Pahiatua)  7.6  1
 1968. 5. 24  인안가후아(Inangahua)  7.0  3
 2011. 2. 22  크라이스트처치  6.3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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