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의 생일과 공짜 음료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0번째의 생일과 공짜 음료수

1 6,767 NZ코리아포스트
손자 샘이 할머니랑 프란시스네 집을 다녀와서는 침을 튀기면서 말한다.

“하지~ 프란시스형이 하지 팬 이래~”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프란시스가 내 칼럼을 항상 읽는 팬이라는 말이었다.

“프란시스는 하지 글을 읽는데 샘은 언제 한글을 읽을 거야? 네가 가출한 이야기도 썼는데...”

손자는 자기도 한글을 안다며 코리아포스트 책에서 내가 쓴 글을 찾아 아는 글씨에 동그라미를 치기 시작했다.

“하지 나 이만큼이나 알아~”

제법 동그라미 친 글자가 많았다. 가나다라 부터 받침이 없는 글자는 거의 아는 셈인데 결국 아는 단어는 별로 없는 셈이지만 그래도 대단하였다, 이게 다 한글학교 이금란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덕분이지,

프란시스는 내가 뉴질랜드에 왔을 때 우리 손자 샘 만했었는데 벌써 13학년으로 내년에 대학을 간다고 한다. 공부도 잘할 뿐 아니라 인성까지 좋으니 참 잘 자랐다. 내가 쓴 칼럼을 읽는다니 훌륭한 학생임에는 틀림없다. 프란시스는 폼팰리어 칼리지에서 전교 회장을 맡고 있는데 키위학교에서 한국학생이 회장을 하고 있으니 이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프란시스 동생 필립은 또한 어떤가, 필립은 왕가레이 보이스 하이스쿨에서 전교 1등을 한다. 잘생긴데다가 성격까지 좋으니 왕가레이에서 예쁜 여학생들은 필립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필립의 아빠가 여학생들을 떼어놓느라고 아주 힘들다고 한다. 형제가 인물도 좋지만 착하고 예의 바르고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들 형제를 바라보면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도대체 부모가 누구인지 이렇게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왕가레이 한인회장 BK는 내일모래면 지천명이라는데 얼굴이 동안인데다가 항상 밝은 표정이니 그 나이를 선뜻 알 수가 없다. 그런데 BK부인 아가다를 보면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언뜻 보면 아가씨로 보기가 십상인데 얼마나 어려보이면 세례명까지 [아가다]라고 부르겠는가,

BK가 워커웍스 시내에 근사한 식당을 하나 차렸다. 왕가레이에서 거리가 멀다보니 딱 한번 가보았는데 유니폼을 입고 서빙을 하는 아가씨가 너무 예뻤다.

“BK~ 저렇게 예쁜 교민아가씨는 어디서 구했어? 본토에서 온 거야?”

BK가 키득거리면서 아가씨에게 말했다.

“여보~ 형님이 점심 값이 없나봐.~ 맛있는 것 좀 많이 드려요~”

그래서 한 끼 얻어먹긴 했지만 사실 빈말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말만 안할 뿐이지...

BK식당에서 키위 할아버지가 생일을 맞아 할머니랑 외식을 하는데 음료수를 한잔만 시키는 게 아닌가, BK는 2잔을 갖다 드리면서 한잔은 생일이라 공짜로 준다며 30번째 생일까지만 공짜로 준다고 말하였다. 아니, 서른 번째 생일인데 저렇게 바싹 늙으셨어?

옆자리에서 더 바싹 늙으신 할아버지가 혼자 식사를 하다가 BK 말을 엿듣고 얼른 질문을 하였다.

“어이 BK~ 나도 다음 달이면 30번째 생일을 맞이하는데 음료수 공짜로 줄 거지?”

BK가 키득거리며 오케이라고 말하자 나도 BK에게 질문을 하였다.

“BK~ 나는 그럼, 도대체 몇 번째 생일을 맞이한다고 해야 되는 거지? 10번째?”

생일을 맞은 노부부가 30번째 생일이라는 BK말에 얼마나 기분이 좋고 즐거웠을까? 음료수도 공짜로 얻어먹고... 저녁에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BK말을 하면서 행복해 하실 지도 모르지, BK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갖고 있어 행사 때 사회를 보면 키위들은 배꼽을 쥐고 웃는다.

BK는 부인에게 말을 할 때에도 언제나 존칭을 사용한다. 그러니 흔히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부부싸움은 거의 성립이 안 되는 셈인데 그게 쉬울 것 같지만 습관들이기가 참 어렵다. 옆에서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또 당사자들이야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아내에게 함부로 말하는 버릇을 못 고치고 있어 가끔 아내에게 박살날 때가 있다. 사실 부부사이만큼 가까운 관계가 어디 있는가, 내가 먼저 존중해주면 당연히 나 또한 존중을 받게 되는 것이다.

BK는 아들들을 대할 때에도 아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주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 아버지로서 일방적인 생각을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생각을 하게 되고 스스로 분별력을 갖고 자라게 된다.

BK의 긍정적인 사고는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언제나 표정이 밝으시어 눈이 부신 BK어머니는 손자들이 다 당신을 닮아 그렇다고 자랑하고 다니실만하다. 지척에 딸 둘이 살고 있고 외손자들도 모두 훌륭하게 자라니 얼마나 좋으시겠는가,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어버이날 하지님은 무슨 선물 받으셨나요?

4대가 함께하니 곳간이 그득하실 것 같습니다.

전 큰놈한테 문자 2개 작은놈은 돈없다고 안마로 때우더군요..ㅎ ㅠ

하지님 가족이 행복해 하는 모습이 항상 부러운데

BK님 까지..

왕가레이는 참 좋은곳 같습니다.

한국으로 가야 할라나?

댓글 10 | 조회 10,702 | 2010.07.28
뉴질랜드에서 자라는 아이가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보다 덜 똑똑하다고 걱정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가 아이를 키워야 되나 고민해오던 강사장에게 이번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더보기

피아노 도둑

댓글 6 | 조회 7,339 | 2011.06.28
딸이 피아노를 치자 앞뜰 푸리리나무에 비둘기들이 몇 마리 날아들었다. 빨간 열매 때문에 싸움질을 하던 비둘기들이 피아노 소리 때문인지 평화스럽게 앉아 있었다. 우… 더보기

말조심..

댓글 7 | 조회 7,119 | 2010.11.09
저녁 무렵,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모퉁이에서 마주 오는 차가 쌍 라이트를 반짝거리자 운전을 하던 아내가 얼른 차 속도를 줄이면서 소곤거렸다.“여보, 우리 동네 … 더보기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댓글 6 | 조회 7,046 | 2010.08.10
요즘은 손목까지 아파서 컴퓨터 자판 두드리기도 힘들 때가 있다. 어깨와 팔도 아프지만 허리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는 가끔 안마를 받았지만 이곳에서는 아는 곳도 … 더보기

잔치는 끝났다

댓글 11 | 조회 7,037 | 2010.12.07
내 어린 시절, 시골 동네잔치가 벌어지면 어머니는 일찌감치 일하시러 가시면서 말씀하신다. “끼니 때 되면 꼭 잔치 집에 와서 국수 먹고 가거라.~”아이들은 잔치 … 더보기

예쁜 것도 죄가 되나?

댓글 3 | 조회 6,789 | 2010.07.14
아내가 화장실로 들어가자 나는 얼른 귀마개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 안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림에 집중에 되지 않았다. 다음에 이사를 갈 때… 더보기

현재 30번째의 생일과 공짜 음료수

댓글 1 | 조회 6,768 | 2011.04.27
손자 샘이 할머니랑 프란시스네 집을 다녀와서는 침을 튀기면서 말한다. “하지~ 프란시스형이 하지 팬 이래~”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프란시스가 내 칼럼을 항상 읽는… 더보기

어둠속에 벨이 울릴 때.....

댓글 0 | 조회 6,639 | 2010.08.24
전화벨 소리에 깨어나 시계를 보니 새벽3시였다. 아내가 한국 친구한테 온 전화일 것이니 받지 말라했지만 악착같이 벨이 울려 전화기를 들었더니 술이 얼큰한 후배였다… 더보기

낚시줄이 움직이는 소리....

댓글 9 | 조회 6,610 | 2010.10.12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나~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갈까나~ 방학이 되자 손자가 고기잡이 동요를 부르며 낚시를 가자고 보채여 가까운 바다로 낚시를 갔는데, 도착하… 더보기

설거지 잘하는 남자.....

댓글 1 | 조회 6,499 | 2010.04.13
요즘, 강 사장은 벌어진 입을 다물 줄을 모른다.엊그제 태어난 것 같은 늦둥이가 잘 자라 집 안팎을 얼마나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더보기

부부

댓글 11 | 조회 6,482 | 2010.10.27
이른 새벽 풀밭에서 뭔지 모를 한 마리가 껑충껑충 뛰어가고 있었다. 마치 캥거루처럼, 토끼라고 보기에는 뛰는 동작이 너무 느리고 쥐라고 보기에는 너무 크고 포섬은… 더보기

벼락치기

댓글 5 | 조회 6,361 | 2011.03.08
아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하는 말이 낯선 마오리 한사람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크라이스트쳐치 지진으로 가족이 사고를 당해서 급히 가야하는데 비행기 삯… 더보기

나쁜 사람

댓글 15 | 조회 6,297 | 2011.06.14
우리 집 앞뜰 푸리리 나무에 앵두 같은 빨간 열매가 열리기 시작하자 뉴질랜드 비둘기들이 푸드득거리며 날아와 열매를 따먹기 시작한다. 뉴질랜드 비둘기는 일반 비둘기… 더보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댓글 6 | 조회 6,267 | 2010.10.04
은행에서 온 우편물을 뜯어 읽어보는 아내의 얼굴색깔이 점점 변해가더니 급기야 비명을 질러댄다.“어머머~ 이게 다 뭐야? 롯데리아, 이마트... 이거 다 한국에서 … 더보기

껍데기와 알맹이..

댓글 8 | 조회 6,001 | 2010.11.24
우리 성당에는 커다란 밤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가을에 밤송이가 떨어져 까보면 밤은 없고 쭉정이만 들어있다. 껍데기가 통통한 어느 밤송이를 까보아도 마찬가지이다. … 더보기

마지막 선물.....

댓글 2 | 조회 5,695 | 2010.12.21
이번 주면 손자가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1년 동안 공부를 가르친 선생님과 작별을 하게 한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니 선물을 드리기에 좋은 시점인 셈이다. 손자의 마지… 더보기

동치미....

댓글 5 | 조회 5,672 | 2011.05.24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장독 뚜껑을 열고 살얼음 속에서 동치미를 퍼다 먹던 기억은 시골에 살아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이다. 가슴속까지 찌르르하고 시원한 그 느낌… 더보기

도사님이 말씀하시길...

댓글 8 | 조회 5,652 | 2011.07.26
주방에서 아내가 음식 찌꺼기를 닭 주고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냄새나는 음식 통을 들고 터덜터덜 닭장을 향해 걸어가는데 우드드드~~ 옆집 말 목장 테리가 목장차를 … 더보기

너한테만 말하는데...

댓글 7 | 조회 5,543 | 2011.08.09
호이~ 호이~ 어머니가 닭장에서 참새들을 쫓고 계셨다. 참새들은 꼬부랑 할머니를 얕보고 가까이 접근하여 닭의 모이를 축내고 있으니 화가 난 어머니가 소리를 지르신… 더보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댓글 3 | 조회 5,535 | 2011.03.23
요즘 지구촌이 너무 심난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웃나라 호주의 내륙 쓰나미, 크라이스트쳐치의 지진, 중동의 내전, 그리고 일본의 대지진과 엄청난 쓰나미 참사에 이어… 더보기

4대가 사노라니....

댓글 1 | 조회 5,472 | 2011.01.14
주말이면 항상 아들과 며느리가 손자들을 데리고 시골집으로 놀러와 “얘들아 할아버지께 인사드려야지, 아버지 별 일 없으셨지요? 어디 아프신 데는 없으세요? 집안에 … 더보기

호랑이 꿈

댓글 5 | 조회 5,409 | 2012.02.14
“앵무새 한 쌍이 약 천 달러 정도에 거래 되는데 이 앵무새는 때깔 좋지요, 똥냄새도 안 나지요, 먹이 줄 필요도 없고 시끄럽지도 않고 요렇게 얌전하게… 더보기

흐르는 강물처럼~

댓글 4 | 조회 5,268 | 2011.04.12
“자네회사는 물이 너무 오래 고여 있어, 물갈이 좀 해야 돼.” 나는 사업하는 친구들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구멍가게만한 회사에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더보기

말 궁둥이만 쫓아다녀라~

댓글 0 | 조회 5,234 | 2010.09.20
지붕의 빗물을 받아먹고 사는 우리 집은 1년에 몇 차례씩 지붕 물받이의 나뭇잎 청소를 해야만 한다. 물받이 홀이 너무 작아 내손은 들어가지도 않으니 주로 아내가 … 더보기

딸내미의 눈물.......

댓글 2 | 조회 5,108 | 2009.01.28
일주일동안 일을 마치고 첫 주급을 받아 온 딸내미가 주급 봉투를 열어 보더니 훌쩍 훌쩍 울고 있더군요. "주급 받았니? 근데 너 왜 우냐?" 내가 물었습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