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 니어링 부부와 무지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363] 니어링 부부와 무지개

0 개 2,753 KoreaTimes
  It is astonishing how many people there are in the cities of Korea who have a longing to get back into a quiet country place, to own a bit of the soil of the earth, and cultivate it. (조용한 시골로 돌아가 조그만 땅을 사서 일구며 살고 싶은 갈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한국의 대도시들에 얼마나 많이 있는가는 놀랄 만한 일이다.) 1970년대 경제 개발 시대에 시골을 등지고 서울로, 대도시로 몰려 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하나 둘 전원 주택지로 빠져나가고 있고, 나 같은 이들은 더 멀리 바다 건너 이 곳 뉴질랜드까지 이민와서 살고 있다.

  8년 전 관광차 이 곳에 왔을 때 나와 아내는 한 눈에 뉴질랜드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었고, 한국으로 돌아가자 마자 이민 수속을 밟았다.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로 내려 가서 니어링 부부(Helen Nearing & Scott Nearing)의 'Living the Good Life'와 'The Making of a Radical' 책 두 권을 사서 읽었다. 그들이 뉴욕을 떠나 버몬트 숲으로 들어가서 'Living the Good Life' 했던 것처럼, 우리도 서울을 떠나 뉴질랜드로 이민 와서 '조화로운 삶'을 살고 싶은 마음으로 한 장 한 장을 꼼꼼히 읽어 나갔다. 이민 생활 7년 차로 접어들고 있는 요즈음 그들과 우리 부부의 삶의 차이점을 가끔씩 되새겨 보게 된다.

  '스콧 니어링 자서전'이라고 한국에 소개된 책의 원 제목은 'The Making of a Radical'이다. 영어 단어 'radical'은 '근본주의자, 급진주의자, 또는 과격 주의자'라는 뜻이다. 이 세상의 모순을 미봉책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인간의 사상적 제도적 변화를 통해 바꾸기를 꿈꾸는 'a radical'으로서의 그의 면모는 다음과 같은 글 속에서도 엿볼 수 있다. "보호 울타리 없는 절벽 밑으로 차가 떨어진 사고 현장으로 구급차를 운전해 가는 사람들은 사회 사업가고, 울타리를 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a radical'이다. 오랜 세월 동안 나는 구급차 기금을 기부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차츰 울타리를 치는 쪽으로 생각과 행동이 옮겨졌다.”

  그러나 "나는 독점 자본주의를 거부하지만 정통 마르크스 주의자는 아니다."라는 그의 선언처럼 그는 한국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불온 시 해 왔던 '급진적, 좌경 분자'는 아니었다. 그의 사상적 스승들은 소크라테스와 부처와, 노자와 간디, 예수, 공자와 헨리 데이빗 소로, 휘트먼과 마르크스와 빅토르 위고와 로망 롤랑에까지 이어져 왔다.

  톨스토이의 영향을 존 러스킨의 말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고백하기도 한다. "나는 살아 있는 생명은 어떤 하찮은것도 죽이거나 해치지 않고 아름다운 것은 파괴하지 않겠으며, 미물의 생명까지도 소중히 지키고 가꾸며, 세상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펜실바니아 대학 교수로 있던 스콧 니어링은 아동 노동을 착취하는 것에 반대 운동을 하다 해직되었고, 톨레도 대학으로 옮겨 강단에 서던 중 세계의 제국주의 국가들이 전쟁을 일으 키는 것에 반대하다 또 다시 강단에서 쫓겨 났다. 그 후 그는 스무 살 연하의 동반자 헬렌 노드(헬렌 니어링)를 만나 버몬 트 숲으로, 그리고 후에는 메인 주 시골로 들어가 자급 자족적 생활을 하며 농사와 여행과 강연과 저술로 세월을 보냈다. 1983년 8월 24일 100 세의 나이에 스스로 곡기를 끊고 그는 이 세상 소풍을 마치고 귀천했다. 1995년 그의 동반자 헬렌도 그를 따라 하늘로 돌아갔다.

  헬렌 니어링의 말처럼 그들은 뉴욕을 떠날 때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 불황을 타지 않는 자급자족적 독립 경제를 이루자. 그 수단으로 그들은 단풍 시럽과 단풍 설탕을 생산한 돈으로 생활비를 해결했다. 그들은 1년에 필요한 최소한의 현금을 미리 계산해 액수를 정한 후, 목표액이 채워지면 생산을 중단하고 휴식했다. 즉, 그들은 잉여 재산을 축적하는 삶을 거부했다. 헬렌 니어링은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고, 그 일을 즐겼다. 자유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며, 그 시간을 누리고 즐겼다. 먹고 살기 위해 노동을 할 때, 우리는 구슬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결코 악착같이 일하지는 않았으며 필요이상 더 많이 일했다고 기뻐하지도 않았다. 우리에게는 감독관이 없었다." 두 번째 목표는 건강한 삶을 위한 육체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반드시 유기농법으로만 직접 농사를 지어 먹거리를 해결했고,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육체적 건강도 유지해 나갔다. 그들이 세운 세 번째 목표는 사회를 생각하며 올바르게 사는 것이었다. 그들은 끔찍한 착취 구조에서 벗어나 되도록 많은 자유와 해방을 누리고자 했다. 그래서 그들은 여가와 휴식과 여행의 기쁨을 누리는 데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정원에 심은 감귤류 나무들과 함께 봄을 기다리다 언덕 위에서 쉬고 있는 무지개를 바라본다. 저 무지개 너머 하늘 위에서 니어링 부부가 바라보는 나의 삶은 아직도 얼마나 물질 문명적 소유가치에 찌들어 보일까? 어쩌면 그들은 나에게는 감히 따라 잡을 수 없는, 열심히 언덕 위까지 달려가 보면 어느덧 사라져 버리는 무지개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질랜드에 있기에 그러한 무지개가 있음을 가끔이라도 되새겨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357]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Ⅱ)

댓글 0 | 조회 1,398 | 2007.05.23
사람은 무엇이든지 마음에 담아두고 산다. 오감(五感)으로 느낀 일체 -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피부로 느낀 촉감 - 를 마음에… 더보기

[356]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Ⅰ)

댓글 0 | 조회 1,402 | 2007.05.09
사람은 가짐의 마음을 가져 온갖 것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그 가진 것에 매여 산다. 처음 창조되어 마음이 없었을 때에는‘나’ 를 가지지 않아 ‘나의 삶’ 이 없… 더보기

[355] 동양인이 보는 달, 서양인이 보는 달

댓글 0 | 조회 1,488 | 2007.04.24
동양인이 보는 달은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때로는 낭만적이다.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들이 달을 노래하였다.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은 술이 취하여 강물에 비친 달을 건지… 더보기

[354] 오만(傲慢)함, 그리고 어리석음(Ⅱ)

댓글 0 | 조회 1,554 | 2007.04.12
성현들이 전하는 하늘뜻을 그 당시에도 잘 몰랐고 오랜 세월이 흐른 현재도 잘 모르면서 예전에는 사람이 무지하여 그 뜻을 잘 몰랐지만 지금은 인지(人智)가 발달하여… 더보기

[353] 오만(傲慢)함, 그리고 어리석음(Ⅰ)

댓글 0 | 조회 1,475 | 2007.03.27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환경과 조건 속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 밖에 모른다. 그 속에 갇혀 있으면서 갇혀 있음을 모른다. 또 자기가 보고, 듣고, 배… 더보기

[352] 무지(無知)와 무지(無智)-Ⅱ

댓글 0 | 조회 1,667 | 2007.03.12
인류가 지금까지 지식을 넓혀오는 과정을 보면 그 당시의 과학 수준에서는 다 밝혀졌다고 생각하였으나 과학이 더 발달한 후일에 보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과거에 … 더보기

[351] 무지(無知)와 무지(無智)-Ⅰ

댓글 0 | 조회 1,404 | 2007.02.26
사람은 지식을 끊임없이 축적하면서 아는 범위를 계속 넓혀왔고 그 결과 무지(無知)를 점점 벗어나게 되었다. 사람이 근원적인 의문(‘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어디… 더보기

[350] 담아놓고 누르고, 끄달리며 산다

댓글 0 | 조회 1,403 | 2007.02.13
젖먹이 아기는 담긴 마음이 없어 슬퍼도 슬픈 줄 모르고 그냥 방글방글 웃고 기뻐도 기쁜 줄 모르고 그냥 방글방글 웃는다. 어린이는 담긴 마음이 굳지 않아 엄마한테… 더보기

[349] 감사하는 마음

댓글 0 | 조회 1,678 | 2007.01.30
‘나' 라는 존재의 근원은 창조주이다. 창조주의 섭리로 났고 창조주의 섭리로 살고 있다. 내가 살면서 이루어진 일체(내가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것조차)도 창조주의 … 더보기

[348] 새해 복(福) 많이 쌓으십시오

댓글 0 | 조회 1,478 | 2007.01.15
복은 누군가가 주는 것일까? 부유하여 아무런 부족함 없이 사는 사람이나 출세하여 명예를 가진 사람을 보고 세상에서는 복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 더보기

[347] 잘되고 못되는 것

댓글 0 | 조회 1,508 | 2006.12.22
옛날 중국 북방 변경(邊境)의 요새(要塞) 근처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인의 암말이 오랑캐의 땅으로 달아났다. 마을 사람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조금도… 더보기

[346] 흐르는 물

댓글 0 | 조회 1,448 | 2006.12.11
흐르는 물은 머물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시작도 끝도 생각하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빗방울 하나로 시작되었음 생각하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작은 도랑물이었음 생각… 더보기

[345] 큰 마음

댓글 0 | 조회 1,431 | 2006.11.27
큰 마음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다. 은혜로운 일이나 덕이 되고 이익이 되는 일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궂은 일이나 시련에 대해서 조차도 감사하는, 범사(凡事)… 더보기

[344] 참 행복(幸福)

댓글 0 | 조회 1,498 | 2006.11.13
얻고자 하는 것 얻었다고 행복해 지는 것은 아니다. 얻고 나면 얻고 싶은 것이 또 있어서 불만이고 얻고 나면 또 얻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얻어도 다 얻을 … 더보기

[343] 미물(微物)들의 지혜

댓글 0 | 조회 1,517 | 2006.10.24
금년 초 동남아시아에서 지각변동으로 대 재앙이 일어났을 때의 일이다. 태국의 유명한 바닷가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거닐던 코끼리가 갑자기 불안해서 어쩔 줄 모… 더보기

[342] 동양인이 보는 달, 서양인이 보는 달

댓글 0 | 조회 1,685 | 2006.10.09
동양인이 보는 달은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때로는 낭만적이다.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들이 달을 노래하였다.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은 술이 취하여 강물에 비친 달을 건지… 더보기

순리(順理)의 삶

댓글 0 | 조회 1,559 | 2006.09.11
순리의 삶은 조화(調和)의 삶이다. 원래 만상만물은 조화의 조건으로 났다(창조되었다).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다. 산이 있어 산새가 있고… 더보기

[339] 욕심(慾心)

댓글 0 | 조회 1,385 | 2006.08.22
신이 인간을 처음 창조했을 때에 인간은 욕심이 없었습니다. 배고프면 지천으로 열려있는 과일을 따먹고 배부르면 놀면서 쉬었습니다. 장래에 대비하여 먹을 것을 쌓아 … 더보기

[338] 참 행복(幸福)

댓글 0 | 조회 1,292 | 2006.08.22
<본지에서는 이번호부터 문홍순 마음수련회 이사의 「마음으로 읽는 이야기」를 연재한다. 필자는 교민 여러분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내면적 성찰을 통하여 인간과 삶… 더보기

[15] 우리딸 맞나

댓글 0 | 조회 4,668 | 2007.10.15
2002년 어느날인가 갑자기 아이비는 그 동안 미루어만 오던 우리의 숙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결혼 9년 일찍 가졌더라면 국민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을법한 우리… 더보기

[14.] 사이먼의 첫직장

댓글 0 | 조회 3,520 | 2007.04.13
11년전 처음 이민와서 줄곧 지금까지 사이먼과 친구 S씨 그리고 J씨네 가족은 그 흔한 다툼 한번 없이 친분을 잘 유지해 오고이다.어제는 J씨네 들렀다가 6년전 … 더보기

[13] 웰링토니아(WELLINGTONIA)

댓글 0 | 조회 4,636 | 2006.11.28
웰링턴으로 이사 *************** 그렇게 이런 저런일을 겪었던 Porirua에서의 생활을 뒤로하고 남편과 나는 차로 길어야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 … 더보기

[12] 뉴질랜드에서 도둑이라니(2편)

댓글 0 | 조회 4,347 | 2006.07.25
그날 저녁 10시쯤 창 아저씨네서 놀다 돌아와 현관문을 여는데 거실 바닥에 서랍과 옷장 깊숙히 있어야 할 우리의 물건들이 나와 하나하나 떨어져 있었다. 방안 침대… 더보기

[11] 뉴질랜드에서 도둑이라니(1편)

댓글 0 | 조회 3,744 | 2006.05.10
법정까지 다녀온뒤에 우리의 차는 사고 나기전보다 훨씬 깨끗하게 되었다. 그차를 몰고 다니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수리가 된차는 우리의 승리를 상징하… 더보기

[10] 사이먼 법정에 서다(2)

댓글 0 | 조회 3,880 | 2006.02.07
사이먼은 좋게 이야기를 시작하며 맥도날드에서 만나자고 했다. 물론 전혀 그사람을 의심하지 않는 말투로.. 허나 우리는 분명 그사람이 본인은 좋은 의도가 있더라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