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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서도 중무장’ 아내의 양말을 벗겨라

이윤수 0 703 2018.10.11 22:26

39세 K씨는 아내가 너무 차갑다고 호소한다. 1년 전 외도의 경험이 있는 그는 아내가 너무 차갑고 사무적이라 잠깐 한눈을 판 것으로 이야기하지만 아내의 냉담함 때문에 이혼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생각해 본적도 없다.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는 더 없이 성실하고 능력있는 아내이지만 집에서까지 완벽할 필요는 없을 텐데 하는 측은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살다보면 아내도 허점을 보이고 경계심을 풀 것이라 기대했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태도는 변함이 없고 자신은 여전히 불편하고 눈치를 보게 된다. 그가 정말 못 견디게 싫은 것은 아내가 발이 춥다는 핑계로 두꺼운 잠옷을 입고도 양말까지 신고 잠자리에 든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절제된 옷차림에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즐겨 입고 여름이 되어도 꼭 첫 단추까지 챙겨서 잠그고 다니는 아내인데 그런 것은 취향이라 생각하고 이해해 줄 수 있지만, 잠자리에 중무장을 하고 들어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영화에서 보듯이 부드러운 슬립 같은 야한 잠옷이나 란제리를 입고 들어와 직접 살을 맞닿고 싶은데 현실에서 실현이 안 되니 성적공상만 할 뿐이다. 

 

이런 거북함 이면에는 불균형한 내면적 인간관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상태나 이에 따른 대처반응이 확연히 다르겠지만, K씨의 아내와 같은 경우에 이로 인한 성적인 문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딱히 진료를 통해 치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이들의 진짜 문제는 부부사이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는 데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상처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들은 타인을 멀리하고, 또 이러한 고립 때문에 더욱 고독해지기도 한다. 그녀의 행동은 가장 자유스럽고 편해야할 잠자리에서 남편도 고통스럽게 하지만, 자신도 이완하지 못함으로서 쾌감과 행복감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K씨의 아내를 면담하던 중 어린시절 성추행의 경험을 알게 되었다. 동년배에 비해 발육이 빨랐던 그녀로서는 드러나는 가슴선이 스트레스였는데 학교 선생님이 은근히 가슴에 손을 닿는다던지 몸에 성기부위를 접촉해 비비는 기분 나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에 그녀는 남자들 뿐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런 식의 이미지를 투영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감정적인 억압이 있는 사람들은 감정이란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표출하기 시작하면, 일상생활에서 부부관계라는 개인적 생활로 돌아왔을 때 느끼던 이전의 불편감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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