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게 삼 개월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여유 있게 삼 개월

0 개 1,321 김준

“벌써 8월 말 이네요. 이제 슬슬 시험준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여유 있게 3개월이니까 뭐…”  

“늦었다..”
“네?”
“늦었다고…”
“에이.. 아무리… 다들 이 무렵에 시험준비 시작해요.. 그래도 점수만 잘 나오던걸요. 뭐..” 


“그래? 그런 학생들을 몇 명이나 알고 있지?  항상 평균치를 생각해야 하는 거지.. 하여간에 네가 여유있게  3개월 남았다고 생각하는한 이미 늦은 거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이해가 안 되요. 시간은 정확한 거고 누구에게나 공평한건데..”

 

 “그럼 정말 3개월 남았는지 한번 생각해 볼까?”
“ㅎㅎ 당연한 거지만 그래도 해보면 재미있겠는데요 ~. 한번 해 보죠 뭐. 3개월이 3개월이지…” 


“네가 생각하는 3개월은 앞으로 3개월간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의미로 한 말이지. 그렇지?”
“그렇죠~”

 

 “그럼 그 3개월을 시간으로 따져 봤을 때.. 한 달에 30 일 잡고 90일. 하루 24시간이니까 2160시간. 그럼 그 시간 동안 공부만 한다는 거야?”
“에이~ 선생님도..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요… ㅋㅋ ㅋ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학교도 가고.. 주말에 축구도 하고 그래야죠.. 그래도 한참 시간은 남을 거 같은데..” 

 

“좋아. 그럼 선생님이 계산해 볼께. 3개월을 주로 바꾸면 13주가 되지. 일주일은 5일간의 weekdays와 week end가 있으니 따로 생각해보자. 그럼 먼저 weekdays에 네가 하루 동안 시험 공부할 시간이 몇 시간인지 볼까? 아침에 학교 가서 3시까지는 학교에 묶여있어야 하고 집에 와서는 기본적으로 숙제 할 시간은 필요하겠지. 그럼 하루 8시간은 학교 공부에 사용하는 거야. 학교 숙제는 시험준비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게 현실이거든… 그리고 밥 먹는 시간 한번에 30분, 그리고 화장실 샤워 등의 시간 1시간 잡으면 2시간 반이구나. 네 또래 학생들은 하루 한번 정도 과외를 하거나 학원을 가니까 이동 시간 포함 2시간은 될 거고.. 여기까지 총 12시간 반이 지나갔네.”
“거 봐요.. 아직도 시험 준비할 시간은 꽤 된다니까요..” 

 

“아직 안 끝났지.. 하루에 자는 시간이 보통 7시간, 친구들하고 facebook, 카톡 하는 시간 한 시간, 등하교 한 시간까지 더하면 21시간 반이 되지.”
“음… 그렇네요….” 

 

“그럼 남은 시간을 다 공부에 투자한다고 치자.. 그럼 2시간 반인데 그 중 30분은 멍~ 하고 있다는 거 공부해 본 사람은 다 아는 거거든.. 그럼 네가 하루 동안 시험준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Weekdays에 하루 2 시간이라는 결론이지.”
“글쎄요.. 그렇게 따져보니 빡빡한것 같기도 한걸요. 하지만 그래도 Weekend가 있잖아요.” 

 

“그럴까?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weekend에는 스트레스를 푼다는 이유와 종교활동을 위해 오히려 공부를 더 안 한다는 거 알지? 하지만 좋아. 특별히 주말엔 평일의 두 배인 4시간씩 공부한다고 치자. 그럼 주말에 8시간이네. 그래서 결국 일주일에 18시간, 13주동안 234 시간을 시험준비로 확보할 수 있겠구나. 일수로 치면 10일이 채 안되네..”
“……….” 

 

“자.. 이제 그럼 적절한 시험준비를 위해 몇 시간이 필요한지 생각해 볼까? 올해 5과목을 봐야 하니까.. 기본적으로 지난 5년간의 기출문제는 한번씩 풀어봐야 하겠지? 우선 NCEA의 경우 한 과목당 평균 External Paper가 3개지. 과목당 시험시간은 3시간이고.. 그럼 지난 5년치의 기출문제를 풀어본다면 한 해 한 과목 문제 푸는데 3시간 들고 5과목이면 15시간이구나. 5년치 풀면 75시간이 필요하니까 아마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아직 멀었어. 풀어본 문제들 마킹을 해야 하니까. NCEA 마킹이 꽤 복잡한거 알지? 아무리 짧게 잡아도 최소 40시간은 마킹으로 필요할거야. 단어 하나하나를 체크해야  하니까.. 그리고 틀린 부분을 확인해서 Essay 형식으로 정리해 놓는데도 50시간은 필요해. 벌써 165시간이 날아갔어. 이제 남은 시간은 130시간도 안되네. 5일 남짓한 시간이야. 설마 기출문제만 풀어보고 시험 보러 갈건 아니지? 영어 에세이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 몇 번을 써 봐야 하는지 알 거야. 간단히 복습을 한다고 하면 한 과목당 평균 5 토픽이니까 25 토픽, 토픽당 4시간만 복습 한다 해도 (물론 턱도 없지만) 100시간. 이제 30시간 남았어. 만약 남은 3개월동안에 감기라도 걸려서 며칠 공부를 쉬게 되면 이 시간도 없어지는 거지.”
“휴우~” 

 

“한숨 쉬긴 일러.. 지금까지의 계산은 네가 한 해 동안 모든 과목을 성실히 공부했고 그래서 어느 한 부분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할 필요성이 없을 때를 가정한 거야. 만약 한 과목 한 챕터를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한다면 넌 어디선가 시간을 ‘창조’해야만 해. 그래도 이제 슬슬 시험준비 시작해보겠다는 말이 나오니?”

 

게으름은 인간의 본성중 하나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안정적이고 확실한 현재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미래의 사건에 발을 디디는 일을 최대한 늦추려 한다는거지요. 그러니 아무리 부지런해 보이는 사람도 어느 구석엔가 게으름의 요소를 포함할 수 밖에는 없을듯 합니다. 결국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감수해야 할 게으름의 분량이 있는 것일테고 우리의 아이들 또한 이런 보편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성인들도 이겨내기 어려운 게으름의 유혹을 아직 인격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우리의 아이들에게 요구한다는 것은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친 일이 아닐까 싶어 미안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운동코치가 선수가 안스러워 훈련을 느슨하게 한다면 코치로서의 자격이 없는것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축 쳐지고 피곤한 어깨가 안스러워 채근을 멈춘다면 이 또한 어른으로서의 자격이 의심스러울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고 있는 이상 어떻게든 시간을 아끼라며 닥달을 해야하고 게으름을 떨치라며 호통을 쳐야하는 현실은 우리 어른들이 짊어지고가야 할 아이러니가 아닌가 합니다.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더 혹독해져야 한다는 이율배반인 것이죠.

  

이제 연말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이 채 되질 않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아직도 시간이 진진하게 남은 양 이리저리 어울려 다니며 젊음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아마도 이미 불안해진 마음을 애써 눌러가며 최대한 시험준비의 첫날을 미루고 미루는 적극적 게으름의 나날을 살고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해동안 자신이 공부에 게을렀다는 현실을 재확인하는 것이 달가울리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시라도 빨리 책상앞에 들어붙기를 부탁합니다. 그것만 이 지난 시간의 나태함을 최대한 복구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은 3개월, 아니 234시간을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활용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 준 원장 JMK 과학전문학원 021-314-432 jmkeduconsult@gmail.com

 

6365993fa4f569b32395b4879416d8fc_1535092256_8198.jpg
 

비만(肥滿) 이야기

댓글 0 | 조회 477 | 2023.12.19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올 한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선정하는 ‘올해의 혁신’에 장(腸)에서 분비되는 인슐린(insulin)분비 조절 호…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571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연장된 워크비자 기간 및 시행 기간 변경에 대한 업데이트

댓글 0 | 조회 951 | 2023.12.13
2023년 11월 27일부로 자격 인증 고용주 근로비자 (AEWV)는 중간 시급(median wage) 이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워크비자 기간이 3년에서 … 더보기

하동

댓글 0 | 조회 378 | 2023.12.13
시인 이 시영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같아. 화개장터 넘어 악양면 평사리나 아, 거기 우리 착한 남준이가 살지. 어쩌다 전화 걸면 주인은 없고 흘러 나오던 목소리.… 더보기

무릎 통증 없이 하체 운동하는 법

댓글 0 | 조회 685 | 2023.12.13
만성 무릎 통증으로 고생중이신가요?하체운동 혹은 걷기, 달리기 등 다리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무릎이 자주 아프신가요?오래 앉아 일하고 나면 골… 더보기

선한 마음 사이로도 차별이 샐 수 있다

댓글 0 | 조회 388 | 2023.12.13
▲ 단편 영화 ‘빠마’의 한 장면으로 방글라데시에서 농촌으로 시집 온 니샤의 일상을 통해 우리 농촌에 사는 이주여성에게 부과된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한글교실에서…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과 전화상담

댓글 0 | 조회 261 | 2023.12.13
기술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대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방법이 희망적이고 편리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보기

지금 인도는 K-불교에 ‘Holic 중’

댓글 0 | 조회 371 | 2023.12.13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교류행사 참관기인도는 한국에게 멀지만 가까운 나라다. 비행기로만 6시간 이상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한국인에게 인도는 부처… 더보기

갑자기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나요?

댓글 0 | 조회 442 | 2023.12.12
누구든 중요한 시험을 치거나 면접 또는 검사를 받을 때면 긴장되고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긴장감이나 불안감이 심해지면 갑자기 어지럽거나 뒷목이 뻐근하고 심장… 더보기

대한민국 소멸(Disappearing)?

댓글 0 | 조회 422 | 2023.12.12
국내에 거주하는 주민등록 인구는 2019년 518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하여 지난해 5144만명으로 전년(2021년)보다 20만명(0.4%) 줄었다.… 더보기

영주권 받고 2년 되가는 우리는

댓글 0 | 조회 2,905 | 2023.12.12
돌이켜보면, 무척 감격스러운 승인소식이었지요. 비록 여권에 라벨로 딱 붙어 나오는 영주권은 아니었더라도 믿어지지 않았던 영주권 승인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귀하… 더보기

12월

댓글 0 | 조회 377 | 2023.12.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그냥 설레고순수함이라고 말하려다가한 해가 저물기에 엄숙해집니다첫째목동 역을 맡아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러 가세어색하게 외치던 유년의 성극성탄을… 더보기

단전호흡이란?

댓글 0 | 조회 365 | 2023.12.12
단전호흡이란 정확히 배꼽 아래 단전으로 호흡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곳에서 명상을 배우신 분들 중에서 더러 흉식호흡이나 복식호흡을 하는 분이 계신데, 그렇게 하… 더보기

환갑을 맞은 라면

댓글 0 | 조회 535 | 2023.12.12
우리나라의 라면 역사가 오래된 줄은 알았지만 알아보니 정확히 올해로 환갑이란다. 그러니까 1963년 9월 15일에 삼양식품에서 라면을 출시했다. 북한에서는 라면(… 더보기

김치의 날

댓글 0 | 조회 374 | 2023.12.08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11월 27일 열렸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흰색 가운에 앞치마를 입고 두건… 더보기

‘전쟁의 해’ 2023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댓글 0 | 조회 380 | 2023.11.29
▲ 지난 5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조명탄이 빛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2023년이 이제 저물어간다. 2023년은 깊어져 가는… 더보기

홍수 비해가 걱정이시라면, 섭소일 드레인 작업을 추천합니다

댓글 0 | 조회 713 | 2023.11.29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요즘은 비가 너무 자주 내립니다.작년 이후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집… 더보기

5년 워크비자 시대의 우리는

댓글 0 | 조회 1,800 | 2023.11.29
고용주인증 워크비자법의 일부 조항들이 지난 11월 27일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한 번 신청으로 인해 단번에 최장 5년의 비자가 주어지는 시스템… 더보기

우화의 강

댓글 0 | 조회 230 | 2023.11.29
시인 마 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친구의 웃음소리… 더보기

종에 비천상을 새긴 마음

댓글 0 | 조회 226 | 2023.11.29
오대산 상원사 동종 비천상종에 비천상을 새겨 넣은 것도 슬프다.슬픈 것도 감정이다.모든 감정이 나타났다 사라지도록 놔둔다.종소리, 여향, 정적…‘혼의불서하’든 ‘… 더보기

이익과 손실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320 | 2023.11.28
이익과 손실이란 무엇인가요?귀하의 이익과 손실 명세서는 일반적으로 ‘P&L’ 로 불립니다. 이는 때로 귀하의 소득 명세서 또는 수익 명세서로도 불립니다.귀… 더보기

호흡으로 암이 나을 수 있는가?

댓글 0 | 조회 281 | 2023.11.28
단전호흡을 하면 암이 나을 수 있는가? 묻는 분이 계시더군요. 그런데 우리 호흡으로 병이 낫는가 안 낫는가는 논의를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왜냐 하면 그 병이 어… 더보기

SNS 게시글로 인한 해고

댓글 0 | 조회 1,837 | 2023.11.28
일반적으로 피고용인이 퇴근 후에 하는 행동은 원칙적으로 사생활의 영역에 속하기에 고용주가 이를 문제 삼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근무시간 외의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 더보기

스마트폰, 여름방학

댓글 0 | 조회 370 | 2023.11.28
‘더 늦기 전에 이 미친짓을 그만둬라.’마치 머리에 띠를 두르고 불끈 쥔 두 주먹을 휘두르며 한 목소리로 외쳐대는 구호에나 딱 어울릴듯한 위의 문장은 사실 한 동… 더보기

집콕! 집순이들을 위한 초간단 스트레칭 루틴 (침대에서 가능)

댓글 0 | 조회 626 | 2023.11.28
날씨가 추워지거나 흐리면 자연스레 몸도 웅크려지기 마련인데요, 특히 바쁜 하루 일과를 끝낸 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침대에 쏙 들어가 있거나 특별한 일이 없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