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잘난 당신, 초라한 나, 그리고 상처

0 개 1,621 김임수

‘제 주변에는 왜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 옆에 있으면 주눅이 들고 초라한 내 자신에게도 화가 나요!!’ 

 

독자분들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로 나뉠 것이다. 공감하거나. 뜨끔하거나. 혹시, 내가 주변 사람에게 염장질의 도화선이 된 것은 아닐까. 진심으로 반성해 볼지어다. 

 

일상을 살면서 친한 사람들과의 즐겁고 행복한 대화가 ‘자기자랑’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극단적인 허세의 자기 자랑이 아니라면 자존감을 살짝 높여주는 ‘자뻑’의 최면효과 정도는 애교로 받아줄 수 있지 않을까. 이 마저도 없다면 인간관계가 얼마나 밋밋할까.  

 

하지만, 소위 이민생활의 ‘자랑 삼종세트’(자식자랑, 남편 혹은 아내 자랑, 돈자랑)의 융단폭격과 함께 상대방을 은근히 무시하는 태도까지 곁들여지면 아무리 고매한 인격의 내공 높으신 분들도 이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자뻑’이 병적수준에 이르러 상대방의 감정을 전혀 이해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인격장애가 된 상태를 자기성애 (Narcissism)이라고 한다. 나르시지즘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신화의 나르키소스에서 유래된 말인데, 외모나 능력 등에 있어서, 자신이 제일 잘났다고 여기는 증상이다. 

 

우리는 생활속에서 소위 잘난(척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앞에서 말씀드린 애교수준의 자기과시자도 있고, 세련되게 포장한 우쭐한 자기만족형도 있으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병적 자기성애자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식별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인데, 당신의 몸과 마음이 본능적으로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집착적인 자기애에 사로잡혀 대화를 끊임없이 자기 의도대로 조종하여 상대방을 지배하려 한다. 그래서, 그들과 한 두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후에는 피곤함과 불쾌함, 심지어는 분노의 감정마저 몰려오기 마련이다.  

 

자기성애자들은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이 공감능력을 영어로 Empathy라고 하는데, 이것이 병적 자기 성애자를 규정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겠지만, 어디 인간관계가 항상 내 마음대로 되었던가? 

 

그렇다면, 열등감과 수치심을 안고 살아가는 초라한(?) 우리들은 잘난(척 하는) 그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자신의 감정흐름을 잘 돌이켜보고, 그들로 받는 상처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일상 생활속에 만나는 자기성애자를 세가지 유형으로 나눠 보았다. 간단하게 대응방식을 살펴보자.   

 

‘내가 다 알아’형: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줄 인내심과 배려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열심히 경청은 하되 그들의 지식에서 유익한 것을 찾아 취사선택한다는 입장을 유지하자. 

 

절대로, 그들이 주도권을 쥐게 해서는 안된다.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위축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형: 늘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며, 언어폭력도 불사하며 분노조절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맞대응을 해서는 안된다. 대화의 톤과 눈맞춤을 편안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상대방에게 내가 위협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심리적 무장해제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냉소형: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말을 무기로 끊임없이 상대를 자극한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자기성애와 열등감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서로의 영역(boundary)를 확인해 주고, 긍정적인 말이나 행동을 보였을 때 격려와 칭찬을 하여 보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유형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에서 공통된 숙제는 서로의 영역 (personal boundary)을 어떻게 존중하며 유지할 것인가, 상대방과 내가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당신의 주장에 공감을 하지만 당신의 삶과 나의 삶은 완전히 다르며, 나는 나의 삶을 행복하고 충실하게 살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고 안전하게 전달하자. 

 

당신의 존엄성과 자존감을 지키는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도무지 잘 난 구석이 하나도 없더라도, 나는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임을 잊지 말자. 자신의 자존감을 키움으로써 상대방의 자기과시적 허세와 독설에 여유있게 대처해 나가자. 

 

고맙게도 초라한 우리들은 그들이 가지지 못한 바다와 같은 이해와 사랑,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5ecf8e96bfa9c0555d7b0b4a7a6f202a_1534924018_7036.jpg


기계고객의 시대

댓글 0 | 조회 329 | 2024.01.16
전 세계의 90개국 이상의 기업에 컨설팅을 하는 가트너(Gartner)사는 85개의 지점에 거의 2만명 가까운 직원을 두고 있다. 직원의 대부분이 똑똑이들이라 브… 더보기

비빔밥 이야기

댓글 0 | 조회 529 | 2024.01.12
창립 25주년을 맞은 구글(Google)이 지난 12월 11일 ‘올해의 검색어’를 발표했다. 올해 전 세계인들이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레시피(recipe, … 더보기

'2024 학년도 한국대학 입시 결과'

댓글 0 | 조회 2,240 | 2024.01.04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코로나 19 비상사태를 선언한지 3년 4개월만인 2023년 5월 초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해제를 발표했다. New Normal 시대에 접어… 더보기

국민당 정부 고용법 개정

댓글 0 | 조회 1,240 | 2023.12.23
지난 칼럼에서는 국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큰 고용법 개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국민당 주도 정부가 출범하면서 많은 변화… 더보기

전신 군살 빼는 10분 전신운동

댓글 0 | 조회 544 | 2023.12.23
최근 gym에서 운동을 시작한 저희 큰 딸이 이런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엄마! 대부분 사람들이 운동 전후에 간단한 스트레칭도 안하고 그냥 운동만 해..… 더보기

휴가 동안 소규모 비즈니스의 현금 흐름

댓글 0 | 조회 650 | 2023.12.23
올해에는 사업에서 휴가를 즐길 계획이신가요?올해 이 시기는 소규모 비즈니스에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출은 계속되고 채권자들이 휴가에 들어가면 현금 흐름이 타격을… 더보기

기왕 이렇게 된 것

댓글 0 | 조회 573 | 2023.12.2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지글지글 끓는 날에더워진 논물 담은 논두렁에서올챙이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들여다 봤어야 했다반나절 걸려서 찾아간 양구스물 다섯 살짜리 군인이 … 더보기

흔적의 역사(歷史), 미룰 수 없는 전법(傳法)

댓글 0 | 조회 338 | 2023.12.23
경주 남산 삼릉 ~ 금오봉 순례경주 남산이 불국토(佛國土)인 것은,경주가 불국토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그래서 신라의 왕들은 남산에 묻히기를 원했을지 … 더보기

그의 끝나지 않은 사랑

댓글 0 | 조회 578 | 2023.12.22
그의 아내는 장난끼 많은 남편 곁에서 늘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어릿광대처럼 아무에게나 장난을 걸어도 깔깔거리고 웃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지없이 행… 더보기

한해를 되비추는 예술의 힘

댓글 0 | 조회 367 | 2023.12.22
▲ 영화 ‘괴물’. 미디어캐슬 제공12월의 첫 주말, 저녁 산책을 하며 한해를 되돌아보니 무엇보다 대립과 증오로 넘친 1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지구촌 두곳… 더보기

단전은 기운의 저수지

댓글 0 | 조회 314 | 2023.12.22
단전은 저수지입니다. 항상 어딘가로부터 모이는 곳이 저수지잖아요? 단전도 기운의 저수지이기 때문에 배를 들락날락 안 해도 그냥 기운이 모입니다. 다 열리면 피부나… 더보기

감 잡았다, 고용주 인증 워크비자(AEWV)

댓글 0 | 조회 1,622 | 2023.12.21
뉴질랜드에서 일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합법적인” 비자상태를 득한 후에 가능한 일이 “합법적인 노동”이지요. 노동(근… 더보기

행복해진다는 것

댓글 0 | 조회 563 | 2023.12.21
시인 헤르만 헤세인생에 주어진 의무는다른 아무것도 없다네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그런데도그 온갖 도덕온갖 계명을 갖고서도사람… 더보기

여름철 건강을 잘 지키는 요령

댓글 0 | 조회 372 | 2023.12.21
여름을 준비하시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이번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립니다.크리스마스 전의사, 의료 기관 또는 약국의 영업시간이 변경… 더보기

비만(肥滿) 이야기

댓글 0 | 조회 502 | 2023.12.19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올 한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선정하는 ‘올해의 혁신’에 장(腸)에서 분비되는 인슐린(insulin)분비 조절 호…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599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연장된 워크비자 기간 및 시행 기간 변경에 대한 업데이트

댓글 0 | 조회 999 | 2023.12.13
2023년 11월 27일부로 자격 인증 고용주 근로비자 (AEWV)는 중간 시급(median wage) 이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워크비자 기간이 3년에서 … 더보기

하동

댓글 0 | 조회 399 | 2023.12.13
시인 이 시영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같아. 화개장터 넘어 악양면 평사리나 아, 거기 우리 착한 남준이가 살지. 어쩌다 전화 걸면 주인은 없고 흘러 나오던 목소리.… 더보기

무릎 통증 없이 하체 운동하는 법

댓글 0 | 조회 714 | 2023.12.13
만성 무릎 통증으로 고생중이신가요?하체운동 혹은 걷기, 달리기 등 다리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무릎이 자주 아프신가요?오래 앉아 일하고 나면 골… 더보기

선한 마음 사이로도 차별이 샐 수 있다

댓글 0 | 조회 420 | 2023.12.13
▲ 단편 영화 ‘빠마’의 한 장면으로 방글라데시에서 농촌으로 시집 온 니샤의 일상을 통해 우리 농촌에 사는 이주여성에게 부과된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한글교실에서…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과 전화상담

댓글 0 | 조회 300 | 2023.12.13
기술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대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방법이 희망적이고 편리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보기

지금 인도는 K-불교에 ‘Holic 중’

댓글 0 | 조회 398 | 2023.12.13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교류행사 참관기인도는 한국에게 멀지만 가까운 나라다. 비행기로만 6시간 이상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한국인에게 인도는 부처… 더보기

갑자기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나요?

댓글 0 | 조회 461 | 2023.12.12
누구든 중요한 시험을 치거나 면접 또는 검사를 받을 때면 긴장되고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긴장감이나 불안감이 심해지면 갑자기 어지럽거나 뒷목이 뻐근하고 심장… 더보기

대한민국 소멸(Disappearing)?

댓글 0 | 조회 444 | 2023.12.12
국내에 거주하는 주민등록 인구는 2019년 518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하여 지난해 5144만명으로 전년(2021년)보다 20만명(0.4%) 줄었다.… 더보기

영주권 받고 2년 되가는 우리는

댓글 0 | 조회 3,055 | 2023.12.12
돌이켜보면, 무척 감격스러운 승인소식이었지요. 비록 여권에 라벨로 딱 붙어 나오는 영주권은 아니었더라도 믿어지지 않았던 영주권 승인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귀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