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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인(百歲人) 이야기

박명윤 0 263 2018.08.18 15:38

백세인(百歲人, Centenarian)이란 100년 이상 생존한 사람을 말한다. 미국의 노년학연구그룹(Gerontology Research Group)은 현대적 관점에서 가장 장수했거나 오래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목록을 관리하는 단체다. 이 그룹의 기록에 따르면 근대적인 문서로 증명 가능한 최장수 기록 보유자는 프랑스의 잔 칼망(Jeanne Calment, 1875-1997) 할머니로 122년 164일을 생존했으며, 114세에 영화(Vincent and Me)에 출연해 사상 최고령(最高齡) 배우로도 기록되어 있다. 가장 오랜 산 남성은 일본의 기무라 지로에몬(木村次朗右衛門, 1897-2013)으로 116년 54일 생존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박상철 교수팀 조사에서 최애기 할머니가 110년(1895-2005)을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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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소설과 영화에 이어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이 소설은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Jonas Jonasson, 1961년生)이 2009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기자와 PD로 오랜 세월 일한 작가의 늦깎이 데뷔작인 이 소설 한 편으로 유럽 서점가를 강타하여 인구 900만의 스웨덴(Sweden)에서 100만부, 전 세계에서 1000만부 이상 팔리며 ‘100세 노인 현상’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에 출간되어 70만 부 넘게 팔렸다. 

 

이 소설은 2013년에는 모험ㆍ코미디 영화(감독 플렉스 할그렌)로 제작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 6월에 상영했다. 그리고 연극(지이선 작가, 김태형 연출)으로 9월 2일까지 대학로 200여석 소극장인 자유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배우 5명이 쉴 새 없이 이름표를 바꿔 붙이고 소품 150여 개를 활용해 소설 속 등장인물 60여 명과 고양이ㆍ개ㆍ코끼리까지 변신을 거듭한다. 약 155분의 러닝타임 중 대략 1인 11역쯤 되는 셈이다.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The 100 year old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ed)>의 첫머리는 “2005년 5월 2일 월요일”로 시작된다. 이 날은 소설의 주인공 <알란 칼손>의 100회 생일을 축하는 파티가 양로원(養老院) 라운지에서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며, 시장(市長)도 초대되었다. 그러나 파티 한 시간 전에 <알란>은 밤색 재킷과 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양로원 1층 자기 방 창문을 열고 아래 화단으로 뛰어내려 양로원을 탈출한다. 

 

양로원을 탈출한 <알란>은 버스터미널에서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훔치며 일어나는 황당한 에피소드와 과거 100년 동안 의도치 않게 근현대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겪어 온 모험들이 교차된다. <알란>이 경찰의 추적을 받으며 도피 과정에서 겪는 모험과 쌍을 이루는 소설의 다른 한 축은 그가 살아온 100년의 이야기이다. 즉, 소설은 100번째 생일 파티를 피해 도망치는 현재에서 시작되는 사건과 지난 100년간 살아온 인생 역경, 이 두 줄기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폭약회사에 취직한 <알란>은 다이너마이트 전문 기술 덕에 스웨덴 시골뜨기로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인생을 살게 된다. 고향을 떠난 <알란>은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Francisco Franco, 1892-1975) 장군의 목숨을 구하는가 하면, 미국 과학자들에게 핵폭탄 제조의 결정적 단서를 주고 트루먼(Harry Truman, 1884-1972) 대통령의 과학 분야 멘토(mentor)로 활동했으며,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의 아내를 위기에서 건져 내고, 스탈린(Iosif Stalin, 1879-1953)에게 밉보여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로 노역(勞役)을 갔다가 수용소를 탈출해 북한에서 김일성(金日成, 1912-1994)과 어린 김정일(金正日, 1942-2011)을 만나기고 한다. <알란>은 모택동의 도움으로 위험을 벗어나 발리에서 생활을 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전쟁과 냉전으로 전 세계가 양분되었던 20세기, <알란>은 세계사의 다양한 격변에 휘말리는 와중에도 이념과 체제, 사회적 통념이나 평가 등 기존의 가치관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100년을 살면서 기상천외(奇想天外)한 해프닝은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는 동시에 인생의 마지막 100세에 또 다시 양로원 창문을 넘는 용기로 독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Things are what they are and will be what they will be.)”라고 말하는 <알란>은 엄청난 사건과 고난이 끝없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유의지를 무엇이 억누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사그라들지 않는 불 꽃 같은 노인의 유쾌하고 기상천외 인생 여행을 통해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20세기를 지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편된 이 시대를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00세 시대’를 맞아 백세인은 요양원, 요양병원의 병상에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필자의 집안에는 아직 100세인은 없으나 장인어른(이종항 국민대 명예교수)이 작년에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연세대학교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100세 어르신(김옥라 장로, 신학박사) 한 분을 맞았으며, 지팡이 없이 걸어서 예배당에 들어오신다. 최근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백세인은 총 18,340명(남자 4,193명, 여자 14,147명)이며, 서울에 5,681명이 거주하고 있다. 

 

백세인 건강관리를 위하여 다음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종 영양소들이 균형을 맞추는 식생활을 한다. ▲가장 효과적인 운동인 걷기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하여 양질의 수면(睡眠)을 취한다. ▲명상, 요가, 근육이완법,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가므로 다른 사람들과 교분(交分)을 통하여 외로움에 대비한다. ▲활기찬 노년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활동을 한다. 

 

최근 국내 대형 식품기업들이 ‘고령친화식품’에 관심을 가지고 고령자가 먹기 편하게 가공한 식품을 개발하여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CJ제일제당은 케어푸드(care food)를 건강상의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차세대 가정간편식을 출시하고 있다. <부드러운 불고기덮밥> <구수한 강된장비빕밥> 등 덮밥, 비빔밥 등 5종을 개발했으며, 연내 추가로 9종을 만들어 모두 14종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풀무원 계열의 푸드머스는 지난해 5월 노인 간호전문기업 롱라이프그린케어와 ‘고령자 식생활 개선 및 급식서비스 표준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고령자를 위한 표준화된 급식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국내 고령친화식품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으로 증증했으며,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 이상을 고령사회(aged society), 그리고 그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 또는 후기고령사회(post-aged society)라고 한다. 우리나라 통계청은 당초 2018년에 고령사회를, 2026년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1년 빠르게 2017년에 총인구 5천175만3천820명 중 65세 이상이 전체의 14.02%인 725만7천288명을 기록하여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로 들어선 지 17년 만의 일이다. 이에 우리사회의 빠르게 진행되는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2016년 기준 한국인 기대수명은 82.4세로 OECD 평균보다 4.5세 높다. 

 

일본의 노인 재활병원은 대개 집과 비슷한 형태의 시설이 있다. 퇴원하기 전에 환자가 하루 동안 지내게 한다. 환자가 장애가 있거나 신체 기능이 떨어진 경우, 퇴원 후 집에서 지낼 때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한다. 즉 집에서 일상생활을 꾸러 갈 수 있도록 훈련을 하는 것이다. 고령 사회에서 노인이 혼자 살아가는 데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이를 의료가 보완해 주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이한 사람들은 과거 세대와 달리 직장에서 퇴직을 해도 다시 일해야 하는 새로운(新) 인류, 네오 사피엔스(neo-sapiens)가 되고 있다. 즉, 정년을 채우고 퇴직해도 생활비를 마련하거나 소일거리를 위해 다시 일을 한다. 그러나 기존 지식, 학력 등은 별로 쓸모가 없으므로 스스로 자기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연세대학 김형석 명예교수는 1920년생으로 98세이지만 요즘도 조선일보 ‘土日 섹션’에 <김형석의 100세 일기> 연재, 초청강연 등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18년 두란노 발간 저서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에서 ‘사랑’을 베푸는 생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선하고 아름다움의 불씨를 지켜내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선하고 아름다운 삶에 대한 동경이 있으며, 단 한번뿐인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기를 원한다. 이에 노년이 될 수록 ‘사랑’ 받기를 기다리는 인생이 아니라, 열심히 사랑하며 사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100세 생일파티는 양로원이 아니라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화목하게 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에 유념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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