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장수 이야기들
아기장수 이야기는 광포설화인 만큼 여러 가지의 각편들이 전국에 걸쳐 나타난다. 그러나 큰 줄기는 두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날개 달린 아기장수의 탄생담으로 부모가 자신들에게 미칠 피해 때문에 아기를 죽인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래가 없이 윗몸만 가지고 태어난 아기장수가 바위 속에 숨어 나라를 구하기 위한 때를 기다리다가 어머니의 고발로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산외면 아기장수와 용바위
옛날 산외면 용바우라는 곳에 용마가 났는데 희실 백장군이 났다고도 한다.
어느 날 한 부인이 아이를 낳고도 살림이 몹시 가난하여 방아품을 하러 다녔다. 아기가 태어난 지 삼 칠일이 되던 날 부인은 방아품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이가 방에 없었다. 이상한 일이라고 여겨 찾아보니 천장에 떡 붙어 있는 것이었다. 장군이 될 아이는 날 때부터 행동이 달랐던 것이다.
남편은 재주 있는 아기가 있다는 것을 관가에서 알게 되면 부모가 욕을 당할 것이므로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부부는 기름틀에 아이를 잡아넣은 후 돌을 싣고 나락 한 섬을 실었다.
하지만 아이가 힘이 세서 두 섬을 실어도 헐렁헐렁 뛰며 기름틀이 그냥 끄덕끄덕했다. 결국 세 섬을 싣고서야 벌벌 떨더니 그 길로 죽어버렸다.
아이가 죽고 나니 원통하여 용바위가 쩍 갈라졌고 용마가 나와 공중으로 날아 빙 돌더니 보탕들이라는 소(沼)에 빠져 죽었다. 지금도 비가 오려고 하면 그 바위에 벌건 피 흔적이 나타난다.
어린 장수를 죽이자 용마(龍馬)도 죽은 용수골
용수골에 대한 유래담이다. 적성(赤城), 하진(下津)에 가면 투구봉이라는 산이 있는데 생김새가 꼭 투구같이 생기고 장수가 난다 하여 투봉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장씨(張氏) 문중에 아이가 태어났는데 방금 낳은 어린아이가 힘이 너무 세서 장수였다. 당시에는 장수가 나면 역적이 났다고 하여 죽여야 했다. 사실 처음부터 죽이고자 한 것은 아니었으나 외출에서 돌아와 보면 아기가 선반에 올라앉아 있곤 하여 죽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맷돌짝을 갖다 아이를 눌러 죽이려고 했으나 아이가 맷돌짝을 벗어놓고 죽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더 큰 맷돌로 짓눌러 죽게 했다.
현재 용석골이라는 데가 바로 용마가 났다는 자리로, 지금도 그 물이 시퍼렇고 굉장히 깊다. 거기에서 용마(龍馬)가 나와 소리를 지르며 사흘 동안 울었다고 한다. 결국 이놈이 울다가 지쳐 죽었고 그래서 용마가 난다고 전해지게 되었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