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말과 행동, 무엇이 더 중요할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치유의 말과 행동, 무엇이 더 중요할까?

0 개 1,766 새움터

오랫동안 상담 일을 해 왔다. 심리 상담이나 치료를 직업으로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묻는 게 있다. “어떻게 듣기만 해요?”또는 “무척 힘드시죠?”등이다. 그들은 내가 듣고 주기만 하는 줄로 알고 있다. 

 

그들이 상상하는 것과 달리 상담실 안에서는 여러 일이 일어난다. 나는 듣고 조언을 주는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피상담자들이 나의 상처를 달래주는 경우도 많다.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나의 상황을 알고 있다는 듯이 따스한 말을 건네기도 한다. 때로는 그들에게서 배우기도 한다.

 

피상담자의 말을 잘 들어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가다 그들에게 상담 중에 무엇이 도움이 되었나 물어본다.

 

내 딴에는 현재 유행하는 이론이나 유명한 사람의 말을 전하면 그들이 좋아하고 기억할 줄 알았다. 실망스럽게도 대부분의 피상담자는 한두 달은 제쳐놓고 한두 주 전의 내용도 기억을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상담을 하면서 느꼈던 나의 일관성있는 태도가 제일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일년 전의 만난 피상담자가 생각난다. 그는 감기 때문에 상담을 취소하려고 했는데, 나는 그냥 오라고 했다. 그는 상담 관계를 끝마칠 즈음 가장 감동받았던 순간이 상담을 취소하지 말고 오라고 했을 때였다 한다. 감염 때문에 상담시간을 줄이거나 취소하는 세상에서 나의 제안이 너무 가슴 에 와 닿는다고 고마워했다. 어떤 피상담자는 상담 중에 생일 축하한다고 했을 때 너무 고마웠다고 시간이 지나 나에게 전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이해하려고 하는 태도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외로울 때 거부하지 않고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 상처를 치유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었나 보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따지고 보면 현명한 말보다도 따스한 행동이 관계를 맺는데 또는 아픔을 달래는 데 더 강한 영향을 남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피상담자를 있는 그대로 보는 데 실패한 경우도 있다. 10년도 지난 일이 생각난다. 한 남자가 과거에 저지른 일을 고백했다. 피해자가 당했을 고통을 상상하며 얼굴을 찌푸렸나 보다. 그 순간 그는 하던 얘기를 멈추면서 나한테 “Are you judging me?”라고 묻는다. “당신 잣대로 나를 재는 겁니까?”라고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들켜서 그랬는지 침을 꼴깍 삼켰다. 그의 차가운 얼굴을 보며 몇 번씩이나 아니라고 얘기했다. 그 후로는 그를 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내가 하는 일에 종종 만족을 느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예전에 만났던 피상담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들은 내가 힘들 때 같이 있어 주었고 믿고 따라왔다. 그러한 그들의 존재가 내가 과거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아름다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도와줬다고 믿는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피상담자들과 인생이란 여정의 동반자로서 계속 주고받는 관계를 발전시킬 생각이다. 물론 상담실 안에서 국한하겠지만 말이다. 잘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은 과거의 상처로부터 치유의 길로 들어서게 하고 온전한 사람으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치유의 말과 행동, 무엇이 더 중요할까? 말과 행동이 일치하면 좋겠지만 내가 보여주는 행동에 최소한의 신경은 써야겠다.

 

■ 새움터 회원: 정인화(심리 상담사 / 심리 치료사)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단체입니다.


207303d79dd1dda0bec3fb1e27d808b5_1531260755_1971.jpg

감 잡았다, 고용주 인증 워크비자(AEWV)

댓글 0 | 조회 1,653 | 2023.12.21
뉴질랜드에서 일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합법적인” 비자상태를 득한 후에 가능한 일이 “합법적인 노동”이지요. 노동(근… 더보기

행복해진다는 것

댓글 0 | 조회 574 | 2023.12.21
시인 헤르만 헤세인생에 주어진 의무는다른 아무것도 없다네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왔지그런데도그 온갖 도덕온갖 계명을 갖고서도사람… 더보기

여름철 건강을 잘 지키는 요령

댓글 0 | 조회 382 | 2023.12.21
여름을 준비하시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이번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립니다.크리스마스 전의사, 의료 기관 또는 약국의 영업시간이 변경… 더보기

비만(肥滿) 이야기

댓글 0 | 조회 512 | 2023.12.19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올 한 해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로 선정하는 ‘올해의 혁신’에 장(腸)에서 분비되는 인슐린(insulin)분비 조절 호…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618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연장된 워크비자 기간 및 시행 기간 변경에 대한 업데이트

댓글 0 | 조회 1,015 | 2023.12.13
2023년 11월 27일부로 자격 인증 고용주 근로비자 (AEWV)는 중간 시급(median wage) 이상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워크비자 기간이 3년에서 … 더보기

하동

댓글 0 | 조회 406 | 2023.12.13
시인 이 시영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같아. 화개장터 넘어 악양면 평사리나 아, 거기 우리 착한 남준이가 살지. 어쩌다 전화 걸면 주인은 없고 흘러 나오던 목소리.… 더보기

무릎 통증 없이 하체 운동하는 법

댓글 0 | 조회 719 | 2023.12.13
만성 무릎 통증으로 고생중이신가요?하체운동 혹은 걷기, 달리기 등 다리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무릎이 자주 아프신가요?오래 앉아 일하고 나면 골… 더보기

선한 마음 사이로도 차별이 샐 수 있다

댓글 0 | 조회 430 | 2023.12.13
▲ 단편 영화 ‘빠마’의 한 장면으로 방글라데시에서 농촌으로 시집 온 니샤의 일상을 통해 우리 농촌에 사는 이주여성에게 부과된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한글교실에서… 더보기

디지털 시대의 온라인과 전화상담

댓글 0 | 조회 307 | 2023.12.13
기술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대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해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방법이 희망적이고 편리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더보기

지금 인도는 K-불교에 ‘Holic 중’

댓글 0 | 조회 409 | 2023.12.13
한국-인도 수교 50주년 교류행사 참관기인도는 한국에게 멀지만 가까운 나라다. 비행기로만 6시간 이상을 날아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한국인에게 인도는 부처… 더보기

갑자기 호흡이 곤란하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나요?

댓글 0 | 조회 465 | 2023.12.12
누구든 중요한 시험을 치거나 면접 또는 검사를 받을 때면 긴장되고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긴장감이나 불안감이 심해지면 갑자기 어지럽거나 뒷목이 뻐근하고 심장… 더보기

대한민국 소멸(Disappearing)?

댓글 0 | 조회 452 | 2023.12.12
국내에 거주하는 주민등록 인구는 2019년 518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하여 지난해 5144만명으로 전년(2021년)보다 20만명(0.4%) 줄었다.… 더보기

영주권 받고 2년 되가는 우리는

댓글 0 | 조회 3,115 | 2023.12.12
돌이켜보면, 무척 감격스러운 승인소식이었지요. 비록 여권에 라벨로 딱 붙어 나오는 영주권은 아니었더라도 믿어지지 않았던 영주권 승인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러, 귀하… 더보기

12월

댓글 0 | 조회 403 | 2023.12.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그냥 설레고순수함이라고 말하려다가한 해가 저물기에 엄숙해집니다첫째목동 역을 맡아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러 가세어색하게 외치던 유년의 성극성탄을… 더보기

단전호흡이란?

댓글 0 | 조회 403 | 2023.12.12
단전호흡이란 정확히 배꼽 아래 단전으로 호흡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곳에서 명상을 배우신 분들 중에서 더러 흉식호흡이나 복식호흡을 하는 분이 계신데, 그렇게 하… 더보기

환갑을 맞은 라면

댓글 0 | 조회 576 | 2023.12.12
우리나라의 라면 역사가 오래된 줄은 알았지만 알아보니 정확히 올해로 환갑이란다. 그러니까 1963년 9월 15일에 삼양식품에서 라면을 출시했다. 북한에서는 라면(… 더보기

김치의 날

댓글 0 | 조회 416 | 2023.12.08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11월 27일 열렸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흰색 가운에 앞치마를 입고 두건… 더보기

‘전쟁의 해’ 2023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댓글 0 | 조회 423 | 2023.11.29
▲ 지난 5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이 쏜 조명탄이 빛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2023년이 이제 저물어간다. 2023년은 깊어져 가는… 더보기

홍수 비해가 걱정이시라면, 섭소일 드레인 작업을 추천합니다

댓글 0 | 조회 746 | 2023.11.29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요즘은 비가 너무 자주 내립니다.작년 이후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집… 더보기

5년 워크비자 시대의 우리는

댓글 0 | 조회 1,866 | 2023.11.29
고용주인증 워크비자법의 일부 조항들이 지난 11월 27일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한 번 신청으로 인해 단번에 최장 5년의 비자가 주어지는 시스템… 더보기

우화의 강

댓글 0 | 조회 260 | 2023.11.29
시인 마 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친구의 웃음소리… 더보기

종에 비천상을 새긴 마음

댓글 0 | 조회 256 | 2023.11.29
오대산 상원사 동종 비천상종에 비천상을 새겨 넣은 것도 슬프다.슬픈 것도 감정이다.모든 감정이 나타났다 사라지도록 놔둔다.종소리, 여향, 정적…‘혼의불서하’든 ‘… 더보기

이익과 손실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353 | 2023.11.28
이익과 손실이란 무엇인가요?귀하의 이익과 손실 명세서는 일반적으로 ‘P&L’ 로 불립니다. 이는 때로 귀하의 소득 명세서 또는 수익 명세서로도 불립니다.귀… 더보기

호흡으로 암이 나을 수 있는가?

댓글 0 | 조회 307 | 2023.11.28
단전호흡을 하면 암이 나을 수 있는가? 묻는 분이 계시더군요. 그런데 우리 호흡으로 병이 낫는가 안 낫는가는 논의를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왜냐 하면 그 병이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