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딜레마, 한국식? 뉴질랜드식?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자녀들의 딜레마, 한국식? 뉴질랜드식?

0 개 2,844 김임수

우연히 대학생 딸의 문신을 본 후 충격을 받고 한달 넘게 딸과 대화를 끊고 있다는 아버지, 고등학생 아들의 책상에서 콘돔을 발견한 후 아이를 야단쳤더니 돌아오는 말대꾸.  

 ‘왜 내 책상을 뒤져요? 사생활을 존중해 주세요!!’대성 통곡하고 들어 누웠다는 어머니. 

 

이 두 가정의 얘기에서 한국 부모의 깊은 고민이 전해진다. 아이는 태어나서 5살때까지 부모에게 평생의 기쁨을 다 준다고 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갑자기 난폭한 괴물로 변하기 시작한다는데, 이 시기에 부모의 갱년기(특히, 어머니) 까지 겹쳐게 되면 집안은 일촉 즉발의 전쟁터가 된다. 

 

자아를 형성하는 청소년기. 한국과 뉴질랜드 양 문화를 경험하며 자라나는 우리 자녀들은 더욱 특별한 성장기를 보내고 있다. 

 

그들이 사는 두 세상의 가치관을 함께 살펴보자. 수직적 위계 (Hierarchy)와 수평적 평등 (Egalitarianism). 우리 한국인은 인간관계를 맺기 시작할 때 의식,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나이, 성별, 권력과 재산, 교육의 정도를 확인하고 그 관계안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를 자연스럽게 찾아서 들어간다. 형, 아우, 선배, 후배, 선생님, 제자, 상사, 부하. 최근에는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갑과 을. 

 

일단 관계속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그 안에서의 서열에 순응하도록 요구된다. 그 질서에 충실하면 집단 안에서 보호를 받지만, 만약 이 원칙에서 벗어나게 행동하면 제재가 가해진다. 

 

몇해 전 현지 고등학교에서 한국인 남학생이 후배 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이유는 ‘Brother (형) 이라고 안불러서’라고 했다. 키위 교장선생님이 물었다. ‘친형제가 아닌데 왜 브라더라고 불러야 하나?’한국어의 존댓말과 호칭을 통한 위계질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교장선생님께는 너무나 어려운 답변일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도 권한과 임무에 따라 각자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있고 그 안에서 엄연히 질서가 작동한다. 그렇지만, 나이, 재산, 권력, 교육정도에 따라 위, 아래로 순서를 매기는 일은 거의 없다. 수평적인 평등의 가치관에서는 개인의 사적 영역 (Personal boundary)을 정하고 이를 존중하도록 노력한다. 따라서, 이 원칙하에서는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정확히 표현하고 이견이 있을 때 이것을 조정하는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뉴질랜드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수직적 위계질서가 지배하는 한국인 사이에서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먼저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 학교 선생님들은 한국 학생들을 대체적으로 ‘얌전하고 성실하다.’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것이 ‘자신의 생각을 자신있게 표현하지 못하고, 남을 너무 의식한다’라는 의미라면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닐 것이다. 

 

수직적 위계질서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곳이 우리의 가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가 부모와 의견이 다를 때 자신의 의견을 솔직히 (혹은 도전적으로) 얘기한다고 하자. 만약, 부모가 ‘버르장 머리 없는 녀석! 어디, 꼬박 꼬박 말 대답을 해’라고 윽박지른다면, 아이들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것이다. 수직적 위계질서와 수평적 평등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표현방식이 미숙하지만, 아이들은 나름 최선을 다해서 자기의 생각을 얘기한 것인데, 부모가 이를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위계질서를 깨는) 위협요소로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 건강한 대화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부모도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아이를 선택할 수 없다. 우리 부모세대들이 뉴질랜드식 개인주의적, 수평주의 평등의 교육환경에서 자라나는 자녀들을 질서에 순종하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지나 않은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을 부모의 생각틀에 가두지 말고, 마음을 열어 그들의 소리를 듣자.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부모가 되는 길은 끊임없는 배움과 자기 성찰의 수련 과정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 청소년 자녀 부모세미나가 6월 15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써니눅 커뮤니티 센터에서 개최됩니다. (문의처: 021 615 684, 이메일: Hyunsook.rhee@asianfamilyservices.nz)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b90bd0da1cc893ceeecbb8d1034c0d8c_1527216007_775.jpg
 

우즈벡 겉핥기

댓글 0 | 조회 483 | 2023.10.10
우즈베키스탄에 오면서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으려 일부러 알아보지 않고 왔다. 저녁에 공항에 내려 숙소로 오는데 상당히 놀랐다. 운전이 왜 이러지? 시내의 도로는 우… 더보기

재산 관계법(PRA) 과 다수의 파트너의 관계성

댓글 0 | 조회 656 | 2023.10.10
법원의 역할은 국회의 입법을 특정 사례에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며, 필요한 경우 입법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가능하나 이때 공백 채우기가 국회의 입법 역할을… 더보기

Study tips: 성공적인 학습 일정 만들기

댓글 0 | 조회 441 | 2023.10.10
“너무 바빠서 깜빡했다”라는 이유로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잊어버린 경우가 자주 있습니까?아니면 공부하려고 앉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나요?만약 이런 문제… 더보기

인간의 본래 기능을 다 찾으려면

댓글 0 | 조회 381 | 2023.10.10
외경과 연결이 안 되었다고 해서 당장 죽거나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간이 원래 가졌던 기능을 다 찾으려면 외경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다들 이… 더보기

‘박쥐 여인’의 경고

댓글 0 | 조회 1,140 | 2023.10.07
통계청(統計廳, Statistics Korea)이 발표한 ‘2022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022명으로 처음 1,000명을 … 더보기

귀에서 물이나 고름이 나오나요?

댓글 0 | 조회 1,265 | 2023.09.27
중이염은 크게 화농성과 삼출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은 병의 진행기간으로 보아 다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여기에서 설명할 화농성 중이염은 쉽게 말해… 더보기

그대, 지극히 적은 소수를 위하여..

댓글 0 | 조회 488 | 2023.09.27
이제 2023년의 3번째 텀이 끝나고 연말 시험이 기다리고 있는 4번째 텀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은 크게 두가지의 부류로 나뉘게… 더보기

직원과 계약직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댓글 0 | 조회 1,227 | 2023.09.27
직원과 계약직을 둘다 고용하시는 중이신가요? 그들은 다르게 급여를 받고 세금이 부과됩니다.당사자가 무엇이라고 부르던, 그 설명은 결정적인 것이 아닙니다. 근로자의… 더보기

​제7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 수상소감 - 메도무라 슌

댓글 0 | 조회 386 | 2023.09.27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제게 수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정위원을 비롯한 문학상 관계자 여러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소설이… 더보기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기 위하여 도움이 되는 3가지 학습 전략

댓글 0 | 조회 462 | 2023.09.27
여러분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끊임없이 힘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공부를 하고 나서 그 공부한 내용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 더보기

잘록한 허리 만들어주는 3가지 운동

댓글 0 | 조회 562 | 2023.09.27
먹는 걸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때론 넘치는 식욕이 조절이 안될 때가 있는데요, 특히 저녁은 조금 일찍 먹거나 적게 먹어야지 다짐하면서도 경우에 따라 늦게 먹거나… 더보기

명쾌하게 이해되는 VISITOR비자

댓글 0 | 조회 1,128 | 2023.09.27
뉴질랜드 국적자가 한국에 입국하고자 하면 사전에 비자를 신청해서 받아야만 할까요? 반대로, 한국 국적자가 뉴질랜드에 입국하고자 한다면 비자가 필요할까요? 일반적으… 더보기

‘청어’ 신선한 열정, 멋지다

댓글 0 | 조회 569 | 2023.09.27
봄이 문 앞에서 서성대며 보챈다. 어서 반갑게 맞이해 달라고 . . .오늘아침 단장님 굿모닝 톡에도 봄소식이 묻어왔다. 고목에 새 순이 돋아나니 우리도 힘내자는 …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320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총총히 돌아서 갔다그들은 모두 낯선 … 더보기

움직이는 봄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댓글 0 | 조회 407 | 2023.09.26
초록이 아닌 연두, 빨강이 아닌 분홍. 봄의 빛깔은 절정에 머문 것이 아니라 부단히 움직이는 과정의 빛이다.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공주이고 특히 그 중심에… 더보기

우주기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댓글 0 | 조회 432 | 2023.09.26
얼마 전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남반구의 오존층이 많이 파괴되어 천기 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있더군요. 산소가 결핍되어 몸도 많이 나른하고요. 산소량이 부족한데… 더보기

강제 정년 퇴직

댓글 0 | 조회 1,548 | 2023.09.26
정년은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늦어도 60세 이상이면 정년퇴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는 특별히 법적으로 정해… 더보기

플러밍 - 뉴질랜드 비데 설치 규정 알아보기

댓글 0 | 조회 1,228 | 2023.09.26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교포분들이 한국에서 사용하던 편리한 비데(핸드 스프레이 포함)를 자신의 집에 설치하고 싶어합니다. 워낙 뉴질랜드 비데 가격이 높기도 하… 더보기

잃어버린 채 살고 있습니다

댓글 0 | 조회 923 | 2023.09.2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나는 비 오는 날에 골라서 쓰고 나갈 여러 개의 우산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러나 비 맞은 아들을 닦아주는 어머니의 손길을 잃었습니다.나는 저녁… 더보기

우울증과 자살

댓글 0 | 조회 1,219 | 2023.09.22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이후 무기력(無氣力)과 우울감(憂鬱感)이 전염병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7천명… 더보기

이상적인 고등학교 성적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1,428 | 2023.09.20
▲ 자료 R고등학교 프레젠테이션뉴질랜드 일부 고등학교들이 새로이 바뀌는 new NCEA 프로그램을 대신하여 11학년 과정을 대체하는 학교 자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 더보기

정신건강 인식 주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댓글 0 | 조회 547 | 2023.09.18
정신건강 인식 주간은 뉴질랜드인들이 자신의 웰빙을 증진하고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마다 시행되는 캠페인이다. 1993년 많은 사람들이 정… 더보기

지기, 천기, 우주기

댓글 0 | 조회 545 | 2023.09.13
기운은 맑고 탁함에 따라 정기와 탁기로 나눈다고 말씀드렸는데, 어디서 오는 기운이냐에 따라서는 지기(地氣), 천기(天氣), 우주기(宇宙氣)로 나눌 수 있습니다.지… 더보기

우리는 왜 이토록 오만해졌을까

댓글 0 | 조회 1,108 | 2023.09.13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되 교만함이 없다’(貧而無諂, 富而無驕).‘논어’에서 제시된 이상적 인격의 형태다. 사실, 유교를 포함한 세계 모든 종교의 경전에… 더보기

아침 얼굴 붓기와 뱃살 제거에 딱! 15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801 | 2023.09.13
자기전 야식이나 과식을 하고 자면 아침에 얼굴도 땡땡 붓고 배도 평소보다도 더 볼록 나오는 것 같죠?가장 좋은 건 저녁을 일찍 마치고 가볍게 산책하고 숙면을 취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