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0 개 1,506 크리스티나 리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고 혼잣말을 할 때가 살면서 더러 있었을 것이다.  혹은 치매에 걸린 것도 아닌데 목적지를 향해 차를 몰고 가다가 불현듯 “여기가 어디지”,“내가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 때도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때면 아마도 “내가 왜 이러지” 하며 몸에 무슨 이상이 일어난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불안과 염려는 잠시 몰려왔다가 머리를 한두번 흔들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사라져 버린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만, 적절하게 그 이유를 말할 순 없지만, 이런 일들이 삶 속에서 “나”한테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뭔가 갑자기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나 느낌은 사전에 예기치 않았던 일을 만들기도 한다.

 

마치 담배를 피우지않고 있다가 갑자기 몰려오는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면 열심히 공사 현장에서 나무를 자르고 기둥을 세우며 못을 박고 있었다.  휴식 시간이 되어 늘 하듯이 커피 한잔을 마시며 동료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동료가 갑자기 담배를 주며 “펴”라고 말하는 순간 “담배도 안피우고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드는 순간 동료가 주는 담배를 받아 한두모금 담배를 쭈욱 빨은 후에 “후~ 우~”하면서 길게 연기를 뿜어내었다.  그 순간 가슴에서 뭔가 빠져나가면서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며 기분이 좋아지려 했는데 불현듯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아니, 내가 왜, 내가 어떻게 담배를 피운거야”하며 담배를 피운 것에 대한 후회와 “바보, 멍청이”라 되뇌이며 담배 하나도 제대로 끊지 못하는 자신을 질책하며 자책한다.  이러는 가운데 “남들은 별 문제없이 담배를 잘 끊던데 왜 “나”한테는 이런 일이 일어나 담배를 피운거야”하며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은 담배를 끊다가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는 경우도 일어날 수 있지만 담배를 피우다가 끊으려고 할 때도 일어난다.

 

예를 들면 담배를 단짝처럼 혹은 유일한 친구로 생각하면서 항상 “담배 없이는 못살아”하며 “담배 좀 그만 끊으면 안돼”라고 말하는 아내의 잔소리를 늘 무시했다. 그러면서 늘 속으로 “담배를 끊는 것은 죽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생각하며 “담배는 절대 안끊는다”고 가족들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그 누구도 담배 끊으라는 말을 못하게 했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금연을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갑자기 담배를 2갑 사면서 근 60불이 되는 돈을 내는 순간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3일마다 담배를 사기 위해 60불쯤 쓰니 1년에 7,300불에 달하는 돈을 쓰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담배를 피운지 근 30년 그냥 7,300에 30을 곱한다면 219,000불, 만약에 앞으로 30년을 더 피운다면 219,000불보다는 더 많은 돈을 또 써야 한다.  갑자기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219,000이라는 숫자는 담배를 단짝처럼, 유일한 친구로 여기는 한 남자에게 엄청난 충격이 되었다.  

 

이 충격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계기가 주어져 엄청나게 많은 돈을 소비했음을 가슴치며 후회함과 동시에 금연을 생각해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듯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인가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담배를 끓으려고 하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도화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누구나에게나 들 수 있는 생각인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가 불현듯 떠오른다면 이 생각이 작은 것을 바꿀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란다.  

 

c263e314846590fcd7f13b13294c2281_1527032578_0561.jpg
 

귀가

댓글 0 | 조회 315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 더보기

움직이는 봄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

댓글 0 | 조회 400 | 2023.09.26
초록이 아닌 연두, 빨강이 아닌 분홍… 더보기

우주기와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댓글 0 | 조회 428 | 2023.09.26
얼마 전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 더보기

강제 정년 퇴직

댓글 0 | 조회 1,543 | 2023.09.26
정년은 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 더보기

플러밍 - 뉴질랜드 비데 설치 규정 알아보기

댓글 0 | 조회 1,221 | 2023.09.26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많은 교포분들이… 더보기

잃어버린 채 살고 있습니다

댓글 0 | 조회 917 | 2023.09.26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나는 비 오는 … 더보기

우울증과 자살

댓글 0 | 조회 1,215 | 2023.09.22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더보기

이상적인 고등학교 성적평가 제도

댓글 0 | 조회 1,422 | 2023.09.20
▲ 자료 R고등학교 프레젠테이션뉴질랜… 더보기

정신건강 인식 주간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댓글 0 | 조회 541 | 2023.09.18
정신건강 인식 주간은 뉴질랜드인들이 … 더보기

지기, 천기, 우주기

댓글 0 | 조회 535 | 2023.09.13
기운은 맑고 탁함에 따라 정기와 탁기… 더보기

우리는 왜 이토록 오만해졌을까

댓글 0 | 조회 1,103 | 2023.09.13
‘가난하되 아첨함이 없고, 부유하되 … 더보기

아침 얼굴 붓기와 뱃살 제거에 딱! 15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793 | 2023.09.13
자기전 야식이나 과식을 하고 자면 아… 더보기

시인의 시집을 버렸다

댓글 0 | 조회 566 | 2023.09.13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참 좋아하는 시… 더보기

가정 폭력과 임대 명령

댓글 0 | 조회 675 | 2023.09.13
학대 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 더보기

플러밍, 플러머, 누구를 믿을 수 있나요?

댓글 0 | 조회 1,135 | 2023.09.13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 더보기

전두엽에 저항!

댓글 0 | 조회 462 | 2023.09.13
며칠전 모바일폰 배터리가 방전된 것을… 더보기

동두천 1

댓글 0 | 조회 493 | 2023.09.12
시인 김명인기차가 멎고 눈이 내렸다 … 더보기

피어나라, 우리들의 봄!

댓글 0 | 조회 324 | 2023.09.12
유영빈 씨 삼부자의 서울 석불사 템플… 더보기

궁금해서 알아본 비자 심사기간

댓글 0 | 조회 1,366 | 2023.09.12
뉴질랜드에서 체류하고자 하는 사람이라… 더보기

리커넥트에서 진행한 Mangere 쓰레기 줍기 프로그램

댓글 0 | 조회 560 | 2023.09.12
지난 8월 26일 토요일, 리커넥트에… 더보기

오르막(Uphill)과 내리막(Downhill) 칩샷

댓글 0 | 조회 529 | 2023.09.12
오르막(Uphill) 칩샷1. 경사도… 더보기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792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 더보기

도박장에서도 도박자를 보호해야 한다

댓글 0 | 조회 698 | 2023.09.12
9월 4일자 뉴스에서 스카이 시티가 … 더보기

야뇨증

댓글 0 | 조회 591 | 2023.09.12
야뇨증이란 잠잘 때 꿈을 꾸는 것 같… 더보기

쌀의 날

댓글 0 | 조회 498 | 2023.09.08
가수 진성이 부른 <보릿고개&g…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