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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고 혼잣말을 할 때가 살면서 더러 있었을 것이다. 혹은 치매에 걸린 것도 아닌데 목적지를 향해 차를 몰고 가다가 불현듯 “여기가 어디지”,“내가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 때도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때면 아마도 “내가 왜 이러지” 하며 몸에 무슨 이상이 일어난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불안과 염려는 잠시 몰려왔다가 머리를 한두번 흔들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사라져 버린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만, 적절하게 그 이유를 말할 순 없지만, 이런 일들이 삶 속에서 “나”한테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뭔가 갑자기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나 느낌은 사전에 예기치 않았던 일을 만들기도 한다.
마치 담배를 피우지않고 있다가 갑자기 몰려오는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면 열심히 공사 현장에서 나무를 자르고 기둥을 세우며 못을 박고 있었다. 휴식 시간이 되어 늘 하듯이 커피 한잔을 마시며 동료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동료가 갑자기 담배를 주며 “펴”라고 말하는 순간 “담배도 안피우고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드는 순간 동료가 주는 담배를 받아 한두모금 담배를 쭈욱 빨은 후에 “후~ 우~”하면서 길게 연기를 뿜어내었다. 그 순간 가슴에서 뭔가 빠져나가면서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며 기분이 좋아지려 했는데 불현듯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아니, 내가 왜, 내가 어떻게 담배를 피운거야”하며 담배를 피운 것에 대한 후회와 “바보, 멍청이”라 되뇌이며 담배 하나도 제대로 끊지 못하는 자신을 질책하며 자책한다. 이러는 가운데 “남들은 별 문제없이 담배를 잘 끊던데 왜 “나”한테는 이런 일이 일어나 담배를 피운거야”하며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은 담배를 끊다가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는 경우도 일어날 수 있지만 담배를 피우다가 끊으려고 할 때도 일어난다.
예를 들면 담배를 단짝처럼 혹은 유일한 친구로 생각하면서 항상 “담배 없이는 못살아”하며 “담배 좀 그만 끊으면 안돼”라고 말하는 아내의 잔소리를 늘 무시했다. 그러면서 늘 속으로 “담배를 끊는 것은 죽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생각하며 “담배는 절대 안끊는다”고 가족들에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그 누구도 담배 끊으라는 말을 못하게 했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금연을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갑자기 담배를 2갑 사면서 근 60불이 되는 돈을 내는 순간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3일마다 담배를 사기 위해 60불쯤 쓰니 1년에 7,300불에 달하는 돈을 쓰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담배를 피운지 근 30년 그냥 7,300에 30을 곱한다면 219,000불, 만약에 앞으로 30년을 더 피운다면 219,000불보다는 더 많은 돈을 또 써야 한다. 갑자기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219,000이라는 숫자는 담배를 단짝처럼, 유일한 친구로 여기는 한 남자에게 엄청난 충격이 되었다.
이 충격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계기가 주어져 엄청나게 많은 돈을 소비했음을 가슴치며 후회함과 동시에 금연을 생각해보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듯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인가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담배를 끓으려고 하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도화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누구나에게나 들 수 있는 생각인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가 불현듯 떠오른다면 이 생각이 작은 것을 바꿀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