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숫자

0 개 1,282 정석현

f90c884ce44975da49040dec59e3984c_1522189617_6222.jpg
 

라운드를 마치고 우리는 클럽하우스에 둘러앉아 그 날의 골프에 대해 아이들처럼 신이 난듯 서로의 자랑 거리를 내어 놓는다. 어른이든 주니어든 골프에 푹 빠지게 되면 꿈에서도 골프 공이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필자도 언젠가 주니어 시절에는 시합전 퍼터를 앉고 잠을 잔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땐 골프 외에는 다른건 생각조차 하지 않을 때였던 것 같다. 비가 너무와 골프장이 문을 닫았을 때도 직원들이 다 퇴근한 후 몰래 골프를 쳤던 기억이 난다.  

 

이날 우리의 관심거리는 롱아이언과 하이브리드클럽의 얘기로 서로 따지듯이 토론 수준으로 서로 자신의 얘기를 꺼내 놓는다. 한쪽은 골프의 묘미는 롱아이언을 높이 멀리 치는 것이다 라고 하고 또 한쪽은 굳이 그 어려운 롱아이언을 10번에 한 번 정도 잘 맞는 롱아이언을 고집하면서까지 가방안에 들고 다녀야하느냐의 얘기였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꼭 자신의 자존심때문에 롱아이언을 가방에 넣어야하는가? 아님 롱아이언을 쉽게 치기위해 롱아이언을 빼고 쉬운 하이브리드로 치는게 맞는가? 참 쉽고도 어려운 질문일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다 그런것만은 아닐것이다. 

 

얘기를 들으며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쯤. 그 질문의 답을 나에게 돌아왔다. 누구의 편을 들자니 이도저도 안될 것 같고 해서 객관적으로 답을 얘기해 줬다. 답이라기는 좀 그렇지만 현실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롱아이언을 치고 안치고는 개인의 선택이지 골프에서 정한 룰은 아니다. 티샷을 무조건 드라이버로 해야한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주제인 것이다. 난 이렇게 얘기를 시작하면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시합에서의 리더보드를 봤을때 우리는 숫자만을 보고 그 선수의 등수를 알 수 있다. 매홀 그 선수가 무슨 클럽으로 어떻게 버디를 했는지는 실제로 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그 선수가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는지 아님 롱아이언 대신 하이브리드로 그린에 올렸는지는 알 수가 없다. 대회의 승자는 숫자로 결정 되는 것이지 어떻게 쳤는지의 내용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클럽시합이나 친구들과의 라운드 후 스코어 카드를 작성한다. 거기에 무엇을 쓰는지를 생각해보자. 그 날의 반성문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몇개를 쳤는지를 쓰는 것이지 구구절절 드라이버가 오른쪽으로 가서 나무밑에서 꺼내놓고 롱아이언으로 멋지게 3온 했지만 3퍼터로 더블보기..ㅋㅋㅋ. 이렇게 스코어 카드를 쓰는 사람은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 골프의 스코어 카드이다. 

 

자 우리 자신들은 어떤가! 자신의 골프 가방에 무엇이 있는지가 중요한 것일까 아님 그 날의 숫자가 중요한 것일까! 오늘 자신의 가방을 한번 확인해보자. 무엇이 필요하고 또 어떤 것은 쓰지도 않으면서 들고 다니는 것이 있을 것이다. 

 

과감하게 바꿔보자. 자신을 위해 말이다. 

 

기억하자. 골프에서 많은 룰이 있지만 내가 무엇으로 쳐야한다는 룰은 없다. 그 틀에서 벗어나 좀더 편한 골프를 쳤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다.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