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궁둥이만 쫓아다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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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궁둥이만 쫓아다녀라~

0 개 5,235 NZ코리아포스트
지붕의 빗물을 받아먹고 사는 우리 집은 1년에 몇 차례씩 지붕 물받이의 나뭇잎 청소를 해야만 한다. 물받이 홀이 너무 작아 내손은 들어가지도 않으니 주로 아내가 청소를 하는데 아내의 거친 손이 더 갈라지고 피가 나기도 한다. 아내의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본 순간 화가 벌컥 나 버린다. 이 나쁜 나무들을 모조리 잘라 버려야 하는데...

우리 집 뒤 곁 울타리 너머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있는데 말 목장 테리네 땅이다. 한 두 그루라면 잘라 달라 하겠는데 너무 많아 말하기도 그렇다. 아내와 상의 한 끝에 포플러나무 2그루라도 잘라 달라고 부탁하려는데 어느 날 아침 쿵하고 나무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30미터나 되는 포플러 나무들이 벌써 자빠졌고 불도저로 밀어내고 있었다. 테리도 와 있었다.

테리는 너의 집이 위험하니 이 나무들을 모조리 잘라준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150년 되었다는 전나무는 키가 70미터라는데 우리 집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자르기가 어려운지 톱질 전문가들이 수차례나 다녀갔다. 나무를 모두 자르는데 여러 명이 거의 1주일동안 작업을 했다. 인건비도 많이 들었을 텐데...

너무 고마워 말과 함께 테리를 그려주려고 아들을 데리고 사진을 찍으러 갔다. 테리는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가장 좋은 말과 사진을 찍었는데 암말이었다. 작년에 새끼를 낳아 60만 달러에 팔았으며 이번에 또 새끼를 뱄다는 것이다. 세상에~ 새끼 하나 낳을 때마다 집 한 채 값이 생기네... 그럼 이 암말은 도대체 얼마란 말인가? 갑자기 갈등이 생겼다. 이렇게 비싼 말을 공짜로 그려줘야 한단 말인가?

아들이 테리를 젊게 그리라고 해서 아주 10년은 젊게 그렸다. 비싼 말이라 그런지 그림도 잘 그려졌는데 아들이 보고 환성을 질렀다.

“아빠~ 이 정도 그림은 정말 비싸게 받아야겠어.” 아들도 마음이 바꿔지는 순간에 도래했는가, 아들이 그림을 갖다 주러 테리네 집에 갔는데 3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걱정을 하였다.

“내 생각에는 아마... 테리가 그림을 보고 기절을 해서 앰블런스를 부르고 아들도 병원에 따라간 게 아닐까?”

아내가 기다리다 못해 테리네 집으로 전화를 했는데 우리도 지금 당장 오라는 것이었다. 테리는 밖에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현관에는 이미 내 그림이 걸려있었다. 테리는 그림이 너무 고맙다고 탱큐를 연발하였다. 술이 얼큰해진 아들은 나에게 말 사진들을 구경 시켜준다고 사무실로 안내를 하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아빠, 테리가 수표 끊어줬어, 이따 집에 가서 말해줄게.)

“아빠 이 말은 경주로 100만 달러 벌고 새끼 낳아서 100만 달러를 벌었대. 그리고 이 말은 20만에 샀는데 경마에서 40만 달러를 벌었대. 그리고 다음 달에 나도 테리랑 같이 경마장에 같이 가서 사진 찍기로 했고 오클랜드에 말 팔러 가는데도 같이 가기로 했어.”

“그래, 너는 말 궁둥이만 쫓아 다녀라.”

사진과 미술을 전공하는 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싶었다.

식탁에는 양고기가 푸짐하게 차려져 있고 테리는 맛있는 와인을 연거푸 따라주었다. 테리는 그림 때문에 기분이 좋은지 와인을 더 마시고 나는 수표 때문에 기분이 좋은지 와인을 더 마셨다. 집에 돌아와 아들이 수표를 꺼내주며 말했다.

“아빠, 내가 테리보고 말 그림 그릴사람 있으면 크기에 따라 얼마 얼마에 그려준다고 말했더니 테리가 바로 수표를 끊어줬어, 프레임은 내가 만들었다 했더니 수표를 한 장 더 끊어줬어. 말 키우는 사람은 그 정도 금액은 부담이 안 된다고 많이 그릴거래,”

“야, 그래도 그렇지, 공짜로 그려주기로 했는데... 정말 돈 받으면 안 되는데...”

“아빠, 그럼... 그림하나 더 그려줘, 테리 부인을 그려주던지...”

굿 아이디어~ 테리네 집을 배경으로 하여 테리 부인을 그려서 아들에게 갖다 주라고했다.

“너 정말 이번에는 돈 받아오면 안 돼~”

아들이 금방 돌아왔다. 테리가 너무 고맙다며 들어오라고 하는데 급한 일이 있어서 가야된다고 그냥 돌아왔다고 한다.

“야... 들어가서 차 한 잔 마시다가 돈 주면 그냥 받아오지... 그럼 또 다른 그림 그려주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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