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많은 한민족의 한풀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한 많은 한민족의 한풀이

0 개 1,181 한일수

 

0496e395a072a81b4cd3f115bc7375cb_1518597985_853.jpg

 

잘 사는 게 최대의 복수이다. 

핏 속에 응축된 한풀이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승화시켜 

이민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개척해나가야……

 

 

벌써 26년 전의 일이다. 1992년 말 북한산에 올라 진흥왕 순수비를 보고 승가사 쪽으로 내려오는데 젊은 아가씨들의 창(唱)소리가 산속에서 들려왔다. 장구와 북소리가 곁들여져 산 속에서 메아리쳤다. 

 

가까이 가서 보니 견습생 같이 보이는 소녀들이었는데 목청을 최대한으로 돋구어내는 소리이기 때문에 고음에서는 소리가 막히기도 하였고 그럴때면 다시 시작해 가까스로 고비를 넘기기도 하였다. 그런데 흥부가, 춘향전, 심청전 등 판소리 가락에는 다분히 한(恨)을 내뿜는 가락이 담겨져 있다.

 

우리네 조선 여인들은 고된 시집살이에, 가난에, 가렴주구(茄斂誅求)에, 거기에 더하여 침략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수탈 행위에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다. 

 

고려가 100여년에 걸쳐 몽고의 지배를 받을 때 갖은 박해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고 조선왕조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에 끌려간 우리 아녀자들이 갖은 고초를 당하고 고국에 돌아오게 되었으나 환향년(還鄕년-화냥년)으로 멸시를 받으며 살아야했다. 

 

가까이 일제 치하에선 어린 소녀들이 전쟁 위안부로 끌려가 성노예 노릇을 강요당하고 살았다. 위안부 문제는 현재까지 미해결의 장으로 남아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서러움을 한 맺힌 창으로 내뿜어 일종의 카다르시스(Catharsis)를 맛보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대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서 씩씩한 기상을 발휘해야할 터인데 한풀이식 창법, 그것도 어린 소녀들이 읊어댈 때 (물론 우리 가락을 계승해야겠지만)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 그해 크리스마스 성탄 전야미사에 참여했을 때는 전혀 새로운 감흥을 맛보았다. 새로 나온 국악 성가로 찬양미사를 드리는데 가락이 매우 흥겨웠고 장구와 북의 장단에 맞춰 나오는 성가대의 찬송 노래는 저절로 덩실 덩실 춤이라도 나올 것 같은 리듬이었다. 

 

미사에 참여한 1,000여명의 신자와 함께 부르는「주의 기도」노래와 함께 모두는 한 마음,한 뜻이 되었다. 아마 태어나시는 아기예수님도 흥겨워서 덩실덩실 춤을 추실 것 같았다.

 

1993년 당시로서는 가장 많은 관객수를 기록했던 영화 서편제(西便制)가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되었을 때의 일이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영화 감상이나 할 생각으로 마침 김영삼 대통령도 감상했고 김수환 추기경도 감상했다는 한국 영화『서편제』를 제의했다. 

 

그런데 환영할 줄 알았던 20대 초반의 두 딸이 동의를 하지 않아서 결국 아내와 둘이서만 감상하게 되었다. 판소리의 맥을 잇기 위한한 범부(凡夫)의 초인적인 의지가 한국적인 이미지로 형상화 되어 펼쳐질 때 그것은 한편의 서사시(敍事詩)였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면서 가슴 속을 적셔오는 짙은 여운과 함께 짜증과 분노가 또한 치밀어 옴은 무슨 연유에서였을까? 바로 우리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성 싶다. 나이든 사람은 향수에 젖어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감상적(感傷的)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겠으나 젊은이들은 과연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줄거리는 우리 한민족의 운명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철저히 짓밟히고 설움을 당하고, 또 어디론가 끌려 다니기만 하면서 질기고 질긴 인생역정을 살아온 우리 한민족! 

 

완벽한 패배주의가 지배하는 주인공 송화(松花)의 운명! 바로 이러한 점이 나를 역겹게한 것이다. 우리 민족이 언제까지나 남의 종속물로써 수탈만 강요당하며 살아간단 말인가? 과연 우리 민족이 그렇게 연약하고 무능하기만 한(恨)많은 한민족(恨民族)이란 말인가?

 

우리는 빨리 우리의 한민족(韓民族)의 동질성(Identity)을 찾아야한다. 작금의 한반도 분위기는 우리가 이민 올 때 1990년대의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남북 간 긴장은 더욱 강화되어가고 있으며 한국 내에서도 우리들끼리의 이념갈등이나 체제 갈등은 더욱 심회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또한 문화, 사회적으로 자신감을 잃은 채 표류한다면 송화의 운명처럼 처량한 민족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우리의 핏 속에는 고구려의 기상이 숨 쉬고 있다. 대륙을 향해, 대양을 향해 기상을 펼칠 때이다. 광개토 대왕이 만주 대륙을 향해서 포효하고, 을지문덕, 연개소문이 침략군을 여지없이 밀쳐버리듯, 자신감을 가지고 일어서야한다.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냐, 아니면 역사의 노예가 될 것이냐’에 대해서 다 같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 중국은 자기들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서 고구려 역사를 자기네들 소수 민족의 역사로 편입하려고 획책하고 있으나 여기에 대한 우리 민족의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한을 가슴 속에 품고만 있으면 독이 되어 인간을 파멸 시키고 만다. 그렇다고 해서 한을 복수심에 불타 앙갚음함으로서 풀려고 한다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 결과만 초래할 따름이다. 

 

과거 한국의 무속문화에서 무당은 한을 풀어주고 신바람을 돋우어 주는 역할을 했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보여준 맹렬한 추진력은 가난과 전쟁과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한풀이 문화에서 나온 것이다. 

 

한풀이가 신바람으로 이어질 때 엄청난 에너지가 발산되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축구 때 붉은 악마의 함성이나 2016년 말 천 만 촛불 시위는 이러한 집단 에너지가 표출된 것이다.

 

잘 사는 게 최대의 복수이다. 현재 뉴질랜드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3만4천 여 한인들은 고국에서의 한을 태평양 바다에서 씻어버리고 왔다. 핏 속에 응축된 한풀이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승화시켜 이 땅에서 성공적인 삶을 개척해나가야 할 것이다.

가을

댓글 0 | 조회 579 | 2023.05.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벼 이삭 스치며 논두렁 걸을 때놀라 날아가는 메뚜기가 있었으면가지 끝 까치밥 홍시에 앉은 새를오랫동안 바라 볼 수 있다면콩대 싣고 오는 소 … 더보기

이웃과 분쟁이 일어났을 때 해결방법

댓글 0 | 조회 1,657 | 2023.05.09
이웃과의 분쟁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지만, 그 원인은 아주 사소한 것들로 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주거지 사이의 불분명한 경계, 이웃의 애완동물이 만드… 더보기

나무를 넘기는 피치샷

댓글 0 | 조회 772 | 2023.05.09
나무의 높이가 탄도를 결정한다.단지 나무를 넘기는 샷은 시각적으로 답답함을 느낀다. 낮은 나무인 경우에는 상관이 없지만 조금 높은 경우는 몸이 먼저 들리게 되어 … 더보기

정신적 갈등과 번뇌가 주원인

댓글 0 | 조회 688 | 2023.05.09
탁기는 왜 생기는가?대개 잡념의 산물로서 정신적 갈등이나 번뇌 때문에 생깁니다. 집중해서 한 가지를 골똘히 생각하면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계속 탁기가 생성되는 것… 더보기

이밥과 고깃국

댓글 0 | 조회 782 | 2023.05.06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아이가 태어나 첫돌을 맞으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뜻으로 ‘쌀’을 ‘실’과 함께 돌잡이 용품으로 돌상에 올리곤 했다. 또 “쌀밥 한번… 더보기

직원들 선물은 세금 면제일까요?

댓글 0 | 조회 1,897 | 2023.04.26
판매 목표 달성, 생일, 크리스마스 또는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종종 직원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비록 그것이 좋은 제스처일 수 있지만, 사업… 더보기

벽 이용한 초보자 코어운동

댓글 0 | 조회 1,224 | 2023.04.26
근력이 부족하고 자주 지치고 체력이 약한 분들이 막상 근력운동을 시작하려하면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gym에 가서 기구나 기계를 사용해 하는 운동을 하… 더보기

요즘 어때, 비자 심사기간이?

댓글 0 | 조회 1,390 | 2023.04.26
흔히들, 무비자로 뉴질랜드에 입성하게 되면 비자가 없어도 체류가 가능한 걸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ETA제도가 도입된 이후로는 더더욱 그런 경향이 짙어 졌지요. 하… 더보기

전라좌수사 이순신, 경상우수사 원균이 되기까지

댓글 0 | 조회 752 | 2023.04.26
선조 25년(1592) 2월, 원균은 경상 우수사에 부임하였다.이순신과 원균은 인연이 깊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그들은 조선의 무관으로서 함경도에서 여진족… 더보기

저학년 과학공부는 어떻게 시켜야 하나요?

댓글 0 | 조회 653 | 2023.04.26
코비드로 인한 행동규제가 종식된 이후, 뉴질랜드 교민사회에 불어닥친 교육 현상의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저학년 학생들에 대한 교육 열풍이라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더보기

버킷 리스트

댓글 0 | 조회 782 | 2023.04.26
4월 9일은 아버지의 49재 날이다. 한국에 갈 수 없는 우리 가족은 그저 향 하나만 켜 각자 정성스레 절을 하면서 하직 인사를 했다.우리 가족의 우산이 되어주셨… 더보기

핫워터 실린더 Q&A

댓글 0 | 조회 841 | 2023.04.26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지난 호의 “쉽고 빠른 누수 확인법” 컬럼이 상당한 호응을 얻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에는 따뜻한 물에 관한 이야… 더보기

탁기와 활성산소

댓글 0 | 조회 516 | 2023.04.26
탁기는 의학자들이 말하는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와 유사한 것입니다. 의학계에서는 활성산소를 인체의 배기가스라 부를 만큼 그 피해를 심각하게… 더보기

새벽 편지

댓글 0 | 조회 488 | 2023.04.25
시인 곽 재구새벽에 깨어나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 더보기

한인 교회 16만불 배상 판결

댓글 0 | 조회 3,540 | 2023.04.25
최근 고용관계청이 판결한 LABOUR INSPECTOR v JEON and Ors as trustees of JESUS AROMA CHURCH TRUST 사건에서… 더보기

적합한 과외활동을 선택하는 방법-2

댓글 0 | 조회 625 | 2023.04.25
지난 호에 이어, 대학이 요구하는 적합한 과외활동을 선택하는 방법과 선택 시에 주의할 점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한국의 서울대, 연. 고대 등과 하버드, 예일,… 더보기

갑자기 심하게 어지럽나요?

댓글 0 | 조회 1,018 | 2023.04.25
특별한 상황이 아닌 데도 갑작스럽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을 받으면서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해 그대로 주저앉거나 쓰러지는 경우가 왔을 때 몹시 당황스러울 것이다… 더보기

늦바람 노풍(老風)에 미친(美親) 행복

댓글 0 | 조회 1,078 | 2023.04.25
세상의 중심에서 떠밀려난 소외감. 자식들 떠난 겨울나무로 나목되어 쓸쓸히 홀로선 외로움.우리만의 정서로 교감이 아쉬운 사람들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할 수… 더보기

아내의 부엌

댓글 0 | 조회 789 | 2023.04.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칼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그것도 손으로 반죽해서약간 두텁게 밀어칼로 썰어 만든 칼국수를아내는 그게 손이 얼마나 많이가는 줄이나 아냐고 성토하… 더보기

템플스테이와 동갑내기, 우리는 스무 살입니다

댓글 0 | 조회 726 | 2023.04.25
템플스테이 20주년 기념 ‘스무살 맞이 특별 템플스테이’가김천 직지사에서 열렸다.2002년에 태어난 템플스테이와 동갑내기 청춘들이 함께한 특별한 산사 여행.서로의… 더보기

남아도는 ‘쌀’ 해결

댓글 0 | 조회 1,943 | 2023.04.21
요즘 ‘천원의 아침밥’이 이슈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학생들의 아침밥 먹는 문화를 확산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 더보기

쉽고 빠른 1분 누수 확인 방법

댓글 0 | 조회 1,945 | 2023.04.12
안녕하세요. 이번 4월부터 코리아포스트에 플러밍/가스/드레인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게 된 넥서스 플러밍(Nexus Plumbing)의 김도형입니다.플러머들이 가장 … 더보기

자동차 사고 수리비는 왜 이렇게 비싸요?

댓글 0 | 조회 2,182 | 2023.04.12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그 부위나 면적 따라 수리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정말 요즘은 대박! Seriously? 소리 나올 정도로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오기 … 더보기

한국불교, 미국에 스며들다

댓글 0 | 조회 672 | 2023.04.12
‘한국불교가 미국에 스며들다!’ 2022년 8월 22일부터 29일까지 뉴욕 일원에서 진행된‘제5회 한국 전통불교와의 만남(5th An Encounter with … 더보기

이민, 재 이민, 역 이민, 역역 이민

댓글 0 | 조회 2,233 | 2023.04.12
뉴질랜드에서 투자이민법이 발효되자 1989년부터 한국에서 이민 유입이 활발해지고 이어서 일반이민법이 발효되면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인 사회가 성장물결을 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