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4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손님 싫어하여 망한 부자 이야기 4편

0 개 1,160 송영림

■ 손님

위 옛이야기들에서 손님으로 상징되는 것은 번거로운 일, 귀찮은 일, 거부하고 싶은 일, 내키지 않는 일, 불편한 일 등이다. 그리고 손님과의 대면은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상징일 수 있다. 

 

간혹 사람들 중에는 낯선 상황이나 사람들에게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하고 갈등을 일으키거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어려운 점들을 잘 대면하고 극복할 때 부로 상징되는 복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런 옛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손동지댁과 장자터 전설의 공통점이자 특징은 집안의 아녀자들이 집에 오는 손님을 싫어하여 집안을 망하게 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주목할 점이 있다. 아녀자들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마땅히 옛이야기의 인과응보적 법칙에서 아녀자들만 벌을 받거나 망해야 하는 것이 맞는 수순일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에서는 아내나 며느리가 집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집안 전체가 망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이유는 바로 그 아녀자들의 힘든 점을 가족들이 헤아리거나 배려하지 않고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는데 있기 때문이다. 그 배려의 시선을 외부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더라면 그렇게 망하는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구렁이를 내쫓는 이야기에서 구렁이는 그저 번거롭고 귀찮은 일 정도가 아니라 불쾌하고 무섭고 더욱 낯선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일반적으로는 도저히 상대해 내기 어려운 대상일 수도 있다. 또는 그것을 단순히 실제 짐승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들 중에는 짐승이라 하더라도 내 집에 온 손님을 잘 대접하고 거두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옛이야기에서 말해주는 것은 결국 짐승이라 할지라도 그 손님을 잘 대접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여 실제 유기견을 데려다 키운 적도 있고, 어릴 때부터 우리 집에 개나 고양이가 함께 한 적이 많다. 

 

몇 년 전 십오 년 동안 함께 살던 개를 떠나보낸 이후 그들과 헤어질 때 너무 가슴이 아픈 나머지 이제는 더 이상 정 줄 대상을 만들지 않고 있지만 지금도 간혹 길에서 동물들을 만나면 반가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하지만 아무리 동물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구렁이가 내 집에 들어왔을 때 반갑게 맞이할 자신은 없다. 또 구렁이를 짐승이 아닌 상징으로 본다 할지라도 이렇게 스스로 거리를 두거나 벽을 치고 있는 낯선 대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 옛이야기를 통해 내가 표면적인 잣대 또는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누군가에 대해 미리부터 겁을 먹고 대하거나 꺼리는 경우는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옛이야기들 속에서 손님의 의미가 복을 시험하는 것, 모든 낯설고 귀찮고 어려운 일들에 대한 대면이라고 할 때 어쩌면 그 모든 것들을 귀한 손님으로 생각하고 맞이하여 돌보는 것이야말로 복을 불러오고 그 복이 유지되는 비결일 것이다. 

 

00644496a0f2b0d95db429471acc5a93_1516172297_4725.jpg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5편

댓글 0 | 조회 1,066 | 2021.03.24
상대를 길들이는 방법공주의 오만함 역…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4편

댓글 0 | 조회 1,119 | 2021.03.10
상대를 길들이는 방법‘바다뱀’에 등장…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3편

댓글 0 | 조회 961 | 2021.02.24
지빠귀부리 왕(독일)한 왕에게 매우 …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2편

댓글 0 | 조회 944 | 2021.02.10
바다뱀(미국)조상들이 살던 시절 독수… 더보기

바다뱀과 지빠귀부리왕 1편

댓글 0 | 조회 1,120 | 2021.01.27
길들이는 이야기이미 너무 유명해서 많… 더보기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6편

댓글 0 | 조회 1,050 | 2021.01.13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새총, 장화… 더보기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5편

댓글 0 | 조회 1,610 | 2020.12.23
왕이 된 새샙이(한국)옛날 어느 고을… 더보기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4편

댓글 0 | 조회 1,254 | 2020.12.09
장화 신은 고양이(독일)한 물레방앗간… 더보기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3편

댓글 0 | 조회 1,667 | 2020.11.24
용감한 꼬마재봉사(독일)재봉사는 계속… 더보기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2편

댓글 0 | 조회 1,309 | 2020.11.11
용감한 꼬마재봉사(독일)어느 여름날 … 더보기

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1편

댓글 0 | 조회 1,418 | 2020.10.29
인생 역전의 기회와 이유어린 시절 내… 더보기

푸른 수염 6편

댓글 0 | 조회 1,212 | 2020.10.14
피 흘리는 방이야기 속의 딸은 아직 … 더보기

푸른 수염 5편

댓글 0 | 조회 1,124 | 2020.09.23
피 흘리는 방이야기 속에는 여러 사람… 더보기

푸른 수염 4편

댓글 0 | 조회 944 | 2020.09.08
피 흘리는 방남성은 경제적 능력, 여… 더보기

푸른 수염 3편

댓글 0 | 조회 1,476 | 2020.08.25
어느 숲 속에 한 남자가 세 아들과 … 더보기

푸른 수염 2편

댓글 0 | 조회 1,181 | 2020.08.12
피 흘리는 여성들한 사람은 결혼한 지… 더보기

푸른 수염 1편

댓글 0 | 조회 1,446 | 2020.07.29
피 흘리는 여성들버지니아 울프Virg… 더보기

방귀쟁이 며느리 4편

댓글 0 | 조회 1,506 | 2020.07.14
건강을 위한 배출또 당시 사회에서는 … 더보기

방귀쟁이 며느리 3편

댓글 0 | 조회 1,173 | 2020.06.24
건강을 위한 배출방귀는 음식물의 소화… 더보기

방귀쟁이 며느리 2편

댓글 0 | 조회 1,832 | 2020.06.10
방귀쟁이 여성들의 이야기‘며느리의 방… 더보기

방귀쟁이 며느리 1편

댓글 0 | 조회 2,149 | 2020.05.27
여성에 대한 의견들어느 날 우연히 유… 더보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5편

댓글 0 | 조회 1,471 | 2020.05.13
해와 달이 될 용기호랑이, 어머니, … 더보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4편

댓글 0 | 조회 1,058 | 2020.03.25
옛날 어린 삼남매를 둔 어머니가 살고… 더보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3편

댓글 0 | 조회 1,689 | 2020.03.11
강자와 약자 그리고 빛나는 용기勇氣여… 더보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 2편

댓글 0 | 조회 1,108 | 2020.02.26
강자와 약자 그리고 빛나는 용기勇氣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