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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長壽)를 즐기는 일

박명윤 0 870 2018.01.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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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를 즐긴다>는 우강(又岡) 권이혁(權彛赫) 박사님의 열세번째 에세이집 제목이다. 필자는 현재 건강한 장수를 누리면서 활동을 하시는 분으로 권이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님(95)과 김형석(金亨錫)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님(98)을 존경한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은사이신 권이혁 박사님은 지난해 연말 보건대학원 졸업생 6명을 ‘송년 오찬’에 초대해 주셔서 스승님과 식사를 하면서 환담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올해 초에는 스승님이 우편으로 에세이집 <長壽를 즐긴다>를 보내주셔서 탐독했다.

 

권이혁 교수님은 1923년 경기도 김포(金浦)에서 출생하여 1948 10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서울의대 위생학교실 교수조무원(조교), 서울농대 수의학부 전임강사를 거처 1955-56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보건대학원과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56 12월부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 봉직했으며, 현재 의과대학 명예교수이다.

 

김형석 교수님은 1920년 평안남도 대동(大東)에서 출생하여 1939년 평양 제3중학교를 마친 후 일본 조치(上智)대학 예과를 거쳐 1944년 동 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44년 송산여자중학교 교사, 1947년 중앙중학교 교사, 1950년 동 고등학교 교감이 되었다. 그리고 1954년 고려대 강사, 연세대 강사, 한국신학대 강사를 역임한 후 1964년 연세대 교수가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다.

 

권이혁 박사님은 1970-80년 서울대 의과대학장, 보건대학원장, 서울대학병원장 그리고 1980-83년 서울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1983년 문교부 장관, 1985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1988년 보건사회부 장관, 1991년 환경처 장관 등을 역임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 대통령자문 국민원로회의 위원, 세계결핵제로운동본부 총재,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현재 세계학술원 회원,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명예회장, 국제보건의료재단 명예총재, 대한보건협회 명예회장이다.

 

요즘도 권이혁 박사님은 아침 9시반경에 서울의대 내에 있는 사무실에 나왔다가 오후 4시 즈음하여 귀가한다. 사무실에서 신문을 읽고, 방문객을 맞이하고 그리고 그때그때 생각하는 것을 글로 쓰서 책상 설함에 보관했다가 매년 에세이집을 발간하고 있다.

 

2006년부터 에세이집을 발간하기 시작하여 그동안 발간된 <우강 에세이 시리즈> 제목은 다음과 같다. 1집 여유작작, 2집 온고지신, 3집 마이동풍, 4집 어르신네들이여 꿈을 가집시다, 5집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자, 6집 청춘만세, 7집 인생의 졸업과 시작, 8집 여생을 즐기자, 9집 평화와 전쟁, 10집 유머가 많은 인생을 살자, 11집 천천히 서둘러라, 12집 칭찬합시다, 그리고 13집 장수를 즐긴다.

 

의학신문사에서 발행한 우강 에세이 제13집은 모두 8 367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큰 제목을 다음과 같다. 1 2017년 대한민국/세계, 2장 추억의 날을 되돌아 보다, 3장 뜻 깊은 행사와 모임, 4장 웃을 일이 있어 행복하다, 5장 여행이 즐겁다, 6장 슬픈 일 지우고 싶은 기억, 7장 날씨와 생활, 8장 단상 등이다.

 

<장수를 즐긴다> 제목의 에세이는 제8장에 포함되어 있으며, 에세이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장수를 갈망한다. 지극히 당연한 희망이다. 많은 분들이 장수를 연구하고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필수적 관건은 식사ㆍ운동ㆍ생활습관으로 집약된다. 어쨌든 우리들은 오늘날 고령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권이혁 박사는 장수가 좋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장수(長壽)를 즐기는 일’이며,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취미나 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본인은 시간이 나는 대로 생각하는 것을 글로 쓰는 것이 하나의 낙()이며, 좋은 글이든 그렇지 못한 글이든 생각나는 대로 멋대로 쓰는 것이 장수를 즐기는 방법이라고 한다.

 

또 하나 장수를 즐기는 방법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그런데 아쉬운 사실은 흉금(胸襟)을 털어놓고 아무 말이든 할 수 있는 친구들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어쨌든 장수를 즐기는 방법의 하나가 사람, 특히 친구들을 만나는 일인데 이 일이 쉽지는 않다. 만나고 싶은 상대가 병석에 누워 있는 경우가 빈발하거나 거동이 힘든 분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늙어감에 따라서 고독(孤獨)이 심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이 ‘고독’과의 친숙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늙으면 어린애 같이 된다“는 속담을 늘 들어왔지만 근래에는 내 자신을 지적하는 말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새로운 ‘인생 슬로건’이 하나 늘었다. ”장수를 즐기자“는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이 최신 ‘인생 슬로건’이지만 생각해 볼수록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있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늦기는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장수를 즐기는데 힘을 내자고 자신에게 요구해 보기도 한다고 했다.

 

수년 전에 90세를 넘긴 권이혁 박사는 90세를 인생의 정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90세를 향해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 길’, 내려가는 길은 ‘내리막 길’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내리막 길’을 한참 내려가고 있는 도중에 있으며, ‘내리막 길’을 다 내려가면 인생은 끝이 난다고 했다.

 

한편 김형석 교수는 100세까지 후회 없이 건강하게 잘 살고 싶다면 인생의 황금기인 60-75세를 잘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60세 이전에는 인생이 뭐냐고 물어보면 자신이 없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도 체험하지 못한다. 인생이 뭔지 알고 행복이 뭔지 알면서 발전하는 시기가 60-75세이다.

 

은퇴 후 60세부터 75세까지는 인간적으로, 정신적으로 또 한번 성장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무조건 부지런하고 배워야 건강할 수 있다. 나이 80세가 되면 존경스런 인생을 살았다고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스스로 쓸모없는 인생을 살았다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노년기가 시작될 때부터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사람은 젊었을 때는 용기가 있어야하고, 장년기에는 신념이 있어야 하나, 늙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간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성숙(成熟)되어 가는 과정이다. 노년기에 필요한 지혜는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해서 지식을 넓혀가는 일이다. 이에 70대에 갖고 있던 지식을 접거나 축소하지 말고 필요한 지식을 유지하거나 넓혀 가는 일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일하는 것이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연세대학을 65세에 은퇴를 하고 15년 정도 사회교육 활동을 했다. 그리고 80세가 됐을 때 이제는 쉬어 볼까하고 외국으로 여행도 다녔다. 그러나 돌아다녀 보니 일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일을 시작했으며, 일에서 일로 옮겨 다니다 보니 정신적 에너지가 계속 충전되고 있다고 한다.

 

어렸을 적 약골(弱骨)이었던 김형석 교수가 현재 98세 장수 철학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 50대 중반부터 수영을 시작해 요즘도 일주일에 2-3회 수영을 하며, 하루에 50분 정도 집 근처 야산을 산책하듯 걷는다. 생각할 것이 있을 때는 앉기보다는 서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식사는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으며, 아침에 우유 한 잔, 계란과 사과와 함께 감자와 빵을 번갈아가며 먹으며, 점심과 저녁은 밥과 반찬을 먹는다. 소식(小食)일 수 있지만, () 90%가 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충분히 먹는다.

 

김 교수는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 일기를 쓸 때 꼭 작년과 재작년의 오늘 날짜 일기를 읽어보고 나서 쓰는 이유는 본인의 생각이 후퇴하고 있지 않나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도 글을 쓰면 또렷해지며, 매일 원고지 30-40매 정도를 집필하여 책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 1960-70년대 철학자가 쓴 ‘인생 에세이’로 명성을 떨쳤던 김형석 안병욱 김태길 교수는 모두 1920년생으로 동갑이고 가까운 친구로 지냈다. 김태길 전 서울대 교수가 2009 89세로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2013년에 별세한 안병욱 전 숭실대 교수는 2009년부터 병석에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89세에 활동을 중단한 셈이다. 그러나 김형석 교수는 지금도 정정하게 활동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고독(孤獨)을 느낀다. 함께 살던 가족이, 주위의 친구들이 세상을 떠나는 때가 찾아온다. 이 외로움을 얼마나 잘 극복하는가에 따라 남은 삶의 질이 결정된다. 김형석 교수는 일과 신앙(信仰)으로 고독을 이겨나가고 있다.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사명감(使命感)을 가지면 고독으로부터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

 

김형석 교수는 늙는다는 것은 삶을 완결한다는 의미이며, 삶을 완결할 시간이 길게 주어진 것이 장수의 참뜻이라고 말한다. 아흔이 넘으면 신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지만 정신적으로 의지가 남아 있기에 소명(召命)을 다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이 신체를 독려할 수 있는 한계점까지 삶을 잘 완결한다면, 그것이 장수이다.

 

일본의 한 여론 조사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노년의 시기를 아무 일도 없이 보낸 사람들이며, 새로운 행복을 찾아 누린 사람은 공부를 시작한 사람, 취미활동을 계속한 사람,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사람들로 조사되었다.

 

우리는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한 장수를 즐기는 방법을 찾아 생활하여야 한다.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활력 있는 삶을 추구하여야 한다. 신체적 젊음과 더불어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사회적 활동을 통해 정신적, 사회적 젊음을 유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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