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찬란

0 개 942 오클랜드 문학회

                                            이 병률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쳐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 이 병률 : 제천 생,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현대시학작품상 수상, 방송작가, <시힘> 동인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과 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어떤 날1>, <내 옆에 있는 사람>, <안으로 멀리 뛰기> 등이 있고 현재 문학동네 계열사 <달>출판사 대표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digdak@hotmail.com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03 | 1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63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댓글 0 | 조회 180 | 2024.03.26
시인 이 해인먼 하늘노을지는 그 위에… 더보기

한 사람을 사랑했네

댓글 0 | 조회 483 | 2024.03.13
시인 이 정하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 더보기

아버지의 빛

댓글 0 | 조회 515 | 2024.02.27
시인 신 달자​1아버지를 땅에 묻었다… 더보기

사랑은 싸우는 것

댓글 0 | 조회 394 | 2024.02.13
시인 안 도현내가 이 밤에 강물처럼 …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441 | 2024.01.30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더보기

새해에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댓글 0 | 조회 249 | 2024.01.17
시인 정 진하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해… 더보기

행복해진다는 것

댓글 0 | 조회 573 | 2023.12.21
시인 헤르만 헤세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더보기

하동

댓글 0 | 조회 406 | 2023.12.13
시인 이 시영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 더보기

우화의 강

댓글 0 | 조회 259 | 2023.11.29
시인 마 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더보기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댓글 0 | 조회 315 | 2023.11.14
시인 유하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더보기

저절로 태어난 것은 이 우주에 없다

댓글 0 | 조회 426 | 2023.10.25
시인 이 승하- 아내에게또 머리카락들… 더보기

不惑의 秋夕

댓글 0 | 조회 455 | 2023.10.10
시인 천 상병침묵은 번갯불 같다며,아…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320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 더보기

동두천 1

댓글 0 | 조회 499 | 2023.09.12
시인 김명인기차가 멎고 눈이 내렸다 … 더보기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댓글 0 | 조회 668 | 2023.08.23
시인 김 광규4 · 19가 나던 해 … 더보기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댓글 0 | 조회 553 | 2023.08.08
시인 : 김 승희가장 낮은 곳에젖은 … 더보기

알레그로

댓글 0 | 조회 414 | 2023.07.25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머암울한 하루… 더보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댓글 0 | 조회 529 | 2023.07.11
시인: 포구르 파로흐자드나의 작은 밤… 더보기

공터의 마음

댓글 0 | 조회 506 | 2023.06.28
시인 함 민복내 살고 있는 곳에 공터… 더보기

혼자 웃는 사람

댓글 0 | 조회 653 | 2023.06.13
시인 : 정 병근아무도 그의 말을 들… 더보기

말을 찾아서

댓글 0 | 조회 550 | 2023.05.24
시인: 쉼보르스카용솟음치는 말로 표현… 더보기

우리가 어느 별에서

댓글 0 | 조회 598 | 2023.05.10
시인 정 호승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 더보기

새벽 편지

댓글 0 | 조회 488 | 2023.04.25
시인 곽 재구새벽에 깨어나반짝이는 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