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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거리로 나온 사람들

김임수 0 521 2017.12.20 21:04

아시안패밀리서비스 심리상담실 (5)

‘다사다난’했다는 한마디 말로 표현하기에는 정말로 턱없이 부족한 2017년 한해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천지개벽의 격변을 겪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진행형이겠지요). 

 

뉴질랜드에 사시는 교민여러분들도 올해만큼 한국뉴스에 초집중을 하셨던 적이 없으셨을 줄로 생각됩니다. 한국은 물론, 우리 삶의 터전인 뉴질랜드, 그리고 미국에서까지 유래없이 큰 변화가 몰아 닥친 2017년,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1. 광화문에서

올해 1월 한국을 방문때, 촛불을 든 분들과 태극기를 든 분들이 충돌하는 현장에 함께 있게 되었습니다. 촛불을 든 이들은 나라가 나라답지 못한 것에 분노하며, 부정과 무능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태극기를 든 이들은 전쟁의 폐허에서 일군 지금의 풍요와 번영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없다고 불안해 합니다. 

 

특히나, 절대 빈곤과 냉전의 극단적 이념 대치상태에서 교육을 받았던 기성세대와 물질적 풍요와 실용주의, 개인주의로 무장된 젊은 세대의 간극은 너무나 커 보입니다. 양측에서 외치는 격렬한 함성이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 듯 합니다.

 

2. 워싱턴에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설마, 설마하며 믿고 싶지 않았던 바로 그 상황으로 대반전의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었지요. 그를 지지하는 백인들에게는 어차피, ‘다 그놈이 그놈’, 차라리 속시원히 자신들의 증오 감정을 여과없이 뱉어내는 대리만족이라도 느끼자 하는 심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백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생존권들을 보호해 줄 지도자로 ‘무자비한 자본주의의 첨병’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우리 인간 심리의 복잡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의 등장과 함께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인종간, 성별간,계급간, 종교간 반목과 대립과 충돌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폭력의 대치 현장에서 예외없이 분노와 증오와 슬픔의 얼굴들을 보게 됩니다.

 

3. 오클랜드에서

지난 9월 뉴질랜드 총선이 치뤄졌습니다. 다행히 한국, 미국과는 달리 이곳 뉴질랜드의 정치현장에서 극단적인 대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클랜드의 한 쇼핑몰에서 노동당당수 자신다 아던이 마이크를 잡고, 뉴질랜드 정치에 새로운 변화가 도래했다고 목청을 높입니다. 

 

빨간색 노동당 티셔스를 입고 열성적으로 그녀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젊은이들에게서 기쁨과 희망의 모습을 봅니다. 뉴질랜드정치 무대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 30대 중반의 여성에게 뉴질랜드 젊은 층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그녀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향하여 새로운 지도자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자못 기대가 큽니다.

 

나치수용소에서 죽음의 문턱을 넘어 살아나온 심리학자 빅터프랭클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우리 인간은 스스로를 넘어 늘 사물이나 사람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실현해야할 의미이든, 혹은 마주치게 될 또 다른 인간이든’. 반면,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들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2018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주장을 외칠 것이며, 우리는 그들의 주장에 함께 환호하며 지지하거나, 혹은 분노하고 비난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잠시 멈춰서 서로의 마음 한 가운데 깊이 자리잡고 있는 슬픔과 두려움, 좌절과 분노, 기쁨과 희망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물리적, 정서적 공간을 허용하고 이를 존중해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다르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느끼며 공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인간됨을 지키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손을 내밀며 다가가서 말씀을 건네고 싶습니다. ‘당신의 미래와 희망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의 슬픔과 좌절의 감정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라고요.

 

2017년 한해 열심히 살아오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2018년에도 우리 함께 용기를 가지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시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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