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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집 앞

오클랜드 문학회 0 364 2017.12.07 17:13

글쓴이:  기 형도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내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나의 눈빛 지푸라기처럼 쏟아졌네 

어떤 고함 소리도 내 마음 치지 못했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 

그날 마구 취한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사내들은 남은 힘 붙들고 비틀거렸네 

나 못 생긴 입술 가졌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 기형도 : 연평도에서 태어났으나 유년시절 이후 광명시에서 생활하여 최근 기형도문학관이 광명시에 건립됨.

 

동아일보 신춘문예〈안개> 당선.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digda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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