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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끝나지 않은 삶을 위하여

오클랜드 문학회 0 535 2017.09.13 21:45

                                          채 성병

 

한때는 밥 먹듯이 詩를 쓸 때가 있었다 

詩를 쓰면서 詩가 곧 밥이라 생각했다 

아니다, 아니다 詩는 결코 밥이 될 수 없고 

밥은 詩가 될 수 없지만 

아니다, 아니다, 그런 게 아니다 

詩를 밥이라 생각하고 싶었고 

밥을 詩라 생각하고 싶었다 

(쌓이는 것은 생각의 빈 술병뿐 

마음의 한 쪽 귀퉁이 쌓다 만 생각의 벽돌장뿐)

 

세상과 하나가 되기 위해선 

내 스스로가 세상이 되어야 한다? 

젊은 날 찬란한 희망은 두려운 희망으로 

자꾸만 갈 길을 재촉하는데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이 붉은 나이에 구름이 되려 하다니 

구름이 되려 했다니 

아직은 이 땅에 미련이 남았었던가? 

 

삶이 나를 속이면 슬퍼할 것이다, 나는 

당당하게 분노할 것이다, 

나는 영원히 詩는 밥이 될 수 없고 

밥은 詩가 될 수 없지만 

詩를 밥이라 생각하고 

밥을 詩라 생각하고 싶었을 뿐 

세상 속으로― 

몹쓸 희망도 희망은 희망입니다 

세상 속으로― 

몹쓸 귀향도 귀향은 귀향입니다

 

 

오클랜드문학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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