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공주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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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공주 5편

0 개 1,201 송영림

■ 운명의 실뭉치 

 

막내공주가 태아와 같은 모습으로 잠을 자고 있다는 것, 그것이 나쁜 운을 만든다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그것은 결국 어른이 되었음에도 발달이나 성장이 멈춘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말하는 것이고, 더구나 뱃속의 태아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정해진 운명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뱃속이라는 공간은 어떠한 노력이나 방법조차 찾기 힘든 아주 작은 공간이며 그저 아기가 엄마의 탯줄을 통해서만 영양공급을 받을 수 있는 한정된 곳이다.

 

그러나 막내공주는 그 엄마의 뱃속을 박차고 밖으로 나간다. 기꺼이 수녀복을 입고 수행의 길을 떠나 자신의 운명과 맞선다. 수녀복은 이렇게 깨달음과 자기성찰 그리고 수행을 통해서만 운명이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공주 중에서도 막내라는 신분으로 유약하게 살아온 그는 고행의 길 떠남을 선택하여 비로소 성숙해지고자 하는 것이다.

 

옷감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고, 여러 가닥의 날실과 씨실이 아래위로 교차하며 하나의 천을 이루듯이 여러 가지 관계가 모여 사회적 관계망 또는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처럼 옷감은 다양한 관계와 일을 의미한다.

 

모이라가 옷감을 찢는다는 것은 힘들게 형성한 이런 관계들이 어느 순간 찢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유리그릇 또한 다루기 까다롭고 쉽게 깨질 수도 있는 것으로 역시 인간관계에서의 까다로움과 쉽게 깨질 수 있는 점을 보여준다.

 

또 길을 떠나 만나게 되는 영리한 왕비는 막내공주에게 있어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조력자이다. 

 

진주자수를 놓는 일감을 준다는 의미는 귀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 형성의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것은 아무리 신분이 높아도 피해갈 수 없는 노동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때 공주를 방해하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방해꾼과 괴롭힘이나 질투심 등으로 힘들게 하는 사람들 또는 오히려 자기 자신의 내면의 갈등일 수도 있다.

 

영리한 왕비가 공주에 대하여 ‘원래 지체가 높은 공주인데 단지 나쁜 운명을 타고났을 뿐’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우리 모두 원래 그 자체로 존귀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쳐주는 말인 것 같다. 

 

그것을 자존감으로 부를 수도 있을 텐데, 괴롭고 어려운 상황이나 환경 속에서도 그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어떠한 고난이나 역경도 극복할 수 있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며 진정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것으로 인해 막내공주는 모이라가 주는 온갖 수모와 구박 속에서도 참을성과 인내로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또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빵으로 상징되는 생존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즉 생명만 놓지 않는다면 불운을 변화시킬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그렇게 간신히 막내공주는 모이라가 준 실뭉치를 통해 불행한 운명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얻어내고 결국 그 인연의 끈이 불행을 풀어줄 운명의 대상인 왕자를 만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인연이 따로 있고 그것은 금화나 그 어떤 세속적인 잣대로도 따질 수 없으며 본인들만이 서로를 알아보는 의미 있는 가치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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