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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의 5현제

한일수 0 888 2017.08.09 16:56

제위 양도가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정치 안정, 경제 번영,

문화 융성과 함께 평화가 지속되었던 로마제국의 5현제 시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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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삶이나 국가의 흥망이 마찬가지이지만 지난 일을 되돌아보면 한 때 잘 나가던 때가 있었음이 보통이다. 팔자를 잘 타고나서 혹은 시대를 잘 만나서 비교적 평탄하게 일생을 보내는 수도 있고 그 반대로 평생을 빛을 못보고 한 많은 인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국가의 운명도 그 시대의 처한 상황에 따라서 비극과 희극이 교차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한 때나마 행복했던 시기를 지내게 된 경우가 많다.

 

로마제국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마찬가지이다. 로마의 건국 기원은 BC 753년으로 서(西)로마제국이 멸망한 AD 476년 까지 1,229년을 로마의 역사로 기술하고 있다. 물론 AD 395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두 아들에게 로마제국을 동(東)과 서(西)로 분리하여 양도한 이래 동(東)로마제국은 비잔티움 제국을 형성하여 1,453년까지 존속하기도 했다.

 

로마가 제국을 형성한 것은 옥타비아누스가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게 승리함으로서 일궈낸 BC 27년부터 기원한다. 옥타비아누스는‘존엄한 자’를 뜻하는‘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받고 초대 황제로 등극했다. 그 후 로마제국은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AD 476년까지 503년 동안 존속하였다.

 

그러나 제국의 역사는 피바다의 연속이었다. 황제의 폭정과 권력층의 사치와 향락, 끊임없는 전쟁으로 일반 백성은 고달픈 삶을 지탱할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명을 다하고 자연사한 황제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이 암살당하거나 처형당하고 전선에서 병사하는 등 파란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평화가 지속되고 백성들이 편하게 지냈던 시절이 5현제(賢帝) 시대이었다.

 

서기 96년부터 180년까지 84년 동안은 제국의 영토가 확대되고 평화가 지속되었으며 이 시대 제위(帝位)는 세습(世襲)이 아니라 원로원 의원에서 가장 유능한 인물을 황제의 양자로 받아드려 제위를 이어가게 했다. 

 

정치안정, 경제번영, 최대의 영토유지, 문화를 속주(屬州)의 각 지역에 파급시켜 제국의 최 전성기(Pax Romana)를 이룩하였다. 5현제 시대에는 원로원과 황제의 현명한 타협의 정치체제를 확립하여 영국의 역사가 기번(Edward Gibbon, 1737-1794)이 기술한데로‘인류역사상 가장 행복했던 시대’로 평가받고 있다.

 

5현제 중 첫 번째 네르바 황제는 당시로서는 고령인 66세에 등극하여 2년 동안 사회복지 정책을 수립하였고 두 번째 트라야누스 황제는 속주 출신임에도 황제가 되어 적극적인 대외정책과 자선 사업을 추진했다. 세 번째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반평생을 속주 순행(巡行)에 바쳤으며 그리스 문화를 애호하였다. 

 

네 번째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는 경건함을 잃지 않았고 다섯 번째 황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명상록」의 저자이며 스토아(Stoa)학파의 철인(哲人)이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61-180 제위)이었다. 

 

선대의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마르쿠스의 총명함을 알고 마르쿠스의 고모부인 안토니누스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마르쿠스를 입양토록 조치하여 제위를 이어가도록 하였다. 5현제 시대의 마지막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재임 중 수 많은 외침과 반란에 시달리다 다뉴브 강 전선에서 전사하였다. 

 

그리고 황후 파우스티나의 검투사들과의 외도는 말썽거리가 되었으며 제위를 이어받은 아들 콤모도스는 무능과 변덕, 쾌락추구로 로마 역사상 가장 나쁜 황제로 비난 받았다. 따라서 현제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명상록의 저자로서의 영향력이 뒷받침된 듯하다.

 

‘과욕은 패망을 부른다.’5현제 이후 로마 사회의 부패, 사치와 향락은 끝이 없었으며 잔인한 쾌락 추구는 인간성의 말살을 가져왔다. 예를 들어 검투사들이 실제로 상대를 찔러 죽이는 게임을 구경거리로 즐길 정도였다.

 

한국 사회에도 언제나 5현제 시대가 도래 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한국 역사 5천년 동안 1000여 번에 이르는 외침과 내란에 시달리면서 끈질기게 버텨온 한민족이다. 20세기 동안만 하더라도 일제 식민지, 해방 후의 혼란, 정부 수립과 한국전쟁, 여섯 번에 걸친 정치변혁, 가난으로부터의 번영, 첨단 산업, 문화, 스포츠 분야에서의 세계 제패 등 희비(喜悲)가 교차되는 가운데 12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 

 

현재도 북한 핵 문제로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남북한 문제만 해결되고 정치적인 안정만 이루어진다면 평화로움 속에 경제, 문화의 번영을 이루면서 행복한 한민족의 시대가 도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클랜드 한인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오클랜드 한인회가 출범한 지 26년이 흘렀지만 그동안 숱한 갈등과 불화를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자체 회관도 마련이 되었고 한인회가 재정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는 단계로 성장하기도 하였다. 

 

뉴질랜드 같이 평화로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우리 한인들 스스로 평화로운 공동체를 이루기만 한다면 어느 누구도 그 평화로움을 깨뜨릴 세력은 없다. 

 

모두가 우리 한인들 자체가 할 탓이다. 한인회가 편안한 가운데 한인사회가 편안해지고 한인사회가 편안해짐으로서 우리 한인들의 일상생활이 편해지기를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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