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정경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어린이의 정경

0 개 1,588 한일수

 

슈만의 모음곡『어린이의 정경』중 트로이메라이(꿈)는

7번째의 곡이다. 한인 사회의 꿈은 한인들이 행복을

가꾸어 나가는 일일 것인데……

 

 

037229003f098cc060fe33a3ce5065c7_1499757518_9497.jpg

 

 

“플라타너스(Platanus) 우거진 머리 위에 하나 둘 씩 별이 빛나고

노을이 타는 산 넘어 남국의 향기 품고 바람 불 무렵

너의 맑은 눈동자 속에 전설처럼 물결치는 호수 있기에

불현 듯 손목 이끌어 광야로 헤매 찾는 백조 노는 곳

이윽고 멀리 들리는 아 그 무슨 소리 나를 불러가

백합 송이 꺾어 들고 바쁜 걸음 다시 너에게 돌아오니

검은 머리채 날리며 네가 섰던 호수 가엔 푸른 물결이

발자국만을 스치고 몰라라, 네 간곳 몰라라!

간곳 정녕 몰라라!”

 

독일의 슈만(Robert A. Schumann, 1810-1856)이 작곡한 어린이를 위한 13개 모음곡『어린이의 정경』을 묘사한 시의 구절이다. 슈만은 쇼팽과 같은 해에 태어나서 쇼팽 사후 7년 후에 46세의 나이로 사망했지만 쇼팽 못지않은 기구한 일생을 엮어 나갔다. 스승 비크의 딸 피아니스트 클라라(Clara)를 사랑하며 결혼을 시도했지만 스승인 클라라의 아버지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하였다. 

 

1830년 이후의 유럽 사회는 봉건 사회에서 시민 사회로의 격동기였으며 혁명과 반동이 복잡한 세력 관계를 형성해나가던 시기였다. 

 

슈만은 19세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낭만파의 투장(鬪將)답게 재판 투쟁을 벌여 결혼에 골인하는 개가를 올렸다. 지난 6월 한국에서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모 인사의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의 과거 결혼과 관련 재판에서 패소하고 결혼이 취소되었다고 하여 뉴스거리가 된 경우와 비교된다.

 

쇼팽과 리스트를 세상에 소개했던 슈만은 30세 때 정신병이 발생하여 환상과 환청에 시달렸으며 44세 때에는 라인 강에 투신하여 구조되기는 했으나 2년 후 결국 사망하였다. 라인 강에 투신하기 전 해에는 23세 연하인 브람스와 조우하여 그를 후원하였다. 

 

그 브람스는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슈만의 부인 클라라를 연모해오다가 클라라가 사망하자 그 다음해에 클라라를 따라가는 스토리를 연출했다.

 

『어린이의 정경』모음곡은 로맨틱한 서정과 환상적인 향기가 풍기는 낭만파의 대표적 피아노 소곡집이다. 그 중에서도 제7번곡인「꿈(트로이메라이, Traumerei Kinderszenen, Op. 15)」은 어린이의 정경 중에서 가장 유명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하고 있다. 

 

어느 곡이든 연주자의 기량과 연주의 배경이 조합을 이루어 감상자에게 가장 짜릿한 감동을 주게 된 작곡자의 곡-연주자 조합이 있다. 트로이메라이를 가장 감명 깊게 연주한 호로비츠(Viodimir Horowitz, 1903-1989)를 떠올려 본다.

 

호로비츠는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10대 때 음악원 스승이 더 이상 가르칠게 없으니 다른 스승을 찾아보라고 타일렀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러나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집안이 몰락하자 소년 가장 노릇을 하며 음악을 계속했다. 작곡가 토스카니니의 딸과 결혼하고 1925년 고국을 떠나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진출해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을 날렸다. 

 

너무 바쁜 연주 일정 때문에 건강이 염려되어 몇 년 씩 공연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는데 1965년 카네기 홀에서 열린 복귀 연주회는 20세기 클래식 음악 역사상 기념비적인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압도적인 기교, 폭발하는 듯한 터치, 명쾌한 연주, 거의 들리지 않을 듯한 가장 약한 음부터 가장 강한 음까지 폭넓은 음역(音域)을 자랑하고 있다.

 

장거리 연주 때는 전용 스타인웨이(Steinway) 피아노를 보잉 747기로 공수하여 연주 여행을 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고국 땅을 다시 밟고 싶은 꿈이 있었으나 당시 미-소 냉전으로 비자 발급이 여의치 않았다. 그의 나이 83세가 된 1986년에야 고국 땅을 밟으려는 그의 꿈이 이루어져 고국을 떠난 지 61년 만에 모스크바에서‘Horowitz in Moscow’연주회를 갖게 되었다. 그 때 앙코르곡으로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하는 동안 객석은 숙연해졌고 관객들은 여기저기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모였다. 

 

연주 후 3년차인 1989년에 세기의 피아노 거장은 운명을 달리 했지만 그 다음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도 해체되었으니 그의 평생 꿈이 이루어졌는지도 모른다.

 

지난달 6월 24일에는 오클랜드 한인회에서 회장 이 취임식이 열렸다. 

 

이임하는 김성혁 회장은 한인회 수석 부회장으로서 1년 반, 회장으로서 4년 도합 5년 반 동안 오클랜드 한인회를 위해 봉사를 해주었고 그동안 한인회관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숱한 역경을 헤쳐 나가야만 되었었다. 

 

어쨌건 오클랜드 한인 사회도 자체 회관을 소유하게 되었고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인 사회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떠나는 김회장이 한인 사회에 대한 꿈을 잊지 말고 계속 보살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트로이메라이 피아노 연주를 헌정했다. 

 

70이 다 되어 배운 피아노의 연주 솜씨가 얼마나 작품의 의도를 살릴 수 있을 까는 짐작이 가는 바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로서 배운 기량들을 정으로 베푸는 일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회장은 답례 인사에서 오클랜드 한인들의 꿈은 한인회가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인들이 행복을 가꾸어 나가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합심하여 행복한 한인 사회를 가꾸어나가자고 당부했다.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869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적자만 기록한 인생, 빚진 인생,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헛되이 보낸 인생 등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여기서… 더보기

고독을 사랑하는 남자

댓글 0 | 조회 287 | 2024.03.12
반대편에 위치한 뉴질랜드로 이주해 살면서 흔히 부딪히는 말이 ‘고독’ 과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두 단어의 의미가 비슷하면서도 틀린 것 같아 망설이게 된다…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386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떠올려본다. “하느님이 인간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려고 모든 사람들에게 실오라기 하나씩을 내려 보냈다. 사람들은 각자 실오라기를 … 더보기

청용(靑龍)의 해에 용꿈을 꾸세요

댓글 0 | 조회 401 | 2024.01.16
우리 한민족의 삶 속에는 언제든지 용이 있다. 용은 상상속의 동물이나 못이나 강, 바다와 같은 물속에서 살며, 비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몰고 다닌다고 여겨져 왔다.… 더보기

유아의 기억력

댓글 0 | 조회 599 | 2023.12.13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각종 파티가 연달아 개최되고 있다. 이민 초기부터 키위성당 모임을 통해서 친분을 쌓게 된 키위 한분은 데어리 플랫(Dairy Flat) 지역… 더보기

한글을 사랑해

댓글 0 | 조회 453 | 2023.11.14
“일본인들은 4-5세기에 한반도 남해안에 작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었다. 1640년대에 한국은 중국 청나라 왕조의 속국이 되었다”라고 외국 교과서에 실려 있다고 한… 더보기

한민족의 미래

댓글 0 | 조회 541 | 2023.10.10
한민족은 한반도와 해외 여러 지역에 살면서 한인(Korean)으로서의 공통적 혈통과 문화를 공유(共有)하거나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계 민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보기

갯벌의 저주(詛呪)

댓글 0 | 조회 792 | 2023.09.12
갯벌은 살아 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육지에서 배출되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해서 바다가… 더보기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댓글 0 | 조회 920 | 2023.08.09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 더보기

흔들다리 효과

댓글 0 | 조회 597 | 2023.07.11
이민 와서 초창기에 ‘오클랜드 내춰럴 히스토리 클럽(Auckland Natural History Club)’ 이라는 자연 탐사 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있다.… 더보기

줌바 댄스와 함께

댓글 0 | 조회 810 | 2023.06.13
시간 속에서 존재하다가 사라진 무용은 그 흔적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다만 원시인들이 동굴 벽화 속에 묘사한 모습들을 통해서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원시인들은 자… 더보기

주간 활동 보고서

댓글 0 | 조회 940 | 2023.05.10
논어의 첫 구절인 학이편(學而編)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 說은 悅과 같은 ‘기쁠 열’의 뜻이다. 그리고 “유붕이 … 더보기

이민, 재 이민, 역 이민, 역역 이민

댓글 0 | 조회 2,226 | 2023.04.12
뉴질랜드에서 투자이민법이 발효되자 1989년부터 한국에서 이민 유입이 활발해지고 이어서 일반이민법이 발효되면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한인 사회가 성장물결을 타… 더보기

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댓글 0 | 조회 1,675 | 2023.03.15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더보기

고향의 봄

댓글 0 | 조회 811 | 2023.02.15
한반도에서 태어나 수 십 년을 살다가 반대편인 뉴질랜드에 와서 살다보니 십 수 년이 흐른 지금에도 계절에 대한 감각은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다. 한반도는 사계절의… 더보기

인생을 재충전해서 새해맞이

댓글 0 | 조회 782 | 2023.01.18
일 년을 보내고 새로운 일 년을 맞이할 때마다 지난해는 어떤 일을 해왔던가, 새해는 어떤 각오로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 더보기

레이디 해밀턴

댓글 0 | 조회 1,280 | 2022.12.07
인물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그러한 인물들이 만들어낸 결과의 축적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20세기 세계를 지배한 대영제국의 근대사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더보기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할 지어다

댓글 0 | 조회 1,283 | 2022.11.09
“조선 시대에 어느 임금이 제일 공처가인 신하를 선발해서 상을 주기로 했다. 선발 대회를 하는데 운동장에 장대를 동과 서에 세워 놓고 자기가 제일 공처가라고 생각…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2)

댓글 0 | 조회 1,054 | 2022.10.11
바다는 지구상에서 최초로 생명체가 탄생한 곳이며 플랑크톤, 해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 갑각류 등 약 33만 종이 살고 있다. 또한 지구표면의 71%를 차지… 더보기

바다 물속을 맨발로 걸었더니…… (1)

댓글 0 | 조회 1,024 | 2022.09.13
세상살이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거나 불편을 겪는 일이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마련이다. 2020년 초부터 우리의 생존을 위험 속에 몰아넣고 생활환경을 바… 더보기

변화에 대응하고 변신하기

댓글 0 | 조회 741 | 2022.08.09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인류사회가 변화의 물결에 휘말려 흘러가고 있는 와중에 21세기 들어 20년이 흐른 2020년 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Pendem… 더보기

고생 총량의 법칙

댓글 0 | 조회 1,422 | 2022.07.12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생 없이 행복한 생활만을 영위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감당할만한 고생은 그 총량이 정해져 있다. 물론 사람에 따… 더보기

한-뉴 수교 60주년 기념

댓글 0 | 조회 878 | 2022.06.14
우리는 60주년이 내포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살아 왔다. 나이 60이 되면 환갑(還甲)이라 하여 오래 산 것을 기념하는 특별한 축하행사를 벌여왔다. 유교문화권… 더보기

5월이 오면

댓글 0 | 조회 803 | 2022.05.10
계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 질 수 밖에 없는 뉴질랜드 생활이다. 이민을 떠나 온지도 벌써 27년차인데 아직도 이곳의 계절은 종잡을 수 가 없다. 4계절이 뚜렷하지… 더보기

100년은 지나야 뿌리 깊은 나무가 된다

댓글 0 | 조회 912 | 2022.04.12
1976년 발표된 알렉스 헤일리의 소설 ‘뿌리’는 드라마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방영된 바 있는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1767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노예로 팔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