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에 마음을 빼앗기고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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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무엇인가에 마음을 빼앗기고 사는 세상

0 개 1,805 여디디야

얼마 전 함께 사역을 하는 일행과 함께 마오리 할아버지 집을 방문하여 두 할아버지가 기타 연주를 하며 몇 곡을 잠깐 연습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손을 씻으려고 세면대를 사용하려니 그 옆에 있는 옷걸이에 옷이 걸려 있는 것이 아니라 수 십개의 모자들이 봉마다 겹겹이 있는 것이 아닌가!

 

미싱자수로 글씨들을 많이 수 놓은 모자들이었는데, 팔십도 넘은 할아버지가 입고 다니는 옷은 때로는 민망할 지경으로- 이를테면 바람 부는 추운 겨울에 실내도 아닌 옥외에서 검은 색 레깅스에 빨간 반바지 차림이나 한국에서 등산객들이 신는 무릎 밑까지 오는 등산 양말에 반바지를 입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 많은 모자들을 보고서
“아.. 이 할아버지가 옷보다 모자 구입하는 것이 관심사 중의 하나이며 취미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무엇인가에 관심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이 조금 더해지면 몰두하게 되고 나중에는 아예 중독이 되곤 한다. 나의 지인의 아들은 운동화를 구입하는 것이 취미라고 하는 데, 방의 한 쪽 면은 신발들을 칸칸이 넣어두는 신발장을 두고 비싼 명품으로 신지도 않고 모셔둔 운동화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그 비싼 신발들을 부모에게 사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벌어서 사는 것이니 무어라 할 말은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요즘 왜 그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남과 비교하며 자신이 조금 더 우월해야 안심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스마트폰 신형이 출시된다 하면 밤샘을 하며 기다렸다가 살 뿐 아니라 사용하던 물건들을 잃어버리면 찾아가는 사람들이 없어서 쌓여있다고 하니…

 

벌써 작년이 되었나 보다. 네이피어에 1박2일로 다녀 온 적이 있는 데 같이 갔던 청년이 하는 말이 이 나라에서 살고자 하는 이유가 한국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승진을 때 맞춰 하지 못하면 남보다 뒤진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도 별로이고 성공하기 위하여 기를 쓰고 남을 짓밟고 올라가야 하는 둥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생겨서 그냥 남과 비교 의식 없이 나에게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며 살고 싶고, 복잡한 도시 보다는 조용하고 작은 도시에서 살고 싶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웬지 네이피어를 오고 갈 때 본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구름 같이 깨끗하고 신선함을 느꼈다.

 

삶 가운데 취미가 지나쳐 나의 시간의 대부분을 어딘가에 너무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때로는 마찰이 생기는 부분은 없는 지 한 번 돌아보아야 하지는 않을까!

 

나는 오랫동안 TV를 보지 않고 사는 것에 아무런 불편함 없이 살아왔는 데 몇 년 전에 인터넷 동영상으로 1박2일을 보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거기에 마음을 빼앗기고 열심히 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볼 때 뿐이지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고 시간만 허비한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결단을 해야 했다.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베드로전서 2장 11절)

 

방법을 찾기로 했다. 오전에는 성경을 읽고 파크에 가서 복음을 전하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이면 Mi-tre 10에 가서 예쁜 화초도 감상하고 내가 좋아하는 커피도 즐기고 저녁 무렵에는 집안 정리를 시작했다. 철 지난 옷들을 정리하여 일 년간 입지 않은 옷들을 처분하기도 하고 침대랑 화장대의 위치를 옮기기도 하고 밤에는 찬양과 기도를 하고 나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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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형성된 후에 아기가 태어나고 유치원 다니고 프라이머리에 입학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게임을 하게 되고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으면 커 갈수록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 시간을 절제하며 사용하는 것이 아닌 거기에만 매달리며 시간을 허비한다면 중독이 되는 것이 아닐까!

요즘 아이들이나 젊은 청년들이 하는 게임이 얼마나 잔인하고 포악한 지 모르겠다. 게임 중에 나오는 단어들도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의 게임인 슈퍼 마리오보다 훨씬 험상궂고 잔인한 모습들과 게임을 하며 매일 눈과 귀로 입으로 보고 듣고 말할 때 과연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 같은가.

 

영화관에서 광고를 할 때 Coke 광고가 몇 초 잠깐 나갔을 뿐인데, 사람들이 그 광고를 보고 코카콜라 매상이 올라간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이 보는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월트 디즈니의 디즈니랜드에 나오는 푸우가 하품을 할 때 나오는 입김(?) 을 구름처럼 그려 놓고 거기에 S E X를 한 글자씩 구름 화면 속에 띄운다는 것인 데 아이들이 글자를 읽지도 못하는 시기여도 기억 속에 있게 된다는 것으로 보고 듣는 것을 가려서 선택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몫이라 생각한다.

 

어느 가정에서 TV보는 것과 게임 하는 것을 그만 두었더니 처음엔 그 많은 시간들을 무엇을 해야할 지 전혀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냥 뒹굴뒹굴 침대에서 할 일 없이 누워있기도 하고 멍하니 있다가 너저분하게 늘어놓고 살던 방 한 편을 치우기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더니 온 가족이 점점 해야 할 것이 눈에 들어오고, 생각 나고, 떠 오르고 해서 집안팍이 반짝반짝 빛이 날 뿐 아니라 함께 협동하는 즐거움과 가족간의 대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마음과 시간을 빼앗기고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 피츠제랄드 케네디는 식탁을 자녀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였는 데 아홉 명의 자녀들에게 시간 개념을 몸에 익히게 하기 위하여 식사시간을 지키게 하였고 다른 하나는 아이들의 눈에 띄기 쉬운 곳에 게시판을 두고 신문이나 잡지에서의 중요기사를 붙여 놓고 식사 시간에 이 기사를 화제로 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질문을 하며, 각자 발표도 하고, 듣고, 그 생각들을 받아들이는 민주적인 정신을 실천한 것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선거 직전 닉슨과의 TV 토론에서 이긴 유명한 화술은 이 로즈 여사의 교육법으로 가족들과 함께 식사 시간의 토론으로부터 기인된 것이라고 한다.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간다. 내가 무엇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있는 지, 그 일이 정말 나에게 유익한 일인 지, 나의 삶에 중요한 일인 지, 나의 가족들이 즐거워 하는 지 무엇보다 세상에 속한 것에 빠져있지는 않은 지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장 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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