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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처럼 되어 버렸다

여디디야 0 553 2017.06.13 14:42

삶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스토리텔링 기업 주식회사가 있다.‘기억의 책’프로젝트라 하여 이 회사의 전문 스토리텔러가 의뢰인의 부모님을 찾아뵙고 부모님의 삶에 대하여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여 가족소장용 책을 만드는 것으로 각박한 이 세대에 참으로 귀하고 훌륭한 프로젝트인 것 같다. 부모님이 살아온 삶의 지나온 발자취를 글과 사진을 통하여 읽고 보며 이를 통하여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시간이 허락된다면 살며시 시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부모님에 대하여 써 놓았던 짧은 글 몇 편이 메일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을 것 같은 데 찾아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불현듯 들기도 하는 요사이 엄마의 삶이 나에게도 배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 * ~ * ~ ~ * ~ * ~

 

며칠 전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일을 시작하였다. 그 일은 딸에게 스커트를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 주는 것으로 옷본을 이용하여 옷감 재단하는 일부터 시작하였는 데 두 가지의 다른 재질의 옷감을 준비하여 놓은 후, 자세하게 설명을 하며 천을 똑바로 맞추는 것으로 시작하여 옷본을 올려 놓고 재단을 한 후 천을 가위로 잘라 놓았다. 다른 옷감은 혼자 해 보라고 했더니 순서대로 잘 기억하기도 하고 꼼꼼하게 잘 하는 것을 보며“오호! 곧잘 하네, 가르쳐 줄 맛이 난다”하며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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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으로 가끔 주방이나 샤워실 또는 방 창문의 간단한 커튼은 만들곤 하였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옷을 만들기 시작된 것은 Wellington에 며칠 다녀온 후 부터이다. Cuba street에서 우연히 마음에 드는 스커트를 발견해서 하나 사 가지고 왔는 데 집에 와서 이리 저리 보니 내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종이에 대고 스커트 모양 대로 그린 후에 집에 사 두었던 천에 재단을 하고 미싱으로 만들어 보니 그럴 듯 한 것이 입을만 하지 않은가!

 

그래서 Spotlight에 가서 옷본을 사다가 본격적으로 만들게 되었는 데 나의 경우 관심이 있는 분야인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면 종종 독학으로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파워 포인트로 만든 PPT 만드는 기법을 알게 되어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에 기뻐하며 얼마나 좋아했던가! 글씨체의 다양성과 배경 화면으로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넣을 수 있고, 게다가 글을 넣을 수 있어서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기에 여러 작품들을 만들 수가 있었으니..

 

아무튼 미싱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다보니 점점 진도(?)가 나가기에 언젠가 상의 베스트와 스커트를 세트로 만들었을 때는 내가 만들고 내가 마음에 들어서“와!! 이것은 완전 Smith & Caughey’s에서 파는 수준인 것 같다”하며 좋아한 적도 있다. 다섯 살 때부터 인형 옷을 만들었다고 하는 원단 가게에서 일 하는 분이 내가 만든 옷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하였는 데 사실 나는 남에게 배워서 하는 것도 아니고 독학으로 하는 것으로 이는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지혜를 주시기에 만들 수 있음을 많은 체험을 통하여 알고 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 1장 5절)

이 나라에서 옷 하나 장만하려면 나의 몸에 맞는 사이즈라 해도 옷들이 어깨가 조금 크거나 팔이 조금 긴 경우도 있고, 마음에 든다 싶으면 너무 고가라서 선뜻 구입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그래서 미싱으로 간단히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는 나로서는 나만의 스타일을 발견한 후로는 색상이나 옷감 재질을 다르게 선택하여 같은 패턴으로 만들어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마치 예전에 영어를 가르치던 키위 여 선생님이 항상 똑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었는 데, 그녀의 특징은 옷을 구입시 항상 같은 스타일로 단지 옷 색깔만 달리하는 것이다.

 

옷 중에서 특히 편안하게 정이 가는 옷들이 있는 것 같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항상 같은 옷을 입으시기에“엄마는 다른 옷들이 많이 있는 데 왜 그 옷만 입으시느냐?”고 하며 어머니께 새 옷을 사 드리면“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 데 있는 옷으로 충분하다”고 하시며 같은 옷을 즐겨 입으시던 엄마처럼 나도 다른 옷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손에 편안하게 잡히는 그 옷들 몇 점을‘교복’처럼 즐겨 입곤 한다. 

 

마치 엄마처럼 말이다. 엄마는 옷을 맞추시고 찾아오시면 그 옷을 교회에 가실 때 맨 처음으로 입으시곤 하셨는 데 그 모습을 보고 나 역시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여서 그렇게 한다. 수중에 있는 것들 중 희안하게도 몇 종류가 특히 마음에 편하고 늘 손길이 가는 같은 것으로 치장하는 사람이 되었으니 이제서야 엄마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보니 엄마를 닮은 것이 한 가지 더 생각이 난다. 지난 번에 코리아포스트에서 김장을 하기 위한 배추와 무우를 판다는 광고를 보고 구입하여 김치를 담궜는 데, 좋은 품질의 배추랑 무우를 구입하게 되어 생각지도 않게 김장을 하게 되어 김치 담그는 일을 한참 잊어버리고 살아도 될 것 같다.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엄마는 항상 포기 김치를 담그시곤 했다. 큰 언니는 결혼 후에 5 남매를 두어 한창 자랄 때 아이들이 먹새가 커서 배추를 사 가지고 오면 항상 칼로 배추를 숭덩숭덩 잘라서 막김치를 담그곤 했는 데, 하루는 큰 언니가 포기김치를 담그시는 엄마더러 손이 많이 가서 힘들지도 않으시냐고 묻기도 했지만 엄마는 아버지를 위해 항상 나박김치와 포기김치를 만들어 놓곤 하셨는 데 나도 역시 엄마처럼 포기김치를 담근다는 것이다.

 

부연해서 하나 더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이야기를 하자면, 엄마랑 나는 식사할 때 조금 빨리 먹는 편이고 특히 엄마는 예전에 아버지랑 같이 여러가지 사업을 하셔서 식사를 굉장히 빨리 하시는 분이었다. 셋이 함께 식사를 할 때면 항상 엄마가 일등, 내가 이등, 그리고 위가 약해서 식사를 천천히 하는 큰 언니는 꼴등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럴 때면 큰 언니 왈,“전쟁 났느냐! 왜 그리들 빨리 먹느냐”고..^^

 

옷을 만드는 방법을 딸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 재단을 하다가 그리고 김치를 담그다 보니 항상 같은 옷을 즐겨 입으시던 엄마, 꼭 포기김치를 담그시던 엄마!

아마 알게 모르게 닮은 것이 더 있을 터인 데, 문득 생각나는 것을 적으며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긍정적인 표현으로 나도

“엄마처럼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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