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명필....

0 개 1,596 김영안

우리는 서예의 원조는 중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서체(calligraphy)의 원조는 아랍어이다. 아랍어 글 자체가 예술이고, 모든 이슬람 예술의 근간이 된다. 그래서 이슬람 문화 유적은 기하학적인 대조를 가진 도형을 가진 작품들이 많다.

 

물론 서예라는 장르를 세계에 알린 것은 중국 서예이다. 흔히들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비유해 ‘왕희지(王羲之) 필법으로 일필휘지하여 써 내려갔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단연 중국이 서예의 원류이다.

 

서체를 가리키는 말로 오서(五書)가 있는데, 전서(篆書), 예서(隸書), 행서(行書), 초서(草書), 해서(楷書)가 그러하다. 중국에서 시작된 글씨체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새로운 체로도 발전하기도 했다.  

중국서예를 한 눈으로 알아 보기 쉽게 만든 책이 일본의 우오즈미 가즈야기의 ‘만화 중국서예사 상·하(소와당: 2009)’이다.  

 

일본 만화를 번역한 만화인데 상세한 설명과 글과 그림이 있어 서예의 역사를 이해하기가 아주 쉽다. 왕희지를 필두로 해서 중국 서예 대가들의 모습과 글씨체 등을 그림으로 그리고 영인본으로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비록 만화이지만 부담 없이 서예의 발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우리 나라의 서예에 대해서 이규상의 ‘서가록(書家錄)’에 잘 기술되어 있다. 신라 김생이 천지자연의 조화에 짝하여, 명나라 어사 고양겸이 평하기를‘왕희지나 종요의 서법이 아니면서 도리어 종요나 왕희지보다도 뛰어난 점이 있다’고 하였다.

 

고운 최치원도 글씨로 이름을 날렸는데, 서체가 안진경과 유득권의 서법을 닮았으니, 대개 당나라 시대의 유파이다. 안평대군 이용이 서가 가운데 우뚝 모습을 드러냈는데, 정신이 표일하고 획이 굳세고 살이 붙은 것을 보면 팔뚝을 내리고 쓴 것이 아닌 듯싶다. 서체는 송설체(조맹부의 글씨체)이다.

 

석봉 한호에 이르러 서체가 비로소 종요와 왕희지를 본받으면서 어느 정도 자신의 별법을 보완하여 원법(圓法)이 적고 방법이 많아 정제되어 굳세고 아름다웠으니 한체(韓體)라 이름하였다.

 

또한 이규보의‘파한집’에 말하기를 ‘김생의 필법은 기묘하여 진·위의 사람들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고려조에는 오직 대감국사 탄연과 학사 홍관이 이름을 날렸다.

 

<청편이자현제문>은 혜소가 찬하고, 대감국사가 글씨를 쓰니, 세상에서 삼절이라 하였다. 평자가 말하기를‘쇠를 늘여 힘줄을 만들고 산을 잘라 뼈를 만든 듯하여 힘은 수레를 뒤엎을 만하고 날카로움은 종이를 뚫을 것 같았다’하였다.

 

신라 김생으로부터 고려 탄연 스님으로 그리고 조선조의 안평대군과 한 석봉, 조선 후기의 추사 김정희까지 우리 서예의 맥을 잇는 계보이다.

 

c2adffad14d1505262058b1e5d9b50de_1495494724_1233.jpg

 

최근에 김남인의 ‘명필(서해문집: 2011)’에서는 우리의 명필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의 서예가 한문 위주로 되어 있으나, 조선 시대에 들어와 한글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자료로 나오는 대부분의 글씨는 사찰이나 서원의 현판에 많이 남아 있고, 금석학으로 불리는 돌이나 비석에 새겨진 글씨들이 후세까지 그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애석하게도 모두 한문이라는 점이다.

 

유일하게 운악산 봉선사(운허 용하) 일주문에 한글로, 그리고 큰 법당 현판(운봉)도 한글이다. 그리고 법당 네 기둥에 한글 주련이 있다. 강석주의 글씨다.

 

우리 나라의 서예는 대부분 중국 서체를 모방하였으나, 고유의 서체를 개발한 사람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광사의 동국진체(東國眞體)이고, 또 하나는 그 유명한 김정희의 추사체(秋史體)이다. 추사체는 중국으로 역 수출되어 중국 서예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서체들과 작품이 주로 한문 위주로 되어 있다.

 

우리 고유의 한글 글자체의 모태는 바로 궁체(宮體)이다. 궁중의 여인들 특히 왕후에게 알리는 문서체로 시작된 것으로 주로 궁중 나인이 써서 궁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글궁체사(한국한글서예연구회: 2009)’에 한글 궁체의 생성 과정과 발전사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다. 비록 궁중 여인으로부터 시작된 궁체라 해서 궁중 여인만 한글을 쓴 것은 아니다. 정조도 한글을 썼고, 추사, 정약용 등 당대 문인들도 한글 서체로 편지를 썼다.

 

요즈음 전 세계적으로 한류 바람이 부는데 우리 예술 특히 서예에서도 한글을 사랑하고 존중해 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우리의 고유의 독특한 문화 유산 중에 으뜸 가는 한글 그리고 우리 한글 서예가 너무 홀대 받는 것 같아 아쉽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한글날이 공휴일이라서 천만다행이다.

 

마무리로 단원 김홍도의 시 한 수를 음미하며 우리 서예 사랑을 강조해 본다.

 

옛 먹을 가볍게 가니 책상에 향기가 가득한데 古墨輕磨滿 机香

벼루에 물 부으니 얼굴이 비치도다. 硏池新溶照人光

산새는 약속이나 한 듯 날마다 날아와 지저귀고 山禽日來非有約

들꽃은 심은 이 없으나 스스로 향내를 발하도다. 野花無種自生香.

                                                    -‘山居漫吟’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댓글 0 | 조회 1,413 | 2019.02.27
무려 11시간 반의 비행을 해야 도착하는 뉴질랜드 집으로 왔다. 아무래도 잠자리가 바뀌므로 여러 가지 적응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일년에 두 번씩 왕복하는 긴… 더보기

유대인 이야기

댓글 0 | 조회 1,508 | 2019.02.22
두꺼운 책이라 오래 걸렸다. 무려 662 페이지에 달한다. 이런 책들은 서울에서는 좀처럼 엄두가 안 난다. 통상 서울에서는 이동간에 휴대해서 읽고 있는데 너무 부… 더보기

문명의 배꼽, 그리스

댓글 0 | 조회 1,294 | 2019.01.31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가면 건물입구가 웅장하다. 바로 그리스 파르테논(Parthenon) 신전을 모방해 만든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영 박물관이 가장 자랑하고 … 더보기

희망의 귀환

댓글 0 | 조회 1,120 | 2019.01.16
그 동안 여러 방면의 책을 골고루 읽으면서 생각들을 정리했으며 나의 삶에 뭔가 방향이 잡힌 듯하다. 하지만 이번 주는 멋 있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좋은 책을… 더보기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댓글 0 | 조회 2,124 | 2018.12.21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Best exotic Marigold Hotel)’라는 헐리우드가 만든 영화로 노년의 영국인이 인도에서 제2의 삶을 사는 일종의 … 더보기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댓글 0 | 조회 1,308 | 2018.12.11
‘헐!’요즈음 아이들이 쓰는 신조어가 절로 나온다.2013년 1월 27일 730쇄.2012년 1월 27일 1 쇄를 한 지 꼭 1년 만에 730 쇄를 찍었다.하루에… 더보기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댓글 0 | 조회 1,545 | 2018.11.28
세상은 항상 정(正). 반(反). 합(合)의 과정을 순환하면서 발전해 나간다.그리고 다시 이런 순환의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는 한 발짝씩 앞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더보기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댓글 0 | 조회 1,722 | 2018.11.15
나의 주말의 일과는 영화로 시작된다. 최근 개봉하는 헐리우드 영화가 그 대상이다.영화를 보면서 줄거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번역에 대해서도 관심도 많다. 원어를 번… 더보기

골프도 독학이 된다

댓글 0 | 조회 1,470 | 2018.10.26
전세계가 노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흔히들 노후대책으로 약간의 돈과 친구 그리고 취미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취미는 노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 더보기

생로병사의 비밀

댓글 0 | 조회 1,558 | 2018.10.11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웰빙(well-being) 시대에 점점 노령화 되는 과정에 건강에 관심이 높아졌다. 비단 노인뿐만 아니라 누… 더보기

소수점을 잘못 찍어 유명해진 시금치

댓글 0 | 조회 2,173 | 2018.09.28
세계사 오류사전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예전에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 쓰자는 취지의 ‘아나바다’운동이 되살아 나고 있는 듯하다. 그 … 더보기

양보와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로 윈윈할 수 있는 세상...

댓글 0 | 조회 1,418 | 2018.09.13
​지식e우리나라 대선 정국에는 항상 보수(保守)와 진보(進步)의 첨예한 대결 양상이다. 최근에 진보 정권이 들어섰다. 양 진영이 각자 자기 방식대로 서로 서민을 … 더보기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책 만들기란?

댓글 0 | 조회 1,289 | 2018.08.23
최근 인터넷 조사에서 지하철에서 결혼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남녀 공히 독서하는 여자, 남자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어쨌든 책 읽는 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 더보기

독(毒)과 도(道),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은 사람을 만든다

댓글 0 | 조회 1,237 | 2018.08.08
독(毒)과 도(道)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은 사람을 만든다. 이는 독서를 통해 인격이 완성된다는 뜻이다. 책을 읽는‘독서(讀書)’는 기본이다. 읽고 싶은 책은 돈… 더보기

최근 서점에는 CEO시리즈가 범람하고 있는데...

댓글 0 | 조회 1,178 | 2018.07.25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이든 누구에게나 공통된 사실이다. 매 순간 변화하고 있다. 변화는 필연적이다. 변화는 수 많은… 더보기

미국 문화에 대한 애교 넘치는 독설, '발칙한 미국 문화'

댓글 0 | 조회 1,335 | 2018.07.11
나의 첫 해외 여행은 1981년 뉴욕이었다. 그로부터 30여 년 만에 뉴욕을 다시 찾았다. 이번에는 유나이트 에어(United Air)를 이용해 일본 나리다 공항… 더보기

서양은 '차 더 마실래?', 동양은 '더 마실래?'

댓글 0 | 조회 1,552 | 2018.06.28
동과 서이제 세계는 하나다. 국경이라는 물리적인 경계가 사라진지 오래다.이러한 변화 속에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제는 무한 경쟁 시대가 되… 더보기

우리가 몰랐던 세계 문화

댓글 0 | 조회 1,609 | 2018.06.16
그래도 좋은 책을 만나면 그 주제에 대해 뭔가 내 생각을 남고 싶은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수 많은 책들 중에서 이번주는 조금 색다르고 참신한 … 더보기

먼 나라 이웃 나라

댓글 0 | 조회 1,786 | 2018.05.26
예전에는 만화 가게가 성행을 했을 때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아이들이 오락을 즐기는 유일한 곳이었다. 학교가 끝나면 가방을 던져 놓고 한 걸음에 가는 곳이 바로 … 더보기

웃는 남자

댓글 0 | 조회 1,781 | 2018.05.11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점이 있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다.주인공인 한 여성… 더보기

괴테의 말

댓글 0 | 조회 1,720 | 2018.04.26
세상을 살다 보면 아주 가끔 가슴에 딱 와 닿는 말이 있다. 속칭 명언들이다.그리고 짧은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이기도 한다.그래서인지 바쁜 현대인들에게… 더보기

Art is

댓글 0 | 조회 1,161 | 2018.04.11
뉴욕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메트로폴리스 박물관은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약 330만 점에 이르는 소장품은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거의 대부분의 소장품… 더보기

댓글 0 | 조회 1,316 | 2018.03.28
사물과 사물 사이의 빈 공간을 틈이라고 한다. 공간적인 의미 외에도 틈도 있다.바로 시간의 틈이다. 즉,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영원으로 통하는 틈이 있는데 그것이… 더보기

이슬람

댓글 0 | 조회 1,565 | 2018.03.15
전세계 17억 신도를 가진 이슬람은 기독교, 불교와 더불어 세계 3대 종교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다.그나… 더보기

탈무드(Talmud)

댓글 0 | 조회 1,466 | 2018.02.28
종교문제는 다분히 논쟁을 일으킬 소지가 많은 주제이지만 한 번쯤은 짚고 넘어 가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그 첫 번째로 유대인을 택했다.유대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