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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이름

김지향 0 487 2017.05.09 11:59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맑은 하늘의 따가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다. 해 역시 짧아져서 빨리 어둠이 다가온다.

 

요즘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산다. 특히 출근과 퇴근을 위한 15분의 도보 시간은 따스한 어머니의 향기에 파묻혀 있다. 돌아가시기 바로 전까지 입고 계셨던 반코트 덕분에 감사한 마음이 걸음마다 피어난다.

 

조그만 가방에 넣어 온 어머니께서 쓰시던 화장품과 몇 벌의 옷들을 요긴하게 쓰면서 어머니에 대한 향수에 젖어 든다. 마더스데이가 다가오니 어머니가 더욱더 그리워진다. 혼수상태인 어머니 귀에 대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을 땐,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나도 아끼면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사랑은 바다와도 같다는 노랫말이 있다. 바다처럼 넓고도 깊다는 의미인데, 그토록 넓고도 깊은 바닷 속은 얼마나 애가 끓고 힘들었을까? 잔잔했을 때도 있었겠지만, 파도와 해일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갈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가 많았을 것이다.

 

그 속을 다 드러내지 않고, 칭찬과 매로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면서 키우셨을 텐데, 끝까지 철부지인 자식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 오죽하셨을지 이제서야 조금 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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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임종이 가까워졌다는 전갈을 받았을 때, 이상한 일이 있었다. 참새 한 마리가 매장 안으로 들어와 날지도 않고 걸어다녔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 참새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가만히 있었다. 세 번을 연거푸 쓰다듬었으나 피하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카운터 뒷쪽으로 걸어 와서 주는 빵조각까지 먹었다. 빵조각을 먹을 땐 더 이상한 짓을 했다. 빵 한 조각 쪼아 먹을 때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몸을 한 바퀴씩 돌렸다. 다 먹고 나서 조는 것인지 아픈 것인지 고개가 떨어지면서 부리가 땅에 박히고,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어머니의 영혼이 참새 안에 잠깐 들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이상한 생각까지 들었었다.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으셔서 오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동생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 곧 죽어도 좋으니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단다. 시원한 동치미 한 모금이라도 마셨으면 좋겠다고……

 

참새가 조그만 빵조각을 아주 맛있게 먹고 좋아서 몸을 돌리는 것처럼 보인 것은 어머니의 그 말씀이 기억나서였다.

 

철부지 자식을 보러 오시지 못하시니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참새의 몸을 빌어 오셔서 마지막 효도를 받고 싶으셨던 건 아닐런지. 사실 그 빵조각은 내가 준 게 아니었다. 사장님의 마음이었다. 만약 참새가 어머니의 영혼이었다면 크게 안심하고 떠나셨을 것이다.

 

며칠 전, 홀로 계시는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했다. 전화 목소리가 씩씩하셨으나 부인의 빈 자리가 얼마나 쓸쓸하실까?

 

푸른 하늘의 위치에서 자식들에게 빛과 비와 바람이 되어 험한 세상의 다리 역활을 하실 때, 바다와도 같은 부인의 역활이 있었기에 힘차게 나아가셨을 것이다.

 

어버이라는 이름이 새삼 숭고하게 느껴진다. 어버이란 이름이야말로 사랑이란 이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약 성경을 읽을 때, 하느님의 행동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사랑인 하느님이 얼마나 가혹하고 심술맞고 매정한지, 도저히 하느님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힘들었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하느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하느님의 마음은 깊고도 넓은 사랑. 험한 세상에서 굿굿하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려는 진정한 사랑.

 

부모님의 사랑이 하느님의 사랑을 닮아 철 없는 자식들을 철들게 하려는 것임을……

 

어버이날이 다가 온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어버이께 지어 드리고 싶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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