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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의 나비

김지향 0 508 2017.04.26 10:41

 집에서 남편이 정성껏 만들어서 보내 준 생강청을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시면서 글을 쓰고 있다. 세상이 돌고 돈다지만 지금 우리 부부는 서로 바뀐 삶을 살고 있다.

 

젊어서 대부분 장기 출장으로 밖에서만 생활해 왔던 남편은 가끔 소리 없이 집으로 찾아와 며칠 생활하다가 다시 집을 떠나곤 했었다. 집에서의 남편은 그저 누워서 잠자는 것밖에 본 적이 없었다. 베이비 부머들의 비애 중 한 예가 될 것이다.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뉴질랜드에 먼저 와서 온 가족이 합치기까지 근 2년이 걸렸으니 결혼 생활의 반 이상은 서로 떨어져 산 것이다. 막상 두 사람이 함께 지내게 되었으나 오랫동안 각자 자유롭게 살았던 것이 습관이 되어서 서로의 사생활에 터치를 하지 않는 편이다.

 

남편이나 나나 조용한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니, 하루 종일 집안에 같이 있어도 각자의 일을 하면서 지낼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왕가누이로 와서 생활하게 된 것이 부담스럽다거나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단순하고 간단한 생활을 누리고 있음에 감사하다.

 

가족들과 완전히 결별하여 사는 것도 아니다. 파미에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녀 올 수 있고, 가족들 역시 나를 찾아 오는 게 어렵지 않다. 거리를 떠나 서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

 

부모님 곁에서 철 없이 지낸 30년과 더불어 결혼 생활 30년 동안의 고단함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봄날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지금의 나 자신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앞으로의 30년은 나를 위해 누리는 시간을 만끽하면서 살 수 있으리라……

 

우리 세대가 참으로 복 받은 세대라는 생각이 든다. 자식들을 다 성장 시키고 나서도 이렇듯 자신의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청년의 나이니 그 얼마나 행운아들인가?

 

하루야마 시게오는‘뇌내 혁명’에 인간의 한계 수명이 125세라고 했다. 그동안 잘못 된 건강관이 그만큼 살 수 없게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그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청년기의 의식으로 꿈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2년 전의 내 모습이 꿈만 같다. 숨이 차서 천천히 걸어야 했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몸으로 실명의 위기까지 왔었다, 그 모든 걸 차근차근 날려버리고 지금 이 순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건 올바른 건강관으로 의식을 바꿔 내 몸과 마음에 대한 굳건한 신뢰로 살았기 때문이다.

 

그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나 자신을 믿고 지냈다. 병원에 실려 가는 그 순간까지도 내가 새로 태어나기 위한 과정으로 보았다. 그런 내 의식이 지금 이렇게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만들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 위대한 창조를 하게 된다. 새 생명의 창조. 그것처럼 내 안에서도 남성성인 이성과 여성성인 감성이 서로 교류를 하면서 고치안의 엑기스가 되어 잘못된 건강관을 죽이고 올바른 건강관을 창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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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힘겹게 고치를 뚫고 나온 나비처럼 기쁨의 환희에 젖어 있다. 이제 날 일밖에 안 남은 것이다. 나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애벌레로서 기어 다니는 것과 어찌 비교할 수 있으랴!

 

하늘은 항상 좋은 날만 주시지 않는다. 비도 뿌리고 바람도 불러 일으키고 눈발도 날린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

 

질기고 질긴 명주실에 구멍을 낸 각고와 인내는 하늘의 시험 속에서도 아름답게 훨훨 날아오를 수 있는 힘을 준다.

 

하늘의 시험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다. 무한한 에너지를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이렇듯 깊고도 넓은 마음인 것이다.

 

그 훈련을 감사히 잘 수행해 나갈 것을 나 자신에게 스스로 다짐하면서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사색에 젖어들어 부활절의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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