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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김지향 0 812 2017.04.12 14:36

매일 아침마다 나에게 오는 편지가 있다. ‘고도원의 편지’라고 아마 나처럼 이 편지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다. 책을 사랑하는 고도원씨가 자신이 읽은 책 중 좋은 귀절을 뽑아 대중에게 전달하는 편지로서 좋은 사색거리가 많다.

 

신기하게도 그 메시지들은 내 하루 일정이나 그날의 내 생각과 동일하다. 공명의 이치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어디 이것 뿐이랴! 매장에 오는 손님의 말 한마디나 날씨까지도 내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과도 같다. 세상이 나의 거울이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인간은 사치를 사랑하는 동물이다. 인간에게서 놀이와 공상, 사치를 빼앗으면 그 인간은 겨우 근근이 살아갈 정도의 활력만 남아 있는 우둔하고 태만한 피조물이 된다. 사회 구성원이 너무 합리적이고 진지한 나머지 하찮은 보석 따위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정체되고 만다. - 에릭 호퍼의 <인간의 조건>중에서 -

 

오늘 온 편지 내용인데,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라이히의‘오르가즘의 기능’을 몇 년 전에 손에 들고 반쯤 읽다가 손에서 놓고 잊고 있었다. 방사선 요오드 요법 때문에 얻은 일주일의 휴가 기간 동안 그 책이 눈에 띄어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었다. 거의 다 읽고 마지막 챠트만 남았는데, 라이히가 하는 말에 크게 공감을 하며 그의 대단한 통찰력에 감동을 하고 있다.

 

페미니스트의 아버지란 말을 들을 정도로 그의 의식은 깨어 있었으나 내가 태어나기 이전의 사회제도였으니 그를 받아들이기엔 의식수준이 너무나도 힘겨웠을 것이다.

 

아가들의 반짝이던 눈빛이 점점 빛을 잃어가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고 싫은 것을 하라는 어른의 교육때문이다. 놀고 싶은데 놀지 못하게 하고 공상을 망상으로 치부하고 사치보다는 절제가 미덕이라고 가르치면서 복종과 굴복부터 몸에 배게 하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어려서 어른의 말을 듣지 않았던 망나니들이 사회에서 크게 성공하는 예는 수 없이 많다. 대부분의 그들은 잘 놀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사치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건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것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숍에서 일하다 보니 손님들이 하는 말들이 예사로 들려오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다 나의 거울로 나에게 내 말을 전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옷을 사면서 자신에게 자신이 주는 선물이라는 말들을 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특별한 날일 때 그런 말을 하는 손님들이 더 많다.

 

오죽하면 자신이 자신에게 선물을 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자신에게 선물을 줄 정도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니 그 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그냥 옷을 사가는 사람들보다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여기면서 사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더 행복해 보인다. 그들 덕분에 내 마음이 행복해지면서 나도 나에게 주는 선물을 늘려가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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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나 자신에게 선물을 자주 하는 편이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때도 창 밖의 풍광을 바라 볼 때도 입고 싶은 옷을 입을 때도 화장을 할 때도 내가 나한테 선물을 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 모든 선물이 나 자신을 돌보며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오늘은 한동안 보지 못했었던 친언니와도 같은 분이 파미로 오신 날이다. 일밖에 모르는 언니와 나를 위해 멋진 선물을 생각했다. 메시 대학에 대학 교수들이 점심 식사를 하는 부페식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곳에서 언니와 함께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내 예상대로 언니는 무척 즐거워하셨다. 나 역시 내가 나와 언니에게 주는 선물에 감사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 덕분에 언니가 나에게 주는 선물인 근사한 저녁까지 먹게 된 즐거운 하루였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야말로 작은 사치이며, 이 작은 사치를 즐기는 것이 삶의 커다란 활력소가 되는 것이니, 자기 자신에게 아낌 없이 선물을 주는 순간들이 늘어나는 일상이 되기를 바란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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